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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동의 통일 고리-Gori
인공관절수술 전문 정형외과 의사, 수필가. 평양의대병원에 수술법 전수, 6.15 해외측 공동위원장으로 조국통일 위한 사회활동, 저서로 <꼬레아Corea , 코리아 Korea>, <통일의 날이 참다운 광복의 날이다>, <평양에 두고 온 수술가방>. <밖에서 그려보는 통일의 꿈>, 2011년 한겨레통일문화상 수상. 통일국호 ‘고리-Gori’ 를 남과 북에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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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연습 말고 통일연습 하자

글쓴이 : 오인동 날짜 : 2012-12-15 (토) 13:42:01

 

필자 같은 재외동포는 고국 땅에서 남녘 군사작전권을 쥐고 있는 미군이 한국군과 합동으로 한다는 소위 프리덤가디언, 팀스피릿, 키리졸브, 이글포울이니 뭐니 하는 알송달송한 영어이름의 미한인지 한미인지 알 수 없는 합동전쟁연습을 씁쓸하게 지켜 보아왔다.

 

US-South Korean 'Key Resolve' military exercises 2013 -

 

한편 북녘 육해공군이 중국이나 러시아와 합동으로 군사훈련 한다는 얘기는 들은 기억이 없다. 북의 인민군도 물론 그들대로 북녘 땅이나 해안 어디에서 훈련은 하고 있을 것이다. 인민군이 수력발전소며 도로공사며 살림집 건설장에서만 일하고 있지는 않겠기에 말이다. 아니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 돈 많이 드는 전쟁연습은 안 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한동안 평온하다 싶으면 때마다 주한미군사령관이 북한군이 휴전선 가까이 전진배치 되었다거나 장사정포가 늘었다고 친절하게 알려 준다. 남녘 국군은 이런 정보도 자체 취득하지 못해서인지 곧 남북의 군사력 비교가 신문에 난무(亂舞)하며 신무기 구입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남측 인구는 5천만으로 북의 2배, 국민총소득(GNI)은 80배, 뭐는 100배, 뭐는 200배, 매년 군사비는 10배 이상으로 북의 인민총소득 보다 훨씬 큰데 어째서 인민들이 굶고 탈북자가 늘어 곧 붕괴될 거라는 잠잠한 북에 대한 방어인지 공격인지 모르는 전쟁연습을 자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재래식 군사력에서 남측과 경쟁할 수 없게 된 북은 핵무기와 미사일 무장을 강화했다. 남한은 북측 정도의 핵무기나 미사일 개발을 하지 못하도록 미국이 묶어 놓고 신무기만 사게 한다. 하긴 2010년 3월 한 밤중 서해에서 미.한 합동으로 북의 잠수함 잡는 대잠훈련 중 북 잠수정이 침투해 한방의 어뢰로 남측 초계함을 두 동강 내고 침몰시켰다니 가공할 수준의 북 해군력이 아닌가.

 

이렇게 혁혁한 전공을 세운 북은 자랑할 법한데 반대로 북은 안 했다고 한다.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북 이외에는 이런 신출귀몰(神出鬼沒)의 군사력을 가진 상대가 주위에 없다면 어서 군사비를 더 늘려 고도의 적함탐지기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동맹국인 세계최강 미 해군의 전력에 신뢰가 안 간다면 이는 더 큰 문제이다.

 

동족간에 다시는 전쟁을 상상해서도 또 일으켜서도 안될 일이다. 나는 남북 사이에 전면전쟁은 일어날 수가 없다고 믿는다. 그런 바보 같은 전쟁을 도발할 만큼 남북지도층이 어리석지는 않을 거라고 빌어 마지 않는다. 나아가 남북 사이에서는 어느 쪽도 다른 쪽을 전면적으로 선제공격 하지 못한다고도 생각한다.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밖에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미국도 못하게 된 것이 남/미/북의 3각 관계이다. 2차대전 뒤 미국은 크고 작은 여러 나라의 전쟁에 참여함으로써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를 구축해 왔다. 참여뿐 아니라 커다란 전쟁은 주도했다. 세계 어느 나라가 미국보다 위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겠는가? 육상, 해상, 공중 모든 군사력에서 미국에 비견(比肩)할 나라는 없다.

 

그런데 미국이 개입한 여러 전쟁에서 승리한 곳이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 오히려 곧 떠오르는 것은 베트남 패전이다. 1964년 미 해군 구축함이 통킹만에서 북베트남 어뢰정에 피격되었다는 거짓 핑계로 개입 확전된 전쟁이었다. 정글에 파 논 땅굴을 맨발로 헤집고 다니며 미 공군의 공중포격과 육군의 네이팜탄 화력에 맞서 싸운 베트남에 남한군과 더불어 1970년대 중반 패퇴했다.

 

2000년대에는 펑퍼짐한 사막 이라크에 침공했다가 10년만에 철수했다. 산악지대인 아프간에서의 철수도 진행되고 있다. 미국 국내의 인권문제 보다 개발도상국 주민들의 인권을 더 귀하게 여겨주는 미국은 민주주의를 안겨주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아시아/아랍 나라에 침공해서 수십만 인명을 살상하고도 실패 또는 패퇴했다.

 

아니다. 이긴 적이 있다. 20세기부터 탈아입구(脫亞入歐)를 지향하던 아류서양국 일본에 이겨서 탈아입미(脫亞入美)로 인도했다. 전쟁이 더 치열했던 유럽전선에서는 재래식 무기로 독일을 제압했는데 그 해 8월 다 쓰러져가던 일본에 사상 최초로 원자탄 한방, 아니 며칠 뒤 다른 도시에 한방 더 투하해 일시에 수십만 명을 살상하고 승리했다. 조선동포도 7만인가 살상당했다. 그 폭탄은 오늘날 미국이 다량살상 무기라고 저주하는 핵무기였다.

 

이제, 어느 다른 나라가 미국 뒤를 이어 두 번째로 핵 무기를 쓸 것인가? 북이 동족인 남녘에 대고 쏠 것인가? 아니면 북이 ‘철천지 원쑤 미제’에 쏠 것인가? 6.25전쟁 때 중공군이 참전해 전세가 불리해지자 맥아더사령관은 조중국경지대에 원자탄을 퍼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시 유경험국 장군다웠다.

 

정전협정이래 북이 제의한 남북평화협정을 무시했고, 1974년부터는 미국에 제의해온 평화협정은 59년 지난 오늘도 안되고 있다. 미군의 핵무기에 위협을 느낀 북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추진하자 그제서야 미국이 1994년 북과 기본합의를 했다. 허나 2002년에 파기했다. 그 뒤 북은 탄도미사일과 핵실험을 두 번이나 했다.

 


photo by 다나카 사카이(田中宇)

 

미국시민 재미동포들이 정의롭고 존경 받아야 할 미국을 위해 미국시민단체들과 더불어 행정부와 상하양원에 미.북평화협정 체결을 줄기차게 촉구해 왔으나 꿈적도 않고 있다. 오히려 급변사태 때 북을 접수하는 미.한합동군사훈련을 하고 있으니 바랄 일이 못 된다. 2011년 핵보유국임을 헌법에 명시해 미국과 핵대핵 관계가 된 오늘 북이 미국에 더 이상 평화조약을 구걸해야 할 필요가 있을가?

 

그런데 남녘에서는 계속해서 한미합동전쟁연습을 하고 있다. 결국 국지전 해서 손해는 누가 보고 이득은 누가 챙기나? 찔끔찔끔 포사격 연습하다 보면 2010년 연평포격전보다 훨씬 더 큰 사태도 생길 수 있다. 북의 인명피해가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그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

 

사람 살기로 말한다면 남녘 인구의 반이 산다는 서울 한복판에 ‘불바다’가 아니라 북의 장사정 공포탄 하나라도 떨어지면 남녘사회에 벌어질지도 모르는 혼비백산 마비사태를 상상해 보라. 동족끼리 백해무익한 기 싸움질이나 하며 치고받다가 잘못 터져서 초토화된 강토(疆土)의 포연 속에서 느낄 머쓱함과 허망함은 어쩔 것인가. 누구를 위해 그래야 하나? 어리석은 전쟁연습 이젠 그만두어야 할 것 아닌가.

 

혼자 힘으론 이길 자신도 없어서 아시아 어느 나라에서도 이기지 못한 미국에 매달리는 남녘이 무슨 수로 북을 이기겠는가? 그래도 통일은 하겠다고? 어떻게, 어떤 식으로? 차라리 1960년 북이 제안했던 대로 남북평화협정으로 돌아가 통일연습이나 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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