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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동의 통일 고리-Gori
인공관절수술 전문 정형외과 의사, 수필가. 평양의대병원에 수술법 전수, 6.15 해외측 공동위원장으로 조국통일 위한 사회활동, 저서로 <꼬레아Corea , 코리아 Korea>, <통일의 날이 참다운 광복의 날이다>, <평양에 두고 온 수술가방>. <밖에서 그려보는 통일의 꿈>, 2011년 한겨레통일문화상 수상. 통일국호 ‘고리-Gori’ 를 남과 북에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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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의 3대 세습에 관한 단상

글쓴이 : 오인동 날짜 : 2012-12-06 (목) 10:52:18

 

북의 3대 세습(世襲)은 2008년 여름 김정일 총비서의 건강문제로 인해 급하게 떠올랐다. 만일의 경우 어려움에 처한 북이 지향해 온 가치의 정권을 탈 없이 이어가기 위한 궁여지책(窮餘之策) 이었으리라.

 

 

 

 

그가 27,8세의 청년이지만 백두(白頭)혈통의 자손이라며 승계과정을 서둘렀다. 우리나라 봉건왕조도 혈통세습이 원칙이어서 이에 어긋나면 반역/정변도 일어났다. 북의 유일사상/지도체제에서는 당연하다 할지라도 세습은 극복해 가야 할 북녘 역사발전의 한 단계이다. 김정은 제1비서의 젊은 나이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우리나라 광개토대왕, 이방원, 세종대왕을 비롯해 동서양 역사에 30대 전후에 최고지도자가 되어 커다란 업적을 남긴 예도 많다.

 

2011년 12월 김정일 총비서가 급서(急逝)하자 북에선 전국이 울음바다가 되었고, 남에선 북 정권 변환에 관한 분석과 온갖 억측/예측 기사가 판을 쳤다. 1994년 김일성 주석이나 이번 김정일 총비서 타계에도 3-3-3붕괴설 즉 3일 아니면, 3개월이면 망한다는 식의 낭설이 난무(亂舞)했다. 결국 남녘만이 조문문제 등을 놓고 한바탕 사회적 혼란을 치렀다.

 

추대절차를 밟아 원수(元首) 칭호까지 받았으며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에 김정은 제1비서는 자주, 선군, 사회주의 길 따라 강성국가 건설로 나간다고 공개연설까지 했다. 이례적으로 인공위성발사 실패를 곧 공표했고 열병식에서 탄도미사일을 공개함으로써 핵미사일 정치군사강국임을 과시했다. 남측 사고체계로는 3대 세습까지 마다 않은 북의 유일사상 영도체제를 이해하기도 힘들겠지만 그러한 북을 있는 그대로 보며 상대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문제는 북이 당면한 처지에서 최선책으로 택한 세습지도자를 남에서 조롱/비난으로 목소리 높인다고 북이 달라질 것은 없다는 사실이다. 다른 나라 얘기가 아니고 통일의 상대인 우리의 반쪽의 일이다. 하여 남은 그대로의 북과 만나서 대화하며 소통하다 보면 공감도 신뢰도 생기고 또 대안도 나오는 것이다.

 

우리 민족사의 관점에서 보면 백성들이 가난에 굶주리고, 반상계급제(班常階級制)로 억압받고, 나라는 대국에 대한 사대로 침탈(侵奪)만 당해 왔다. 그런 속에서 민초들이 갈망했던 것이 춥고 배 곯지 않는 여유, 일상생활 에서의 평등과 자유였고, 선대 독립운동가들은 식민국에서의 해방과 자주독립국의 열망이었다. 이러한 이상을 당시 공산/사회주의 이념에서 찾으려 했던 북이 먼저 평등, 자주, 복지를 이뤘다.

 

남은 자본주의 이념 따라 풍요, 자유, 민주를 이뤘지만 외세에 눌려있다. 역사의 전변(轉變)으로 반외세의 자주국 북은 지금 봉건왕조가 되었고, 외세의 가치에 힘입은 민주국 남은 반외세로 주한미군을 철수(撤收)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모두 분단의 고리때문이다. 남북이 연합/연방하여 겨레의 이 문제들을 풀어야 할 때이다.

 

 

 

 

내가 북녘 방문에서 보고 만난 모든 인민들은 당에 의해 계도(啓導)되었다 하더라도 친민족, 친통일주의자들이다. 그런데 남에서 친민족. 친통일 하는 사람들을 친북이라고 부르는 자체가 잘못된 것이지만 이를 두려워 할 이유가 없다. 북에서도 남과 해외동포를 그리워 하고 친하려는 인민을 나쁘다고 할 이유도 없다. 서로 좋아하고 친해야 밥도 먹고 대화도 하고 그래서 신뢰도 싸인다. 서로 욕하면 싸움은 하지만 대화는 안 된다.

 

그런데 이런 친북(親北)을 종북(從北)이라고 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얘기다. 북녘이 지닌 어떤 좋은 가치에 숭북(崇北)하는 것도 좋고, 북에서 남의 어떤 가치가 좋아서 숭남(崇南)하는 것 또한 바람직하다. 자주와 남북 공동번영평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반미주의자라고 부르는 남녘 수구세력을 애국미국시민인 재미동포는 종미/사대주의자로 생각하며 고마워 하지도 않으며 실은 경멸한다. 이런 행태야 말로 수구보수가 분단의 모순을 먹고 사는 철 지난 반공집단 임을 반증하는 것일 뿐이다.

 

현세에 공산주의가 어디 있는가? 역사와 시대에 둔감하고 상식과 합리성에서 열등감에 젖은 세력이 말문이 막히면 들이대는 말이 종북 아니면 빨갱이다. 민족이니 자주니 하는 화두(話頭)는 한 나라의 보수세력이 지니고 지켜야 할 가치인데 오히려 반대이다. 남녘에 종북빨갱이가 활개치고 있다고 한탄하는 수구보수는 정신적으로 얼마나 초라한 존재인가?

 

인간세상 어느 공동체나 지니고 지키려는 가치가 바로 자주, 자립, 주체라 할 수 있다. 1972년 자주-평화통일-민족대단결의 남북공동성명을 한 박정희 대통령을 추종하는 세력이 친민족/평화통일 인사를 종북이라 하는 것은 자기 발등에 도끼를 찍는 꼴이다.

 

“자주역량 구축과 주체의식 확립”,“자주국방과 자립경제 달성이 지상목표”, “투철한 자주의식과 민족주체의식의 국력확보”는 바로 박 대통령이 주장한 것들이다. 그들 사고대로라면 그가 곧 반미종북좌파며 빨갱이가 되는 것이다.

 

 

북이 인공위성을 발사하기 전에 필자는 <남 인공위성, 북 은하로 올리자> 는 글을 인터넷 통일뉴스에 발표했다. 이런 꿈이라도 갖게 남북에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남녘의 보수계 친구가 “1 %라도 가능성 있나? 가능성 0 %인 제안은 자칫 ‘말장난’으로 끝날 수 밖에 없다. 8억 달러 거금을 들여(인민은 굶는데) 쏠게 아니라 한국처럼 …” 라고 평해 왔다.

 

한편 다른 수신자는 “그런 꿈은 사실상 이미 완료형 현실로 충분히 되었을 수 있는, 단지 실현되지 못한 현실 일뿐인데 그런 꿈조차 외면하는 태도는 안타깝다”고 전해 왔다. 이 글은 통일뉴스에 인기 있는 머리기사로 1주일이나 남아 논쟁 중인 글이 되었고 또 여러 찬반의 댓글이 올랐다. 뒤에 그 글이 북의 조선중앙통신에 올랐다고 들었다. 북녘에서도 이런 꿈에 공감하고 있다는 것인가 보다. 실은 남북재외동포 모두가 꿔야 할 꿈이다.

 

나도 <평양에 두고 온 수술가방> (의사 오인동의 북한 방문기, 창비, 2010)을 찾아오는 소박한 꿈도 꾸고 있다. 남북 주민들이 열린 마음, 열린 눈,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으로 서로를 보아 주기 바란다. 북은 남과 통합해야 할 상대이다. 북이 악마라면 천사로, 남이 허수아비라면 주인으로 만들어 통합해야 할 상대이다. 이 지긋지긋하고 어처구니없이 어리석은 분단 짓 끝내고 2013년에는 남북연합방을 이루자는 것이 바로 나의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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