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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따뜻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중견기자의 편지. 1988년 Sports Seoul 공채1기로 언론입문, 뉴시스통신사 뉴욕특파원(2007-2010, 2012-2016), KRB 한국라디오방송 보도국장. 2006년 뉴아메리카미디어(NAM) 주최 ‘소수민족 퓰리처상’ 한국언론인 첫 수상, 2009년 US사법재단 선정 '올해의 기자상' CBS-TV 앵커 신디슈와 공동 수상. 현재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 편집인 겸 대표기자. 팟캐스트방송 ‘로창현의 뉴스로NY’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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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이전의 北은 잊어라!

뉴욕의 Zoom 방북강연
글쓴이 : 로창현 날짜 : 2021-04-20 (화) 06:47:20

최악의 제재속에 발전하는 북녘의 미스테리

 

뉴욕온지 보름여, 아직 시차가 맞지 않아 오후 늦게부터는 좀 힘이 듭니다. 지난 17일 공교롭게 두 개의 줌(Zoom) 미팅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월례 모임인데 제가 사회를 보게 됐고 또하나는 목회자들의 성경모임에 북녘이야기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방북특강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두 행사가 오후 6시부터 연속으로 이어쟈 안맞는 시차(時差)속에 고전이 불가피했습니다. 그중 두 번째 줌 미팅은 아둘람 온라인 공동체에서 매월 진행하는 휴먼 라이브러리시간이었습니다.

 

한달전쯤 페친이기도 한 호주의 지성수 목사님이 이 모임에서 북녘 이야기를 해줄수 있겠냐는 제안에 날짜를 조정하여 응하게 되었는데요. 들어와보니 뉴저지 정영민 목사님 등 아는 분들도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사실 전 불자(佛子)라서 기독교에 대해 잘 모릅니다. 아둘람이라는 이름도 찾아보니 다윗이 사울왕에 의해 죽음의 위기에 처했을 때 은신한 동굴이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둘람 공동체에는 세계 각지에서 목회활동을 하는 분들이 많으시더군요.

 



참여자중엔 국내 한 대학원에서 북한학 박사과정을 공부하는 분이 있었는데 논문을 위해 탈북자(저는 북향민이라고 표현합니다)들을 많이 만나고 있다고 했습니다. 호주 뉴질랜드에 계신 분들은 방북 경험도 많아서 아마 최근의 북녘이야기에 관심이 있었을겁니다. 이날 강연 제목은 오늘의 바로알기와 함께 얼마전 출간한 <평양여자 서울남자 길을묻다>를 부제로 했습니다.

 

뉴욕시간으로 오후 9(한국시간 다음날 오전 10)에 시작했는데 처음 한시간은 예배와 자체토론이 있어서 특강는 10시에 시작됐습니다. 준비한 사진과 동영상이 약 200개 정도 되는데 주어진 시간은 1시간이라고 해서 살짝 당황했습니다. 사실 제 강연은 질의응답까지 두시간은 잡아야 하거든요.^^

 

동영상과 사진들은 오늘의 북을 가감(加減)없이 볼 수 있는 것들인데요. 강연의 요지는 "‘자고일어나면 달라진다는 말을 주민들이 할만큼 북은 지금 엄청나게 달라지고 있다", "3개월여만에 다시 방문한 북은 예상보다 훨씬 많은 변화가 있어서 적어도 계절에 한번 취재하지 않으면 기자로서 직무유기라는 심정이었다", "천리마에서 만리마로 바뀐다더니 그말이 맞더라" 등이었지요.

 

또한 일부 북한전문가들중에는 방북경험도 변변히 없으면서 사실확인이 불가능한 북녘 이탈주민의 정보에 근거하며 북을 함부로 예단하고 있다, 과거에 북을 많이 다녀본 진보운동권 전문가들 역시 최근 북이 3~4년 사이에 얼마나 중대한 변화가 있는지 짐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도 했습니다.

 



제가 요즘 “2017년 이전의 북()은 잊어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요. 북은 한마디로 ‘2017년 이전과 이후로 나눠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01711월 핵무력완성을 선포한 이후 이제 전쟁은 끝났다고 선언했습니다. “핵무기가 있고 그것을 태평양 건너 쏠 수 있는 로켓 엔진이 있는데 미국은 절대로 전쟁을 일으킬 수 없다는 것이지요.

 

북은 십수년간 엄혹한 대북경제제재에 시달리고 있고 특히 최근 10년간은 의약품까지 제재를 받을 만큼 최악의 인권제재라는 비명이 나옵니다. 지구상 어느 나라든 이러한 제재가 가해진다면 사흘도 못가 난리가 날 것입니다. 그런데 북에선 그사이 핵무력이 고도화되고, 특히 2018년 이후엔 경제가 발전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서방세계에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미스테리의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201711월을 기해 모든 힘을 민생경제 회복에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자력자강, 자급자족, 자력갱생 이러한 구호들을 입에 달고 사는 북은 그야말로 죽기아니면 까무러치기로 버텨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북에 대해 착각하는 대표적인 이슈 중에 식량난과 전력난이 있습니다. 저는 말합니다. “북엔 식량문제가 있지, 식량난이 없다구요. 알려지기로 북의 식량 자급률은 94%에 달합니다. 일각에선 사실상 자급자족을 이뤘다고도 합니다. 다만 예비곡물이 넉넉지 않고 혹여 태풍이나 수해 등 자연재해(自然災害)가 발생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는건 사실입니다.


그러한 경우 다른 모든 나라들처럼 정상적인 무역거래를 통해 모자라는 식량을 수입하면 됩니다. 남한의 식량자급률이 25%라는데 우리가 식량 걱정을 한적이 있나요? 이게 다 무역거래덕분입니다. 그런데 북은 유엔의 이름으로 경제재재를 받으면서 세상의 모든 나라들이 하는 무역거래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이 농사를 못짓는것도 아니요, 정치를 못해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란 뜻입니다. 그래서 저는 북에 식량난은 없고 경제제재로 인한 식량문제만이 있다고 말합니다.

 

전력난 또한 객관적인 사실이 결여돼 있습니다. 흔히 북이 받는 경제제재를 빗대 한개의 나사못도 한와트의 전기도. 한방울의 석유도 들어가지 못한다고 말을 합니다.

 

서해바다에 엄청난 유전이 있다는 말도 있지만 어쨌든 북은 공식적으로 석유 한방울 나오지 않는 나라입니다. 그런 북이 얼마나 전기난, 연료난을 겪을지는 구태여 설명 안해도 짐작이 갑니다.

 

그런데 201811월 첫 방북을 했을 때 평양과 개성 묘향산 등지를 다니면서 과거 흔했다는 정전(停電)사태를 거의 겪지 않았습니다. 2차 방북때 미래과학자거리 45층 고층 살림집을 방문할 때도 가는 집은 21층이었는데 고층은 승강기 운행을 안한다는 일각의 소문을 확인하기 위해 슬그머니 꼭대기층(45)을 눌러봤지만 정상적으로 가동이 되더군요.

 

더욱 놀라운 것은 오랫동안 공사가 중단됐다는 105층 류경호텔이 외관 공사를 마치고 2018년 여름부터 12만개의 LED전구를 건물 전체(3개면)에 장착해 매일 밤 거대한 네온사인쇼를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쉴새 없이 현란한 조명쇼가 벌어지는 장면을 보노라면 과연 이곳이 전력난을 겪는 평양이 맞는지 의구심이 생깁니다. 아무리 전기절약형 LED전구라 할지라도 밤새 12만개의 전등을 켜야 한다면 전력량이 얼마나 될까요.

 

그런데 이같은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비밀이 있습니다. 북은 오래전부터 전기 생산을 위해 석유나 석탄 천연가스 등 화석자원 대신 태양열과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와 참신한 아이디어로 대처(對處)해 왔다는 사실입니다.

 

요즘 북녘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것이 태양열 패널입니다. 도심 외곽의 크고 작은 건물과 살림집은 예외없이 태양열 패널을 달고 있습니다. 개성을 거쳐 판문점을 가는데도 곳곳의 아파트마다 태양열 패널들이 촘촘이 달렸더군요.

 

주유소나 어지간한 건물 옥상에 태양열 패널판들이 있고 미림승마구락부 인근엔 수천개의 태양열패널이 설치돼 장관이었습니다. 최근 지어진 도심의 건물들은 지열(地熱)을 이용한 특수시설로 냉난방과 조명에 필요한 전기를 생산합니다.

 



묘향산 가는길 청천강에선 독특한 계단형 발전소를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2015년 완공된 이 계단형 발전소는 낙차(落差)가 크지 않은 강에서 계단처럼 여러개의 발전시설을 설치해 전력을 생산하는 것입니다. 청천강엔 이같은 계단형 발전소를 10개 세워 총 12kw의 전력을 생산한다고 합니다.


또한 원유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무동력관개체계인 자연흐름식 물길공사를 통해 양수기가 필요없이 농사를 짓는 엄청난 대역사(大役事)를 국토 곳곳에 완성해 놓았습니다. 2000년 대동강 상류에서 처음 시작된 자연흐름식 물길공사는 2020년 현재까지 전국 곳곳에 수천km의 물길을 만들어 논에 물을 공급하여 수십만 kw의 전력을 절약하고 있습니다.

 

가히 불굴의 노력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해 온 것이 오늘의 북입니다. 이것이 더 이상 옥죌 수 없는 역사상 최악의 경제제재를 당하면서도 핵무력을 완성하고 나아가 경제발전까지 이루는 이해할 수 없는 미스테리를 설명하는 단초(端初)인 것입니다.


 

 

이러한 얘기를 주절주절 늘어놓다보니 약속한 1시간에서 2시간을 훌쩍 지났습니다. 질의응답까지 하다보니 뉴욕시간으로 자정넘어 특강이 이어지는 마라톤 강연이 되었는데요. 다행스럽게도 강연이 끝날때까지 대부분 자리를 지킬만큼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중간에 끝낼까 했습니다만 정영민 목사님이 정말 보기 힘든 희귀한 자료와 내용인데 끝장토론하듯 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하더군요.^^

 

이날 두 개 행사를 이어가느라 밥도 제대로 못먹고 목은 쉬어버렸지만 보람찬 뉴욕의 하루였습니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로창현의 뉴욕편지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c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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