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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창현의 뉴욕 편지
가슴따뜻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중견기자의 편지. 1988년 Sports Seoul 공채1기로 언론입문, 뉴시스통신사 뉴욕특파원(2007-2010, 2012-2016), KRB 한국라디오방송 보도국장. 2006년 뉴아메리카미디어(NAM) 주최 ‘소수민족 퓰리처상’ 한국언론인 첫 수상, 2009년 US사법재단 선정 '올해의 기자상' CBS-TV 앵커 신디슈와 공동 수상. 현재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 편집인 겸 대표기자. 팟캐스트방송 ‘로창현의 뉴스로NY’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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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마지막 연필을 만나다

글쓴이 : 로창현 날짜 : 2020-08-18 (화) 00:39:56

'연필' 조형물 시리즈 세계 첫 사례

조성모작가 자연과 문명, 사랑의 완결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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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일이었습니다. 이날도 여느 때처럼 조성모 작가의 사랑마운틴을 예고없이 방문했습니다.

 

뉴스로 독자들은 잘 아시겠지만 사랑마운틴은 조성모 작가의 아름다운 자택과 정원을 이르는 애칭(愛稱)입니다. 사랑마운틴은 그 자체가 조 작가의 거대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201212월 뉴욕 시티에서 이곳 오렌지카운티의 산자락으로 이주하면서 아름다운 전원속 스위트홈을 일궜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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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에이커(2500)의 너른 부지에 언덕을 끼고 있는 사랑마운틴은 처음 이사왔을 때만 해도 거의 관리가 되지 않아 무성한 잡초에 고사한 나무 등 음산한 느낌마저 주었지만 지금은 각종 유실수와 아름다운 계절 꽃들이 만발하는 정원을 갖춘 전원주택이 되었습니다. 특히 깊은 산속 계곡처럼 맑은 물이 흐르는 실개울과 그 위에 조화백이 직접 만든 퓨전스타일의 정자(가제보) 사랑정에 앉아 쉬노라면 자연을 즐기는 음풍농월의 풍류가 절로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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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마운틴에 굴러 다니는 돌 하나 나무뿌리 하나 예사롭지 않은 것은 작가가 구현하는 자연의 캔버스 속에서 조화로운 작품들이 된 덕분입니다. 이웃이라는 핑계로(차로 10분 거리) 자주 갈때는 일주일에 두세번 방문하는데 갈때마다 조금씩 변화하는 것들을 확인할 때면 이곳 주인장이 얼마나 황소처럼 일을 하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크고 작은 돌을 깨고 옮기고, 나무들을 자르고 심고, 작은 밭까지 일구다보니 허리병도 나고 손마디 관절이 시큰거리기 일쑤입니다. 정규마라톤을 열네차례나 완주할만큼 열혈 마라톤 동호인이 아니었다면 버티기 힘들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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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지만 62일 사랑마운틴 정원에서 본 조형물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세상에... 거대한 ‘연필’이라니... 그것도 높이가 1.2m도 더 되는 엄청난 크기입니다. 알고보니 조성모 작가는 지난해 10월부터 본업인 그림 외에도 틈틈이 비밀 작업을 수행했다고 합니다.

 

 

이름하여 <지구의 마지막 연필(The Last Pencil on Earth)> 프로젝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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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동안 조 작가가 연필을 주제로 한 새로운 창작에 들어간 것은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형태로 표현되는지는 짐작하지 못했습니다.

 

극비리에 작업한 초대형 연필 조형물 두 점을 놓고 첫 사진 촬영을 하다가 그만 저에게 딱 걸린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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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의 작가로 불리는 조성모 작가는 중견 서양화가로 뉴욕 화단에 유명하지만 그림만 고집하지 않습니다. 2012년 처음 발표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설치예술 <자연과 문명의 조화>가 대표적입니다.

 

<자연과 문명의 조화>는 높이 4m, 60cm 되는 기다란 직육면체의 빌딩 조형물로 CPUVGA 카드, 메모리 등 버려진 컴퓨터와 TV, 라디오 등 40대의 부품들이 재료여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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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각각 4개의 면이 LED 램프처럼 환하게 서로 다른 빛을 발하고 컴퓨터 기판과 디스크가 정상 작동되는 등 TV모니터에서 동영상이 나오고 라디오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 놀라움을 안겨줍니다.

 

이 작품은 조성모 작가가 미국 유학직전인 90년경부터 기획, 20년만에 완성한 것으로 문명의 모든 것을 역설적으로 상징화하고 있습니다. 전자기기는 복잡하고 정밀한 내부를 날렵하고 세련된 외관으로 감싸지만 내세우지만 그는 부품들을 반대로 외형에 두름으로써 문명의 숨김없는 속살들을 노출(露出)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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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받침대로 구성한 코너스톤과 4개면을 길게 두른 컬러풀한 LOVE의 서체는 원초적인 자연과 문명의 조화로운 상생을 의미합니다. 이 작품을 보고 미술평론가 바바라 실버트(Barbara Silbert) 뉴욕 맨하셋미술협회장은 각각의 면에서 다른 빛이 발산되고 정교하게 붙여진 컴퓨터 부품들이 살아 움직이며 하나의 스토리를 말해준다면서 하단의 세라믹 코너스톤위에 세워진 빌딩은 석기시대의 인간이 문명의 탑을 향해 기어올라가는 것을 상징한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자연과 문명, 그리고 사랑은 조성모 작가의 대표적인 주제어입니다. 자연과 문명의 경계를 넘나드는 허상((虛像) 시리즈와 같은 작업이 1기 시대를 대표한다면 화면을 분할기법으로 나눠 자연과 문명의 대비와 공존을 표현한 길을 따라서(Along the Road) 시리즈는 2기의 중추(中樞)를 이뤘고 사랑의 길(Love Road)’ 시리즈로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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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상'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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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따라서(Along the Road)'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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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길 (Love Road)' 시리즈




 

바야흐로 <지구의 마지막 연필 시리즈>는 자연과 문명, 사랑의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달한 조성모 작가 3기 시대의 화려한 탄생을 알리고 있습니다. 그가 새로운 작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실로 우연입니다. 어느 날 연필을 쓸 일이 있어서 찾다가 언제부턴가 연필이 보기 힘들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작가는 흔하디 흔했던 연필이 어느 순간 찾기 힘들어진 현실에 불현 듯 지구의 마지막 연필을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익숙한 것들이 시나브로 사라지거나 대체 되는 현상을 '지구의 마지막 연필'이라는 가장 극적인 방식으로 표현하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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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연필은 1795년 프랑스의 화학자이자 화가인 니콜라이 자크 콩테의 미술도구로 개발되었습니다. 밑그림을 숯으로 그리다가 자꾸 부러지자 짜증이 난 콩테는 좀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필기구가 없을까 연구하다가 흑연을 찰흙과 섞어 반죽한 다음 불에 구워 단단한 심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것을 나무 홈에 넣어 쓴 것이 연필의 원형이 된 것이죠. 이후 전 세계로 퍼져나간 연필은 근 200년간 필기도구로서 인류의 사랑을 받았지만 컴퓨터 시대를 맞아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연필에 이어 샤프펜슬, 볼펜, 사인펜, 플러스펜 등 각종 유사 펜들에 이어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리거나 셀폰 자판을 엄지로 누르게 되면서 쓰는 행위(writing)’치는 행위(typing)’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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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이 없던 고대에는 글이나 그림을 돌에 새겼고 문명의 발달과 함께 동양에서는 붓으로, 서양에서는 뾰족한 펜을 사용했습니다. 그에 비하면 연필의 역사는 사뭇 짧지만 유사이래 가장 많은 인류의 친근한 필기구였기에 추억(追憶)도 남다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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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흑연 심이 어우러진 연필의 독특한 냄새가 코 끝에 퍼져오는듯 합니다. 연필 끝에 달린 지우개로 지우다 공책을 찢기도 하고, '뚝' 하고 심이 부러져 연필깎이를 부랴부랴 꺼내기도 했지요. 뾰족한 심으로 글씨를 쓰면 한석봉이라도 된 양 글씨가 예뻐 보였고, 몽당연필을 볼펜깍지에 꽂아 알뜰하게 쓰던 기억도 누구나 한번쯤 있습니다. 아래 조성모 작가의 작품처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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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35cm 너비 3.8cm 2020년 by 조성모

 

 

연필 종류도 노란색이 트레이드 마크인 미제 연필과 진하게 써져 인기가 있던 일제 연필 그리고 어린 시절 많이 쓴 낙타표 문화연필 등이 뇌리를 스쳐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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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마지막 연필>은 연필이 인류에게 미친 영향과 업적, 추억과 역사를 압축하고 상징합니다. 연필 작업은 조성모 작가가 지난 40년간 천착한 자연문명의 조화로운 사랑의 일관된 메시지를 극적으로 관통한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나무와 흑연의 재료(자연)와 쓰고 그리는 행위(문명)를 이해하고 전달하는 메신저(사랑)가 한꺼번에 표현되고 있으니까요.

 

이날 공개(?)된 조성모작가의 작품은 두 점입니다. 둘다 약 1.2m 높이, 폭 40cm 로 비슷한 크기인데 진짜 연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정밀하게 만들어졌습니다. 연필의 칠이 벗겨진 흔적과 연필 꼭지에 알루미늄(이것도 사실은 나무)으로 둘러싼 지우개 형상까지 깜쪽같습니다. 역시 나무로 제작한 거대한 심은 아무리 훑어봐도 진짜처럼 보여 신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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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하나는 단일한 컬러에 매끈한 모양인데 그냥 연필이 아닙니다. 놀랍게도 이번엔 전자펜(Electronic Pen)을 재현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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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연필의 조형물로 자이언트 전자펜이 만들어질줄은 몰랐습니다. 이건 <지구 최초의 전자펜(The First Electronic Pen on Earth)>으로 명명해야하는건 아닐까요? ^^

 

작업에 들어가면서 연필 시리즈의 타이틀과 컨셉, 제작 방식은 국제 저작권과 상표 등록을 끝냈다고 합니다. 작가의 얘기인즉 이쪽 세계에서도 아이디어를 도용하는 인간들이 적지 않다니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당연한 방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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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모 작가의 연필 작품은 현재 50점에 이르고 있습니다. 작은 나뭇가지부터 큰 나무 몸통에 이르기까지 재료와 형상이 다채롭습니다. 앞서 소개한 볼펜 깍지에 끼워 쓴 추억의 몽당연필부터 보시면 깜짝 놀랄 기기묘묘한 연필 작품들이 사랑마운틴 스튜디오에 가득하답니다.

 

화제의 연필 작품들은 조만간 글로벌웹진뉴스로(www.newsroh.com)가 지구의 마지막 연필 지상전을 통해 하나씩 소개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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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로창현의 뉴욕편지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c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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