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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창현의 뉴욕 편지
가슴따뜻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중견기자의 편지. 1988년 Sports Seoul 공채1기로 언론입문, 뉴시스통신사 뉴욕특파원(2007-2010, 2012-2016), KRB 한국라디오방송 보도국장. 2006년 뉴아메리카미디어(NAM) 주최 ‘소수민족 퓰리처상’ 한국언론인 첫 수상, 2009년 US사법재단 선정 '올해의 기자상' CBS-TV 앵커 신디슈와 공동 수상. 현재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 편집인 겸 대표기자. 팟캐스트방송 ‘로창현의 뉴스로NY’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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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과 윤석렬의 ‘대한민국’

글쓴이 : 로창현 날짜 : 2019-09-08 (일) 09:52:45

 

 

영토와 국민, 주권의 3요소로 구성되는 국가는 모든 질서가 법령에 의해 돌아갑니다. 민주주의 국가는 행정, 입법, 사법의 삼권이 분리돼 있습니다. 입법부는 법을 정립하고, 행정부는 법을 집행하며, 사법부는 법질서를 유지합니다.

 

여기서 퀴즈입니다. 검찰은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 중 어디에 속할까요?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므로 사법부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정답은 행정부입니다. 대법원을 首長(수장)으로 하는 사법부가 아니라, 대통령이 가장 꼭대기에 있는 행정부에 속합니다. 검찰은 사법행정을 맡고 있는 법무부 산하 기관입니다. 검찰이 행정부에 소속된 이유는 사법부 권력이 지나치게 비대해질 가능성을 막기 위해섭니다.

 

만일 사법부가 죄를 묻는 검찰의 소추기능과 판결을 내리는 법원의 심리기능을 갖는다면 북치고 장구치는격이 됩니다. 재판은 공정해야 하는데 검찰과 법원이 같은 조직에 있다면 제 식구 감싸기와 같은 폐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까요. 저 유명한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도 있다시피 말입니다.

 

조국 윤석렬.jpg

 

 

 

이런 전제를 놓고 보면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조국 사태는 많은 이들을 혼란속에 빠뜨리게 합니다. 곧 자신들의 수장이 될 후보자를 타겟으로 검찰이 전방위 수사를 벌이고 있으니까요. 법무부장관은 법률상 검찰 사무의 최고 감독자이고 검사와 검찰총장에 대해 지휘·감독권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을 검찰이 수사한다는 것은 결코 예사롭지 않습니다. 물론 정확히 얘기하면 검찰은 조국의 배우자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모든 일이 조국의 법무부장관 지명으로 시작됐다는 점에서 당사자냐, 배우자냐를 가리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검찰은 야당과 보수언론에 의해 제기된 모든 의혹을 해결한다는 명분으로 조국 후보자와 관련한 수십곳을 압수수색하고 많은 검사들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엔 문재인 대통령이 신임하고 촛불시민들이 지지했던 윤석렬() 검찰총장이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아래서 외압속에 한직을 전전하던 한 강골검사가 문재인정부 들어 파격적으로 중앙지검장에 중용되었습니다. 급기야 수많은 선배기수들을 물리치고 검사의 꽃인 검찰총장에 임명되기까지 윤석렬이라는 이름은 새롭게 태어나는 검찰의 희망으로 자리한게 사실입니다.

 

그런 주인공이 대통령이 지명한 법무부장관을 수사하는 충격적인 反轉(반전)은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상상하기 힘든 장면입니다


오늘날 윤석렬을 유명하게 만든 어록이 있습니다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 지난 201310월 서울고검 국정감사장에서 행한 발언입니다.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장이던 윤석렬은 직속 상관이던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의 재가 없이 국정원 직원들의 체포영장을 청구하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공소장 변경 신청서를 법원에 접수했다가 수사팀에서 전격 배제됐습니다. 그 며칠 뒤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나와 수사 초기부터 법무·검찰 수뇌부의 외압이 있었고 체포영장 청구 등은 적법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폭로했습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은 윤석렬을 정의로운 검사로 각인시킨 강력한 메시지로 대중의 가슴에 파고들었습니다. 국정농단 박근혜를 축출한 촛불 시민들은 윤석렬을 부패와 구태, 적폐와 단절하는 개혁의 아이콘으로 기대했습니다.

 

촛불혁명의 受惠(수혜)로 탄생한 문재인정부가 파격에 파격을 거듭하며 윤석렬을 중용한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그러나 문재인정부는 윤석렬을 잘못 읽었습니다. 문재인정부 지지자들은 오늘날 윤석렬을 난폭한 밀정’, ‘등에 칼을 꽂는 배신자로 극렬 비난하지만 윤석렬이 문재인정부의 검찰 개혁론에 동의한 정황은 나온 적이 없습니다.

 

대중은 그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심각하게 오해했습니다. 윤석렬이 국정감사장에서 한 정확한 워딩을 살펴보겠습니다.

 

 

증인은 혹시 조직을 사랑합니까?”

 

. 대단히 사랑하고 있습니다.”

 

사랑합니까? 혹시 사람에게 충성하는거 아닙니까?”

 

제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기 때문에 오늘도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윤석렬은 사람에겐 충성하지 않고 조직을 사랑한다고 했습니다. 그것도 대단히 사랑한다고 말입니다. 대중은 그의 조직 사랑을 검찰에 대한 자부심으로 해석했고 사람에 충성하지 않기에 공과 사를 구별하며 양심과 정의에 따를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윤석렬의 조직 사랑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조직을 사랑한다면 잘못된 점은 마땅히 고쳐나가야 합니다. 그게 사랑하는 조직을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길이니까요. 대한민국 검찰은 권력의 시녀라는 부끄러운 수식어를 갖고 있습니다. 검찰의 권력은 가히 無所不爲(무소불위)입니다.

 

한번 열거해볼까요. 수사권을 비롯, 경찰 수사지휘권, 영장청구권, 기소독점권, 기소재량권, 형 집행권은 물론, 범죄예방과 정보 수집 등 법률로 정해지지 않은 활동까지 벌입니다. 수사권을 완전히 장악한 채 기소독점권, 기소재량권을 갖고 있어 죄가 되는지 아닌지를 재량하여 영장청구부터 기소까지 마음대로 할 수 있습니다.

 

막말로 죄가 없는 사람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죄인으로 만들 수 있는 구조입니다. 세계적으로도 유례없을만큼 막강한 권한의 한국 검찰은 정치권과 결탁해 표적수사, 부실수사, 봐주기 수사를 하거나 스스로 정치에 개입한 참담한 과거를 갖고 있습니다.

 

이런 검찰을 개혁하겠노라고 문재인정부는 사람에 충성않고 조직을 사랑하는 윤석렬을 검찰총장에, 비검찰출신 조국을 법무부장관에 지명한 것입니다. 그런데 천만뜻밖에도 윤석렬의 검찰이 조직적인 저항으로 비쳐지는 행동으로 사람들을 당혹케 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장관후보자 청문회를 앞둔 시점에 최순실 특검보다 많은 21명의 검사를 투입하고 20곳이 넘는 곳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언론은 신통방통하게 빛의 속도로 피의사실을 알아내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봉사활동의 댓가로 받은 일개 대학 총장의 표창장이 나라를 뒤흔든 범죄인양, 청문회 직후 후보자 부인을 조사없이 기소하여 피의자로 만드는 놀라운 장면도 벌어졌습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검찰은 행정부에 소속돼 법무부의 지휘감독을 받는 조직입니다. 이른바 검사동일체의 검찰은 군대이상의 엄격한 상명하복 지휘체계를 따릅니다. 그런 검찰이 임명권자에 대한 보고체계를 무시하고 대통령의 강력한 신임과 열망을 안고 있는 차기 장관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당사자의 심각한 비위가 아니라 가족에 관한 사소한 의혹에 최고의 검사들이 전력투구하고 있습니다. ‘견문발검(見蚊拔劍 모기를 보고 칼을 겨눔)’이라는 사자성어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문정부 지지자들은 내란에 준하는 검찰 쿠데타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키우지만 저는 결론을 내리고 싶지 않습니다. 윤석렬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검찰 조직에 대한 빗나간 사랑을 하고 있다는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검찰의 가공할 기세가 혹여 조국에게 겁을 줘 자진 사퇴를 유도하는 졸렬한 의도가 아니기를 바랍니다. 그야말로 먼지 한점까지 탈탈 터는 현미경 수사로 조국과 가족의 위법을 입증한다면 응당한 처벌과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동시에 그 반대의 경우라면 검찰이 모든 파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겠지요.

 

차제에 검찰은 형평의 원칙에 따라 모든 사안에 대해 조국 수사를 가이드라인으로 삼을 것을 요구합니다.

 

조국 후보 딸의 생활기록부를 공개한 자한당 의원 주광덕과 유출 책임자들을 엄정하게 수사하고 관련된 모든 곳을 압수수색하십시요.

 

민감한 수사내용이 언론에 의해 보도되는 등 피의사실공표죄로 의심되는 사안에 대해서도 한점 의혹 없이 내사하여 검찰의 명예를 지키십시요.

 

검찰은 국회선진화법으로 집단 고발된 자한당 의원들을 마땅히 수사하고 기소해야 합니다. 청와대라는 최고의 살아있는 권력도 두려워않는 검찰 앞에 명백히 위법한 한줌의 국회의원들이 뭐가 문제겠습니까.

 

그뿐입니까. 장자연 사건을 비롯, 김학의 사건, 버닝선 사건, 삼성 이재용 편법승계 등 국민적 의혹들을 받고 있는 모든 중대사건들을 정의의 보검으로 심판할 것을 요구합니다.

 

언필칭 최고의 칼잡이윤석렬 아닙니까? 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해야만 합니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윤석렬이 70년 적폐청산의 기대주에서 한낱 조직만 편애하는 수구권력의 잔재로 남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조국과 윤석렬을 위한 '조국'은 오직 하나이니까요.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로창현의 뉴욕편지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cno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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