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완선생의 마지막 당부

故 백기완선생님이 병상에서 문재인정부에 당부하는 영상이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이 영상은 문재인대통령이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갖기직전 2018년 4월 23일 심장수술을 앞두고 촬영된 것입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대수술을 앞두고 선생님은 “문재인정부는 이땅의 민중들이 주도했던 한반도 평화운동의 맥락(脈絡) 위에 서 있다는 것을 깨우쳐야 한다. 오직 민중적 자부심과 민중적 배짱으로 소신껏 한번 해보시요”라고 절절한 목소리로 당부하였습니다.
그 힘든 몸으로 병상에 걸터앉아 형형한 눈을 빛내며 한 마디 한 마디 힘주어 말하는 모습은 시대의 거인이 보내는 또다른 사자후로 느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나같은 사람의 이야기가 귀에 들리진 않겠지만 그저 병실에서 한마디 남깁니다” 하신 선생님의 유언과도 같은 말씀에 옷깃이 여미어 집니다. 적어도 그때는 문재인정부에 큰 기대가 있었습니다. 지금이라면 선생님은 뭐라고 말씀 하실까요.
17일 문재인대통령이 서울대병원 영안실을 찾아 조문(弔問)한 소식이 올라왔습니다. 관련 영상에서 문대통령은 국화꽃 헌화후 ‘술한잔 따르고 싶다’고 요청해 재배까지 마쳤습니다. 유족들에 인사를 하던중 유족 한 분이 백기완 선생님의 당부 영상을 현장에서 대통령께 보여주었습니다.

영상을 보고난후 문대통령이 “이걸 좀 보내주세요..그런데 이 (영상 촬영) 시기가 언제?”라고 묻자 한 분이 “작년 한참 남북문제 막 하실 때.. 굉장히 북미 외치고 좋아할 때”라고 답변을 했는데요.
‘작년’이라는 단어를 썼지만 “남북문제 막 하실 때.. 굉장히 좋아할 때”라고 했으니 1~2년전 영상이 아니라는 건 대통령도 아셨겠지요.
만일 한미워킹그룹에 휘둘린 2019년 이후 선생님이 영상을 찍으셨다면 대통령에게 “민중의 자부심과 배짱으로 소신껏 해달라고 당부했는데 이게 뭡니까”라고 준엄한 질타를 하시지 않았을까요.
어쨌든 문재인대통령이 조문을 와서 백기완선생님의 유지(遺志)를 다시 한번 확인했으니 이제라도 초심으로 돌아가길 간절히 바랍니다. 남은 임기는 이제 겨우 1년입니다. 철두철미 민족 자주의 입장에서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의 합의문을 지킬 각오가 아니라면 이땅의 민중들에게 또한번 큰 상처와 실망을 주는 일이 될 것입니다.
문재인대통령님. 백기완선생님의 피끓는 목소리를 부디 잊지 마십시오. 반드시 임기안에 개성공단을 열고 평양공동선언의 국회 비준 등 남북관계의 불가역적 진전을 봉인(封印)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선생님 영전에 술잔을 따른 당신의 진정성을 민족화해와 평화통일을 원하는 우리 모두가 공유하고 싶습니다.


이상 유투브 캡처
* 문대통령 백기완선생 조문영상 2021.2.17.
https://www.youtube.com/watch?v=htfw-352Qzw&feature=youtu.be
* 백기완선생 문재인정부 당부영상 2018.4.23.
https://www.youtube.com/watch?v=TbxL570W46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