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학의 양대 명문 청화대(
淸華大)와 북경대(
北京大)를 잘 아시지요?
청화대는 이공계의 최고봉이고 북경대는 문과대의 지존입니다. 두 학교 모두 방대한 규모를 자랑하는데 이웃하고 있다는 것도 이색적입니다.
중국을 방문한 목적은 US아시안아메리칸 사법재단(USAALF)이 시행하는 차세대리더십 프로그램의 해외교류와 천진시 공안국과의 자매결연을 취재하기 위해섭니다.
첫 방문지는 청화대였습니다. 21년만의 북경방문인만큼 가는 길 내내 풍경들이 제게는 특별하게 보였습니다. 20여년전의 모습은 거의 찾을 길이 없으니 모든게 새롭게 보였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90년 북경 아시안게임 취재차 방문했을 때 북경시민들의 90%는 인민복 차림이었습니다. 차량보다는 자전거가 월등 많았구요. 그러나 오늘의 북경은 한자로 쓰인 간판을 뺀다면 서울의 거리풍경과 별반 다를게 없어 보입니다.
북경엔 하루가 다르게 차가 늘어나는데 돈이 있다고 차를 굴릴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차량 제한을 위해 신규 번호판 추첨을 하는데 경쟁률이 장난이 아니기때문입니다. 무려 22대1이라는데 어떤 이는 1년이 되도록 차를 굴리지 못하고 있다는군요.
그런데 역시 재미있는 것은 낯선 외국에서 보는 업소들의 모습입니다. 일단 우리 눈에 익숙한 패스트푸드 체인점이 한자로 쓰인 것도 이색적이죠.
뉴욕에서 이따금 애용하는 서브웨이도 눈에 띄었구요.
지하보도를 걸으니 한 청년이 기타를 들고 노래를 부르고 있네요. 뉴욕이라면 앉은뱅이 의자라도 있었을텐데 아예 편하게 주저앉은 모습입니다. ^^
한켠엔 작은 구멍가게 편의점이 있었습니다. 오래전 광화문 지하도에 있던 곳과 비슷합니다.
칭화대 가는 길에 껌을 하나 사자고 기사에게 얘기했더니 한 곳에서 차를 세웠습니다. 담배와 술을 파는 곳인데 왜 그럴까 했더니 음료 등 구멍가게용(?) 물건들도 비치하고 있더군요.
먹자골목이라고 하기엔 좀 큰 거리입니다만 가로변에 먹거리들이 즐비한 행상들이 보였습니다.
시간이 없어 들르지 못한게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게 보이더군요. 바로 성인용품점입니다.
영어로는 Adult Shop 이니 성인용품이 맞는데 정작 한자어는 정취(情趣) 용품입니다. 정취라 하면 깊은 정서를 자아내는 흥취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는데, 거 참 오묘한 표현입니다. 성인들에게 무척 정감(?) 넘치는 표현이라고 할까요? ㅋㅋ
거리의 가판대도 빼놓을 수 없지요.
북경이 한결 깨끗해졌다고 느낀데는 아래의 재활용 쓰레기통도 한 몫을 합니다.
솔직히 20여년전에는 공중도덕을 논하기가 부끄러운 수준이었습니다만 올림픽도 치르고 미국에 견줄만한 강력한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지금 민도의 수준이 많이 향상됐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8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