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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창현의 뉴욕 편지
가슴따뜻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중견기자의 편지. 1988년 Sports Seoul 공채1기로 언론입문, 뉴시스통신사 뉴욕특파원(2007-2010, 2012-2016), KRB 한국라디오방송 보도국장. 2006년 뉴아메리카미디어(NAM) 주최 ‘소수민족 퓰리처상’ 한국언론인 첫 수상, 2009년 US사법재단 선정 '올해의 기자상' CBS-TV 앵커 신디슈와 공동 수상. 현재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 편집인 겸 대표기자. 팟캐스트방송 ‘로창현의 뉴스로NY’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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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아빠들’이 뉴욕에 왔습니다

최경덕, 김정윤씨
글쓴이 : 노창현 날짜 : 2016-01-31 (일) 07: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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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조위를 해체하고 세월호를 인양(引揚) 한다는게 말이 됩니까?"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21개월이 흘렀지만 진상규명(眞相糾明)은 여전히 바다속에 잠긴 세월호처럼 아득합니다. 특별조사위원회가 어렵게 구성됐음에도 실질적인 활동기간이 제약받는 등 여기저기 걸림돌 투성이입니다.

 

'세월호 아빠들'이 뉴욕에 왔습니다. '성호아빠' 최경덕씨 '건우아빠' 김정윤씨입니다. 지난해 2월엔 네명의 엄마들이 뉴욕에 왔었지요. 세월호 가족들을 성원하고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해외동포들의 집회가 끊이지 않지만 그중에서도 뉴욕은 특별한 곳입니다. 벌써 2년째 맨해튼 뉴욕타임스 빌딩을 비롯, 플러싱과 뉴저지 등지에서 매주 돌아가며 집회를 열고 있으니까요.

 

엄마들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준 동포들은 이번에도 아빠들을 JFK공항에서부터 환영하며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했습니다. 두 사람은 4.16가족협의회를 대표해 뉴욕에 왔습니다.

 

세월호사고수습지원단을 구성한 제종길 안산시장도 뉴욕의 9.11 추모박물관을 방문해 추모사업을 논의하기 위해 함께 오게 됐습니다. 제종길 시장은 27일 플로리다 탬파에서 열린 생태관광 및 지속가능관광 국제 컨퍼런스(ESTC)에서 내년도 총회를 유치하고 이날 오후 늦게 두 아빠와 이경래 지원단장 등과 합류했습니다.

 

최경덕씨와 김정윤씨는 4.16가족협의회가 찍힌 노란색 명함을 들고 다닙니다. 명함 상단엔 작은 글씨로 '미안하다! 잊지않을게! 진실을 꼭! 밝힐게!'라고 쓰여 있습니다. 글자를 읽는 순간 가슴이 아려 왔습니다.

 

잊지 않고 진실을 밝힌다고 했지만 2주기가 다가오는 지금까지 뭐 하나 제대로 된게 없습니다. 우리는 이 아이들과 또다른 희생자들에게 계속 미안함만 갖고 있어야 하나요.

 

아직 돌아오지 못한 아홉명의 희생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세월호는 7월 인양될 예정이지만 가족들과 진상규명을 바라는 국민들의 뜻과는 달리 세월호 특조위의 활동은 충분한 기간이 주어지지 않고 종료(終了)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최경덕씨는 28일 기자회견에서 "진상규명 특별법이 만들어진게 2014년 11월이다. 특조위 활동을 처음에 1년으로 해서 유족들이 싸워서 6개월을 연장했는데 기간을 특별법 제정시한에 맞춰 2016년 5월로 끝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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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호아빠' 최경덕(왼쪽)씨와 '건우아빠' 김정윤씨

 

그는 "2015년 1월에 특조위원이 발표되고 3월에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조사원들이 8월에 구성되고 예산집행한게 9월이다. 특조위가 실질적인 활동을 시작한게 5개월도 안되는데 해체되고 나서 세월호가 인양되면 누가 조사를 한다는건가"라고 반문합니다.

 

최경덕씨는 "진상규명의 가장 중요한 열쇠는 세월호에 담겨 있다. 진상규명을 위해 특조위가 만들어진만큼 당연히 세월호를 조사할 수 있도록 활동기간이 연장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정윤씨도 "세월호가 7월에 인양된다면 특조위가 적어도 연말까진 활동이 보장되야 한다. 이를 2월 임시국회에서 결정해야 하는데 지금 여야가 온통 총선 선거구에만 꽂혀 있어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답답해 했습니다.

 

세월호 인양을 맡은 중국 상하이 샐비지 컨소시엄은 최근 1만5천톤을 들어올릴 수 있는 크레인 테스트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으나 유실방지망(流失防止網) 설치 등 작업기간이 예정보다 늘어나 인양 시점이 빨라야 7월말, 자칫 8월이후로 늦어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제종길 안산시장등과 함께 29일엔 맨해튼의 9.11추모박물관을 둘러보고 관계자들을 만나 다양한 정보를 제공받기로 했습니다. 세월호 추모시설은 연내 부지를 확정하고 내년 콘텐츠 공모사업 등 본격적인 시공에 들어가 2018년 완공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최경덕씨와 김정윤씨는 마지막 일정으로 30일 오후 7시 맨해튼 7애버뉴 28가에 위치한 내셔널오페라하우스 7층에서 동포 간담회를 갖습니다.

 

"뉴욕등 해외 동포들이 관심과 애정을 기울여준 것이 무엇보다 큰 힘이 되고 있다"는 두사람은 간담회에서 참사이후 말못할 고통을 겪은 가족들의 이야기와 특조위 활동, 추모사업에 관한 얘기들을 들려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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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뉴욕뉴저지 세사모’ 아름다운 사람들

 

서울서 뉴욕까지 열네시간 비행기를 타고 온 두 아빠는 오랜 여정(旅程)과 정반대의 시차(時差)에도 피곤한 기색이 없었습니다.

 

인터뷰는 맨해튼 32가 한인타운의 강서회관에서 진행됐습니다. 뉴욕뉴저지 세사모 회원들이 주선한 회견이었습니다.

 

이번 방문은 갑작스레 결정된 것이었습니다. 제종길 안산시장이 플로리다 탬파에서 열리는 생태관광 및 지속가능관광 국제 컨퍼런스(ESTC)에 참석차 미국에 오게 되면서 뉴욕에 들러 9.11 메모리얼 추모박물관을 함께 방문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한 덕분이었습니다.

 

안산시는 세월호사고수습단을 조직해 희생자 가족들을 돕고 있습니다. 이번 방문에도 이경래 지원단장 등 두명의 관계자가 아빠들과 동행했습니다.

 

이경래 단장은 "우리 안산시도 어찌 보면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입니다.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고 몇집 건너면 다 우리 가족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세월호 가족분들을 보통의 공무원 눈을 볼 수가 없는 이유이지요" 라고 특별한 속내를 털어놓더군요.

 

두 아빠를 비롯한 가족들도 안산시 공무원들을 한 식구처럼 여기고 있다고 합니다. 아빠들은 회견 내내 특조위 활동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반드시 세월호 인양후에 조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건 상식입니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만들어진 특조위가 가장 중요한 단서를 갖고 있는 세월호에 대해 조사하지 않으면 무슨 의미가 있다는 말인가요. 모쪼록 정치권이 진실과 정의를 바라는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2월 임시국회에서 활동 연장을 법으로 명문화하기 바랍니다.

 

아이들을 가슴에 묻은 아빠들의 심정을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요. 시종일관 열정적으로 얘기하던 최경덕씨는 아이들 얘기가 나오자 그만 목소리가 떨려왔습니다. 한창 때는 하루에도 네 번씩 한달간 120차례의 간담회도 했지만 아이들 얘기를 할때마다 눈물이 쏟아진다고 합니다.

 

“평소엔 괜찮아요. 아이들 얘기만 안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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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길 뉴욕뉴저지 세사모 회원들이 그동안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을 돕기 위해 만든 노란리본과 고무밴드 우산 등의 기념품들을 건네더군요. 여기 까지 와서 취재해주어 고맙다는 것이었습니다. 얼마나 언론이 제 역할을 해주면 당연한 일을 하는 기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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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는 말은 기자가 해야 했습니다. 이들은 아빠들의 방문 소식을 갑작스럽게 접해 간담회 장소도 예약하느라 애를 먹었더군요. 행사가 많은 토요일 맨해튼에서 장소를 구하는건 보통 일이 아닙니다. 물론 돈만 있다면 문제는 아니겠지요. 한 50여명 들어가는 자그마한 곳인데 많은 분들이 오시면 불편할 것 같다고 걱정이 태산입니다.

 

맨해튼과 플러싱 뉴저지 등에서 번갈아 세월호의 아픔을 세계에 알리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집회(集會)를 열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젊은이들입니다. 진정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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