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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캡과 서브웨이, 기차와 수상택시, 헬기까지. 뉴욕은 육해공의 교통수단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곳이지만 별다방 커피를 손에 들고 애버뉴와 스트릿을 걷는 것이야말로 뉴욕의 멋과 맛을 즐기기엔 제격이다. 연극과 마케팅에 걸쳐 활기찬 전문인의 삶을 살아가는 리타가 전해주는 아주 특별한 뉴욕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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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미국투표 해봤더니..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의 개표중계
글쓴이 : Obi Lee 날짜 : 2016-11-12 (토) 13:4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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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일 미국 대통령 선거는 내게 특별한 날이었다. 운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지난 8월 시민권 선서(宣誓)를 하고 바로 대통령 선거 투표권을 가지게 된 것이다. 유권자 등록이라는 생소한 일부터 신분증이 있어야 된다는 생각에 미여권도 만들고 나름 투표를 할 생각으로 서툴지만 혼자 준비중이었다. 그리고 한장의 종이가 날아왔는데 FIT에서 투표를 하면 된다는 것과 몇가지 숫자들이 있었다. 이거 있으면 투표하는거 맞겠지?

 

뉴욕독서실에서 FIT는 가까운 곳이어서 약간의 떨리는 마음으로 찾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허술해서 이거 투표장맞아? 그래도 한국어로 된 설명서는 물론 곳곳에 안내판이 붙어 있어서, 아 그래서 꼭 투표권을 가지라고 주변에서 그랬구나 싶었다. 사실 미시민권자가 영주권자와 다른 가장 큰 차이는 투표권이며 이것이 소수민족인 한국의 힘을 보여주는 수단임에는 분명해보였다.

 

신분증 확인안하고 내가 사전 등록했을때 싸인이 그대로 이름과 함께 장부에 있어서 놀랬고 두번째 충격을 받은 건 투표용지였다. 한국은 작은 종이에 번호랑 이름만 있는데 이건 투표용지가 신문지 길이고 같은 이름이 여러번 반복(反復)되어 있어서 흔히 말하는 멘붕 그 자체였다. 사실 대통령만 생각했지 상원의원 하원의원도 뽑는다는 것은 생각도 못한 일이었고 무슨 수능시험도 아니고 마크할 곳이 너무 많아서 당황스럽고 부끄러운것은 나만 겪는 일이던가. 시민권 시험 볼 때 역사, 정치 등 100문제를 달달 외울게 아니라 선거에 대해 1시간이라도 수업을 해줘야하는거 아닌가?

 

그곳 봉사자에게 물어 정당과 사람을 함께 지지하거나 정당없이 사람만 지지하거나 선택하는 방식이 다른 점을 이해하고 투표용지를 보니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용지에 마크 후 스캔을 하는 방식도 스마트하고 정확하게 느껴졌다. 처음이라 정신이 없었지만 첫 투표라 개표방송을 새벽 3시 넘어까지 볼 정도로 책임감이라는 녀석도 경험하게 되었다.

 

투표를 마치고 거리로 나오니 힐러리 티셔츠를 거리에서 파는 사람과 사려는 여자분도 있어 함께 간 친구가 기념으로 사고 싶다고 해서 구경중이었다. 힐러리 티셔츠만 보여서 친구는 트럼프건 없냐고 물었더니 파는 사람이나 사려던 사람이 동시에 “No Trump”라고 정색을 하며 눈을 흘긴다. 뉴욕주가 대표적 민주당 텃밭이란것도 몰랐던 무식한 두 여인이었다. 힐러리 티셔츠를 $5 주고 산 친구는 난 그래도 트럼프거 사고싶은데...’라며 투덜거린다. 그리고 새로운 대통령을 알리던 순간 그 친구의 말이 계속 생각났다. 그래...어차피 기념품인데 트럼프거 사도록 좀 더 같이 돌아다녀줄걸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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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개표방송을 보여주고 길거리에는 그 엠파이어빌딩에 비친 투표현황을 사진으로 담으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렸고 나와 친구도 사진을 찍은 후 저녁에 바에서 개표방송을 보는데 ‘270’을 향해 간다며 숫자가 계속 양쪽 후보가 다 바뀐다. 그게 뭔지도 몰랐다. 미국은 투표하는 사람이 아니라 대표되는 사람들의 집계로 결정된다고 이야기했던 친구를 무식한 소리 작작하라며 무안(無顔)을 줬는데 보다보니까 이상하다. 왜 플로리다가 중요하고 어느 주는 숫자 4를 보이고 또 어느곳은 20개가 있고 이건 스포츠경기도 아닌데 개표방법조차 몰라 왜 사람들이 탄식하고 환호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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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빌리야드(Space Billiards)에서 매니저로 일하는 Jay씨가 아주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는데 정작 미시민권도 아닌 사람이 어떻게 잘 아냐고 물으니 미국 고등학교에서 다 배운단다. 미국교육에 또 한번 놀란다. 한국에서는 한번도 제대로 된 선거교육을 받은 적이 없고 부모님이 찍으라고 하면 용돈받고 아무 지식없이 투표하는 것에 반해 제대로 된 교육을 받는다는 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electoral vote’라는 신개념을 배우고 이해한 나로서는 미국의 선거, 투표, 집계 방식 모든것이 신기할 뿐이다.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인구수에 따라 적은 일렉토랄 보우트수를 가지고 있는 주를 생각하면 불평등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새벽 3시 넘은 시간 사실상 트럼프가 확정될때 239를 확보했는데 결과는 279로 완승(完勝)이었다. ‘Too early to call’에서 ‘Too close to call’로 바뀌고 나의 첫 선거 경험도 마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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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나의 무지한 에피소드를 셀프디스 한다면 트럼프 진영의 사람들이 Trump Pence라고 쓰여진 푯말을 많이 들고 있었기에 성의를 다해 Pence를 검색하니 사전에서는 자꾸 동전 penny의 복수형이란다. 저 슬로건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리고 매주 수요일 KLCEM 밋업에서 미국친구에게 물었다. 너무 부끄러워서 욕나올뻔했다. ...부통령 이름이구나....그랬구나....이 모임은 이래서 참 건전하고 좋아 고맙구나 라고 했지만 미국시민으로서 투표를 한다는 것은 많은 관심과 노력,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배운 중요한 하루였다.

 

앞으로 미국시민권을 따고자 하는 많은 분들이 이 글을 읽고 나처럼 고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새로운 대통령의 새로운 미국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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