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을 결심했을 때는 꿈이 있었다. 물 한 병 사마시는게 아까워 집에서 물을 채워나가고 배가 찢어지게 고파서 아파도 꾹 참고 집에 와서 끼니를 해결했다.
그렇게 극성을 떨어 교과서적으로만 알았던 작품들을 찾아다니며 관극(觀劇)을 하고 감동을 받고 또한 행복했었다. 이제 미국 생활 5년차.
막상 꿈이 현실과 마주하니 여러가지 핑계가 생기며 나를 방치(放置)하게 되었다.
신분이 먼저 안정되어야 하니까 그때까지만...
일단 생활을 해야하니까 돈부터 벌어야지...
이런저런 이유들은 나를 나태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실제로 삶이 안정되어 갈수록 나의 꿈과 정열(情熱)은 더 희미해져갔다. 이번 여행 역시 마지막에는 너저분한 핑계를 늘어놓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회사, 여러가지 월말 결산, 6천 달러의 여행경비 그리고 나의 사랑, 강아지 코코까지 마음에 걸리는게 너무 많았다. 그러나 나는 안다. 그것들은 변명일 뿐이라는 것을. 열정만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음을.
내가 생각하는 배낭여행 3대 조건은 시간(時間), 비용(費用) 그리고 용기(勇氣)다. 이 중 한 가지만 있어도 훌쩍 떠날 수 있으며 난 주로 두 가지가 충족되면 배낭을 찾는다.
20대 때는 주로 비용이 발목을 잡고 직장이 생기면 시간이 부족했다. 이번 나의 여행은 용기가 절대 부족이었다. 편안한 생활에 안주하다보니 게을러졌고 고생 할 생각에 겁이 먼저 났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서 떠나기로 결심했다. 처음 혼자 뉴욕에 와서 씩씩하게 열심히 살았던 것처럼 다시 혼자 세상과 마주하며 잃어버렸던 자아(自我)를 찾으러 나는 북유럽으로 가는 것이다.
▲ 말뫼로 가는 기차안 카페
한동안 서유럽이나 일본 등 잘 사는 나라가 지겨워 인도, 몽골, 이집 등 오지(奧地)로 다닌 적도 있었다. 이번 북유럽 선택은 세계 물가 1위인 노르웨이를 비롯 선진국으로 알려진 북유럽 5개국을 여행하며 배우고 싶었다.
핀란드 헬싱키, 에스토니아 탈린, 스웨덴 스톡홀름과 말뫼, 덴마크 코펜하겐(헬싱괴르-햄릿성, 오덴세-안데르센 생가 및 마을), 노르웨이 오슬로 그리고 4대 피오르드 중 두 개 볼 예정이다. 그리고 아이슬랜드에서 볼 블루라군과 골든 써클까지.
이것이 나의 3주 동안의 여정(旅情)이다. 그러나 누가 알겠는가...계획은 그저 구상일뿐 실제 상황에서 어떤 변수가 생길지는 아무도 모른다.
출발, 도착 비행기표 두 장만 준비하고 떠나는 이번 여행은 정말 젊어 고생 사서 한다는 마음으로 떠난다. 내 앞에 어떤 일이 펼쳐질지...나 역시 궁금하다.
▲ 호스텔에서 만난 배낭여행객과 함께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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