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e and DIOR combined’
얼마 전 미국인 친구가 나에게 보낸 이메일 제목이 바로 이랬다. 내가 어떤 모임에서 든 가방의 이니셜 DR을 보고 듀앤 리드(Duane Reade)~백이라며 놀리더니 이번에는 자연과 명품을 함께 쇼핑할 수 있는 찬스라며 ‘Macy’s Flower Show’ 투어 제안을 했다.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메이시스(Macy’s) 백화점이지만 별로 꽃구경 갈 마음이 쉽게 생기지는 않았는데 불현듯 그 복잡한 백화점 안을 어떻게 꾸며놓았을까? 하는 호기심이 나를 투어에 참가하게 만들었다.
오전 11시에 시작된 투어는 약 40분 정도가 소요되었으며 전문 가이드가 레이저 포인트로 식물과 꽃을 설명하고 약 20여명의 사람들의 탄성과 카메라 플래쉬가 함께 했다.
올해로 37회를 맞는 이 쇼는 지금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1년 내내 전국, 세계 각국에서 식물을 공수(空輸)하고 행사가 끝난 후에는 뉴욕시에 기증(寄贈)한다고 한다.
물건을 진열하기에도 부족한 내부공간의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무료 투어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물건만 빼곡히 채워 쇼핑하는 사람들조차 몸을 비틀어 통로를 지나야 하는 대부분의 상점과 비교할 때 맨하탄 미드타운에서 여유롭게 자연을 보고 배우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 아닐 수 없다.
친구의 말처럼 곳곳에 보이는 명품 간판과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꽃, 화단의 조화 또한 뉴욕이기에 어색하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묻어났다.
이들의 노력은 백화점 실내 뿐 아니라 아주 작은 브로셔에서도 드러났다. 집에 돌아와서 한동안 향기로운, 아주 신선한 나무 냄새를 맡는 사치(奢侈)를 내 코가 누렸는데 알고 보니 브로셔에서 나는 향이었다. 향수와는 다른 자연의 냄새가 팍팍하고 건조한 내 방에서도 잠시 지속되었다.
어쩌면 자연이란 단어보다 다른 것에 더 이끌려서 시작된 짧은 여행이었지만 역시 자연이 주는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인공적인 것이 따라가기는 힘든 것 같다는 생각을 잠깐동안 해보았다.
1년 365일 새로움이 있는 뉴욕…어쩌면 나는 너무 한 면만 보고 바삐 달렸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2012년의 Macy’s의 자연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