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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이주의 美대륙을 달린다
51세에 치명적인 당뇨병 선고를 받고 건강을 위해 시작한 달리기가 마라톤 입문의 계기가 되었다. 2000년에 9월 Yonkers Marathon에서 첫 공식 마라톤을 완주한데 이어 2010년3월 B&A Trail Marathon으로 통산 100회를 완주했다. 64세인 2010년 3월, LA에서 뉴욕까지 95일간의 3106마일 美 대륙 횡단 마라톤을 한인 최초로 성공했다. 이제 그는 세계 최초로 미대륙을 일주(U.S.A Around Country)하는 1만1천마일(1만7600km)의 대장정을 위해 한발씩 전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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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마일 트레일 마라톤을 26시간 달리다!

글쓴이 : 권이주 날짜 : 2012-04-03 (화) 09:23:06

3월 24일. 드디어 100마일(161km) 경기 날이 밝아왔다, 새벽 공기를 가르며 달려온 Sussex County의 드넓은 Fairground 잔디밭에는 텐트들이 즐비했고 밤을 지낸 런너들과 응원자들이 출발 지점을 향해 부지런히 걸어가고 있었다.

나도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채 동행하며 이번 경기를 생각했다

이제 레이스가 시작되면 부상이나 체력 부족으로 중도 포기하거나 시간 초과로 강제 제지를 당하지 않는 한 오직 앞만 보고 달릴뿐이다.

오전 6시45분 100km를 시발로, 15분 간격으로 100마일, 50마일, 50km 마라톤 순으로 출발한다. 100마일 런너는 정각 오전 7시에, 73명은 회장 Rick의 경기 진행 방법과 코스를 설명 듣고 출발했다.

  

기나긴 旅程(여정)은 시작되었다, 미지의 세계를 향해 한 발을 내딛으며, 이 한 발짝이 모여 100 마일을 28시간내에 완주해야만 한다는 絶體(절체)絶命(절명)의 사명을 부여 받는 순간이었다. 가자! 나에게 주어진 운명이라면 받아 들여야 한다, 어느 누구도 대신 할 수 없는 것이 달리기다,

몇 발짝을 내디뎠을 때, 내 몸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불안감이 엄습했지만 냉정을 유지했다. 몸을 추스르자, 조금씩 워밍업 하면서 다시 몸을 살펴보리라 생각했다.

Fairground 아스팔트 1마일 길을 지나 Trail Road의 진흙과 돌, 나무뿌리가 뒤섞인 험난한 길로 접어들었다. 잠시라도 한 눈을 팔 수 없다. 그러나 Trail Road에 접어들어 0.5마일쯤에서 돌부리와 나무뿌리가 발을 낚아채어 결국은 넘어지고 말았다. 무릎에 상처를 입었다. 피가 나왔고, 오른손 새끼손가락이 얼얼했다.

초반부터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警覺心(경각심)을 일깨워 주기 위한 신호탄인가? 자문자답하며, 툴툴 털고 일어나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조심하자! 몇번을 다짐하고, 한발짝 내딛을 때마다 착지를 정확히 보고 밟았다.

2.5 마일에서 반환점을 돌았다. 돌아오면서 뒤에 오는 런너들과 하이파이를 하고 “Good Luck” “Good Job”을 하며 서로를 격려하면서 달렸다,

진흙탕길, 징검다리도 마다하지 않고 묵묵히 앞만 보고 달렸다. 송판을 깔아 만든 다리를 6개 건너고, 움푹 패인 골짜기를 넘는 등 험난한 Trail Road를 달리다 보니 정신이 없어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어느덧 6 마일 지점의 반환점에 왔다, 그런데 갑자기 생리현상이 느껴졌다.

볼일을 출발전에 봤는데 아마도 시간에 쫓기다 보니 완전 해결이 되지 않은듯 했다, 달리기를 할 때 개스가 몸에 있으면 달리기에 엄청난 지장을 초래한다. 내가 넘어진 것도 처음 출발 때 몸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것도 모두 이 때문이었다,

몸이 가뿐해졌다. 달리면서 몸도 풀렸다. 이제부터 달려 보자. 10마일 달리고 끝나는 것이 아니므로 자제를 하려고 노력했으나 자꾸 몸이 앞으로 나아간다. 8.5 마일에서 물을 마시고 Fairground 들녘을 돌고 돌아 10 마일 Finish 지점에 도착했다. 1번째 바퀴, 1시간41분54초였다.

비가 온다고 예고됐지만 아직은 맑은 날씨에 약간 더위를 느껴 물을 머리에 부었다. 시원했다. 물통도 하나만 들고 달리며 갈증이 날 때 적당히 마셨고, 바나나, 빵, 캔디 등 먹을 수 있으면 먹었다. 24 시간 이상 달리려면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備蓄(비축) 차원에서 억지로라도 먹었다.

두 바퀴를 달리고 운동화를 갈아 신었다, 젖었던 운동화를 바꾸니 정말 기분이 좋았다. 5바퀴 50마일을 9시간37분12초에 통과했다.

그러나 갑자기 추워지면서 체력이 떨어지고, 배가 아프기 시작했다. 위기였다. 우선 추위를 이기기 위해 긴팔 셔츠와 자켓을 입었다.

물을 마셔도 위에서 받아 주지 않아 토해 냈다, 정말 괴롭다, 포기할까?

안되지, 나의 완주를 기다리는 장애우가 있다. 이를 악물고 물통도 들지 않고 맨손으로 주로를 나섰다. 가자! 내가 추월했던 런너들이 하나 둘 나를 다시 추월했다,

너무 속상했고 괴로웠다. 그러나 성적보다는 完走(완주)다, 마음을 바꾸었다

아픈 배를 움켜잡고 달렸다, 6바퀴째는 2시간 49분44초! 달리기보다 조깅을 하고 있었다, 조금만 달려도 배가 쓰리고 위가 뒤틀리고 신물이 올라왔다,

설상가상으로 7바퀴부터는 어둠에 잠기고, 빗방울이 떨어지며 찬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제부터는 헤드라이트에 의존해 길을 밝히며 달려야 한다,

헤드라이트의 시야 반경이 좁아 돌,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지기 쉽기때문에 점점 스피드가 줄었다. 7바퀴를 시작하여 Trail Road에 들어섰을 때 조심해야지 했는데, 아뿔싸 늦었다. 돌부리가 오른쪽 발에 걸리면서 앞으로 고꾸라졌다. 반사적으로 두 손을 땅에 짚고 넘어졌다, 찰라의 순간이었다. 다행히 다친 곳이 없다.

8바퀴째는 밤 11시에 출발했다, 이번엔 졸음이 쏟아졌다. 출발 지점은 아스팔트였기 때문에 눈을 감고도 달렸으나, Trail Road에서는 두 눈을 부릅떠야 하는데 큰일이었다. 그러나 넘어지지 않으려고 신경을 쓰니 졸음은 저 멀리 사라졌다. 그리고 83마일 급수대에서 물을 삼켜보았다. 물이 목구멍에 넘어가기 시작했다.

살았다, 이제는 먹을 수 있겠구나! 조심스럽게 음료수를 마시기 시작했다. 그동안 숨을 입으로 쉴 때 입안이 말랐는데 물을 마실 수 있어 渴症(갈증)을 달랠 수 있었다. 정말 다행스럽고 감사하기까지 했다.

 

9바퀴는 조금 빠르게 돌 수 있었다. 마지막 10번째 바퀴는 새벽 6시에 출발. 흐렸지만 날이 밝아지기 시작하여 시야가 넓어졌고, 마지막이라 조금 기운이 나는 듯 했다, 어둠 속에서 헤어났지만 체력은 완전히 바닥이 나서 非夢似夢(비몽사몽)에서 몸을 이끌어 가는 것 같았다.

92 마일지점에 왔을 때, 뒤에 오던 런너가 나를 추월하려고 했다. 같은 60대 그룹같아 추월 당하지 않으려고, 뒤를 힐끔힐끔 보며 죽을 힘을 다해 달렸다. 그러나 다리는 천근만근, 몸은 쇳덩어리를 달았는지 나가지 않았다.

최후의 결실을 맺기 위해 이를 악물고 최선을 다했다. 결국 그는 나를 추월하지 못했다. 알고보니 그는 60대그룹이 아니었다. 결승점을 통과하니 하늘이 노랬다,

氣盡脈盡(기진맥진) 쓰러졌다. 26시간28초. 오전 7시에 달리기 시작하여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달린 것이다. 전체 35위, 60대 그룹 1위다. 총 73명중 28명이 중도탈락했다.

  

잠시후 일어나서, 회장 Rick이 주는 메달과 60대 1위 상품을 받고 사진 촬영을 했다. 내가 달리는 목적을 설명했다.

오늘 나는 행복하다. 통산 5번째의 100마일 완주. 몇 번을 넘어지고 쓰러지면서, 좌절할 뻔한 것을 이겨내고 결승점을 밟은 것은 나를 지탱해주는 장애우들 덕분이었다.

 

yijoor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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