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1호기’ 원자력발전소의 폭발과 일련의 화재는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의 참사를 떠올리게 한다. 전문가들은 두 사건 사이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지적하기 시작했다.
우선 ‘후쿠시마’와 체르노빌, 두 원자력발전소는 국가의 전력 공급 차원에서 그 규모와 비중이 유사하다. 체르노빌발전소는 사고 직전 우크라이나 전체 전력의 약 10%를 공급하고 있었다. 동서(東西)로 8킬로미터 간격을 두고 자리 잡은 ‘후쿠시마-1호기’와 ‘후쿠시마-2호기’ 사이에는 10개의 에너지블록과 25개의 거대한 현대식 원자력발전소가 서 있다. 그런데 ‘후쿠시마’와 체르노빌 발전소는 기술적 측면에서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는 소련이 자체 개발한 원자로 RBMK-1000를 채택했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는 제너럴일렉트릭사(社)의 비등수형경수로(BWR)를 사용했다. 비등수형경수로는 핵동력학의 측면에서 가장 안전한 것으로 평가되었으며, 이전에는 대규모 참사의 빌미가 되지 않았다. 여기서 진일보한 현대적 경수로로 간주되는 것이 가압수형경수로(PWR) 뿐이다.
후쿠시마와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모두 처음 두 단계 방어체계(防禦體系)는 유사하다. 연료봉 방어막과 원자로 방어막이 그것이다. 그런데 ‘후쿠시마’에서는 체르노빌에는 없었던 세 번째 방어 단계, 원자로 격납용기가 존재한다.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는 감속재로 흑연블록 안에 설치된 제어봉을 사용한 반면, ‘후쿠시마’ 원자로에는 감속재 및 냉각제로 물이 사용되었다. 흑연봉의 과열로 인한 발화가 체르노빌 원자로의 화재 원인이었다.
두 발전소 모두에서 폭발이 있었다. 그러나 체르노빌에서는 첫 번째 경보신호 후 30초가 지나자마자 폭발이 일어났고, ‘후쿠시마-1호기’에서는 지진이 발생하고 24시간이 경과한 후 발전소의 자기제어시스템 근처에서 폭발이 시작되었다. 일본의 원자력 전문가들은 원자로 스위치를 차단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체르노빌의 폭발은 ‘오염된’ 원자폭탄의 투하와 비견된다. 대기 중에 수십 톤의 방사능 물질이 방출되었기 때문이다.
이 외에 후쿠시마 폭발에 대한 당국의 반응도 차이가 난다. 거의 모든 부분에서 원자력발전소 참사에 대한 일본 당국의 반응은 구소련 지도부가 보여주었던 것과 완전히 반대된다. 구소련 정부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동유럽 상공에 거대한 방사능 구름(이틀이 지나서)이 발견된 후에서야 모스크바 지도부는 엄격히 검열된, 한정된 분량의 정보만을 허가했다.
폭발 직후,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1호기’ 반경 10킬로미터(이후 20킬로미터) 지역 내의 주민들을 소개(疏開)하라고 명령했다. 지침에 따른, 일본 정부의 소개 명령은 원자로 3단계 보호시스템 중 두 번째 단계가 위험에 처했을 때 내려지는 것이다. 당시 일본 당국의 방침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건을 전제로 피해를 미연에 막고자 하는 조치였다.
소개를 둘러싼 일본과 구소련의 대응방식은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판이하다. 체르노빌의 소개 대상자들은 사건 발생 3일 후 집으로 귀환했다. 체르노빌 참사에 대한 모든 정보는 3년 동안 대외비였다. 그 당시 키예프를 비롯하여, 체르노빌과 인접한 우크라이나 ․ 백러시아 ․ 러시아의 여러 도시에서 주민들은 5월 1일 노동절 대중집회에 참여했다.
반면, 일본 당국은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외출을 하지 말 것과 거리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뿐만 아니라 ‘후쿠시마-1호기’에 인접한 지역 주민들을 방사능 피폭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당국은 요오드가 함유된 약품을 제공했다.
그러는 동안 2011년 4월 12일, 일본의 원자력안전보안원(NISA)는 ‘후쿠시마-1호기’ 원자력발전소의 위험 수준을 체르노빌과 같은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NISA는 사고가 난 ‘후쿠시마-1호기’로부터 대량의 방사능물질이 유출되고 있으며, 이것은 원자력 전문가들이 국제평가척도(INES)상 최악인 7등급으로 ‘후쿠시마’의 위험성과 심각성을 평가하는 원인이 되었다.
핵 위험성의 최고 수준인 7등급은 1986년 체르노빌 참사 당시 한 번 설정되었을 뿐, 기존 원자력발전소의 사고 수준은 5등급이었다. INES의 평가척도에 따르면, 최악의 단계인 7등급은 요오드131을 포함한 방사능물질이 시간당 수만 Tbk를 초과하여 주위환경에 방출(放出)되는 경우다.
또한 NISA는 축척되는 방사능 피폭량을 계산하여 그 결과를 발표했다. NISA의 자료에 따르면, ‘후쿠시마-1호기’로부터 북서쪽으로 60킬로미터까지의 지역과 남서쪽으로 40킬로미터까지의 지역에서 연간 최대 허용치인 1밀리시버트를 초과하여 피폭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들 후쿠시마현과 코리야마현의 여러 도시들은, 사고를 일으킨 원자력발전소로부터 소개명령이 내려진 지역 밖에 위치해 있다. 특히 후쿠시마현의 어린이놀이터들 중 한 곳의 방사능 피폭량은 시간당 4마이크로시버트에 이르렀고, 코리야마현의 어느 한 사원은 시간당 2.8마이크로시버트를 나타냈다. 이런 방사능 수치는 연간 최대 방사능 노출량을 단지 몇 일만에 쏘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린피스의 자료에 따르면, 후쿠시마, 코리야마, 미나미소마 근처에서 재배된 채소들의 방사능 수치도 역시 기준을 초과하고 있다. 채소 잎사귀 견본에서 전문가들은 1킬로그램당 방사능활성도 150,000베케렐를 확인하기도 했다. 유럽연합의 법규에 따르면 이런 수치에 이르도록 방사능에 노출된 채소는 ‘방사능 폐기물’로 간주된다.
‘후쿠시마-1호기’의 운영사인 도쿄전력(TESCO)의 사장단은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사고 규모가 체르노빌 지수를 초과할 수도 있다고 발표했다. 그들의 발표를 믿는다면, 방사능 방출 총량이 1986년 수치를 능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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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사고는 원자력의 발전을 가로막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평화적 핵’을 지향하는 여러 국가들은 기존 발전소에 대한 ‘안전성 재평가작업’에서부터 새로운 발전소 계획안을 유보(留保)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강도의 성명을 잇따라 발표했다. 독일사회는 자국의 원자력발전소를 사용하지 말자는 항의 조치를 내놓았다. 유럽의 에너지 전권위원 군터 에팅거는 유럽을 비핵지역으로 전환하자는 의견을 타진하기도 했다.
현재 30개국 이상이 원자력에너지를 이용하고 있다. 세계원자력협회(WNA)의 자료에 따르면, 원자력발전소는 전 세계 가용에너지의 약 14%를 담당하고 있으며, 16개국은 에너지의 25%를 원자력에 의존하고 있다. 일본, 독일, 핀란드, 스위스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프랑스에서는 원자력발전소가 전력의 75%를 공급한다.
이런 자료에는 이미 건설 중에 있는 60개 이상의 에너지블록은 빠져있다(지금 세계에는 377GWt의 원자로 440기가 정상 작동하고 있다). 그 외에도 2011년 3월 자료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180GWt에 달하는 158개의 블록이 20년 안에 건설될 계획이다. 이는 이미 확정 공고된 계획안들이다. 세계 각국이 검토하고 있는 에너지블록은 300개를 상회한다.
누군가의 말처럼, 현대를 ‘원자력 르네상스’라 부르기에 충분하다. WNA의 자료에서 보듯이, 중국 ․ 인도 ․ 러시아 ․ 한국 ․ 미국 ․ 프랑스 등이 원자력 시설물을 확대하면서 ‘르네상스’를 주도하고 있다.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관심은 탄화수소 가격의 상승과 맞물려 증대되어 왔으며, 수지타산(收支打算)의 측면에서 체르노빌 사고 이후에도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경제적 타당성은 ‘원자력’ 국가의 주민들이 느끼는 불안이나 ‘녹색’ 기관들이 표명하는 경계심보다 비교 우위를 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는 기회주의적 입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인류는 ‘후쿠시마’로부터 교훈을 이끌어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핵연료 사용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거나 원자로의 안정성 문제를 간과하는 것은 참사로, 그것도 오랜 동안 지속될 비극적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