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가장 훌륭한 극장이라는 칭호를 얻기는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이미 만들어진 이미지를 유지하고 그 수준에 맞춰가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어려움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볼쇼이 극장은 이것을 이뤄냈다.
러시아 국립 오페라 발레 아카데미 극장은 러시아에서 가장 큰 극장 중 하나이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오페라 발레 극장 중 하나다. 극장 건물 복합체는 모스크바의 중심인 테아트랄리나야 광장에 위치해 있다.
▲ 세계적으로 유명한 러시아 발레 극장 ‘볼쇼이 극장’이 6년간의 대대적인 개보수를 마치고 새로운 모습으로 문을 활짝 열었다. 10월 28일 열린 기념식에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을 비롯해 세계에서 초청된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볼쇼이 극장이 단번에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모습을 획득한 것은 아니었다. 현존하는 극장 건물은 그 전에 있었던, 소위 볼쇼이 페트롭스키 극장이라 불리던 옛 건물을 재건한 것이다. 그러나 볼쇼이 페트롭스키 극장은 극장이 향하고 있었던 거리 이름을 따서 ‘스타르이 페트롭스키 극장’이라 불렸던 전신을 가지고 있다.
극장의 역사는 모스크바 현 총독 표트르 바실리예비치 우루소프 공후(公侯)가 “모든 종류의 극장 공연, 콘서트, 무도회, 가장 무도회 등을 하라”는 예카테리나 II세의 황제 승인장을 받았던 1776년 3월부터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공후는 극장 건설을 시작하였고 페트롭카 거리(네글린카 강의 오른 쪽 강변)에 위치했기에 ‘페트롭스키 극장’이라고 불렸다.
그러나 우루소프의 극장에 비극이 발생했다. 개관하기도 전에 화재가 났고, 그 후 우루소프 공후는 그 일을 공동출자자였던 영국 기업가 마이클 메독스에게 위임했다. 바로 그 메독스가 1780년 볼쇼이 페트롭스키 극장을 건설하였다. 그러나 이 후에도 건물에는 몇 번의 화재가 발생했었고 1825년에서야 건축가 O. I. 보베가 건축한 볼쇼이 극장이 개관하게 되었다.
그 때부터 극장은 활발히 발전하기 시작했다. 유럽 오페라(모차르트의 ‘돈 주앙’, 베토벤의 ‘피델리오’ 등) 외에 최초의 러시아 고전 오페라들인 M. I. 글린카의 ‘차르를 위한 삶’과 ‘루스란과 류드밀라’ 등이 공연되었고, 알렉산드르 다르고미슈스키나 표트르 차이콥스키의 오페라와 발레들이 무대에 올라갔다. 20세기 초에 볼쇼이 극장은 최고의 전성기(全盛期)를 누리는데 그 때 무대에는 그 시대의 위대한 배우들이었던 표도르 샬라핀, 레오니드 소비노프, 안토니나 네즈다노바 등이 등장했다.
구소련 시대에 해외 현대 작곡가들의 창작을 공연하는 것에 대한 금지와 이데올로기적 간섭에도 불구하고 볼쇼이 극장은 발레 ‘신데렐라’, 오페라 ‘전쟁과 평화’ 등의 주옥(珠玉)같은 공연으로 보충되었다. 20세기 후반기에 러시아 발레는 믿을 수 없을 만큼의 명성과 전세계적 인기를 획득하였다.
볼쇼이극장이 낳은 대스타들
볼쇼이 극장의 무대에서 마이야 플리세츠카야, 갈리나 울라노바, 마리스 리에파 등의 위대한 발레 예술가들이 춤을 추었다. 발레 공연 ‘스파르타크’와 ‘카르멘-슈이타’는 가장 큰 인기를 누렸다. 볼쇼이 극장은 해외의 유명 예술가들, 감독들, 안무가들, 음악가들과 친분 관계를 돈독히 유지하였다. 볼쇼이 극장의 예술가들은 이탈리아, 영국, 미국과 다른 나라들에서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
2010년 1월 런던에서 개최된 영국 National Dance Awards 시상식에서 2010년의 수상자인 예술가와 무용단의 이름이 호명되었다. 지난 해 여름 런던에서 순회공연을 했던 볼쇼이 극장의 발레는 노미네이트 되었던 모든 분야의 수상자가 되었다.
볼쇼이 극장은 가장 훌륭한 해외 공연단으로 인정받았고 이 분야에서 마르크 모리스의 미국 팀과 쿠바의 현대 발레를 이겼다. 볼쇼이 극장은 2007년과 2008년에도 가장 훌륭한 외국 공연팀으로 인정받았다.
2010년 최고의 발레리나는 볼쇼이 극장의 프리마돈나 나탈리야 오시포바로 호명되었고 그녀는 영국 출신의 왕립 발레 스타 알리나 코조카라와 마리아넬라 눌리에스 등의 경쟁자들을 압도하였다. 스파르타크를 탁월(卓越)하게 연기해서 런던 시민들을 감동시켰던 볼쇼이 극장의 젊은 주역배우 이반 바실리예프는 런던 왕립 발레단의 스티븐 마크레이와 세르게이 폴루닌을 제치고 승리했다.
나탈리야 오시포바는 1986년 5월 18일 모스크바에서 태어났다. 5세 때부터 여러 무용단에서 춤을 배웠으며, 8세 때부터는 미하일 라브롭스키의 사립 발레 학교를 다녔다. 1995년 모스크바 국립 무용 아카데미에 입학하여 2004년에 졸업하였고, 18세의 나이에 볼쇼이 극장 무용단에 입단하였다.
오시포바는 빠르게 출세 가도를 달렸다. 2006년에 독무가(獨舞家) 위치에 올랐고, 2008년에 선임 독무가가 되었으며 2010년에는 ‘발레리나’라는 위상을 획득한 후 오늘날 볼쇼이 극장을 대표하는 프리마돈나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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