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파리 : 서울 :   시작페이지로 설정 즐겨찾기 추가하기
 
 
 
꼬리뉴스 l 뉴욕필진 l 미국필진 l 한국필진 l 세계필진 l 전문필진 l 사진필진 l 열린기자 l Kor-Eng    
 
한국필진
·강명구의 마라톤문학 (181)
·국인남의 불편한 진실 (11)
·김영기의 민족생명체 (18)
·김정권(Quentin Kim)의 음악 (6)
·김지영의 Time Surfing (24)
·김해성목사의 지구촌 사랑나누기 (62)
·박기태의 세계로가는 반크 (55)
·박상건의 삶과 미디어 읽기 (5)
·서경덕의 글로벌코리아 (3)
·소곤이의 세상뒷담화 (128)
·유현희의 지구사랑이야기 (12)
·이재봉의 평화세상 (58)
·이춘호의 이야기가 있는 풍경 (5)
·정진숙의 서울 to 뉴욕 (22)
·창천의 하늘길 (0)
·최보나의 세상속으로 (7)
·켄의 글쟁이가 키우는 물고기 (6)
·혜문스님의 제자리찾기 (27)
·흰머리소년의 섞어찌게 세상 (10)
김지영의 Time Surfing
1979년 문화방송․경향신문 입사후 신문사 사회부장 경제부장 논설위원 편집국장 편집인(상무)을 역임. 한국신문윤리위원, 언론중재위원,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 이사 및 언론위원회 위원장, 한국카톨릭언론인협의회 회장 등으로 활동했고 숙명여대 홍익대 대학원 등에서 강의했다. 2007년부터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심의위원으로 재직중이다. 최근 저서로 한국 언론의 문제점인 피동형저널리즘을 날카롭게 파헤친<피동형기자들>이 있다.

총 게시물 24건, 최근 0 건 안내 글쓰기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

무지가 성직주의를 만났을 때

글쓴이 : 김지영 날짜 : 2018-03-12 (월) 12:47:36

   

Newsroh=김지영 칼럼니스트

 

 

벌써 김수환 추기경님의 9주기, 지난 14일이었다.

이번 기일(忌日)은 설날 연휴로 이어졌기 때문인지, 유독 김 추기경님이 간절하게 그리워지고 생전에 하신 말씀과 일들이 많이 떠올랐다. 생각할수록 김추기경님은 미디어커뮤니케이션(소통-공감)’에서도 선구자였다.


 

김수환 추기경.jpg

   

그 분이 얼마나 미디어-소통-공감을 중시하고 열정을 바쳤는지는 생전의 말씀에서도 잘 드러난다. 지난 19646월부터 2년간 가톨릭시보사(현 가톨릭신문) 사장으로 일하던 시절을 회상한 말씀이다. “···평생 사제생활중 가장 투철한 사명감과 기쁨으로 투신한 시기였습니다···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열정을 다해 일했습니다···정말 하루 24시간중 밥먹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 비타민 타블렛 같은 것으로 대신할 수 없을까 고민할 정도였습니다

 

이처럼 뜨거운 열정과 헌신은 바로 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을 이 땅에 구현하려는 의지에서 비롯한 것이다. 공의회가 교회의 창문을 활짝 열어 시대의 징표(徵標)들을 식별하고 쇄신을 이루자고 한 뒤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은 사회매체 교령을 통해 그 핵심적 요소로 제시됐다. 교황청에 사회 커뮤니케이션 위원회가 설립되고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저널리스트클럽’(현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과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가 잇따라 신설된다.(19676)

 

이때 매스컴위원회 총재에 신설 마산교구 초대 교구장인 김수환 주교가 선임된다. 김 추기경님은 저널리스트 클럽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면서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에 평신도인 클럽 회원들을 대거 참여시켰다. 그 뒤 신부님들과 평신도인 언론인들은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공동 명제를 안고 반세기동안 호흡을 함께 해왔다.

 

김 추기경님이 교회의 논의구조에 평신도를 대거 참여시킨 것도 평신도의 사도직을 특히 강조한 2차 공의회 정신을 따랐기 때문이었다. 2차 공의회 이전에는 성직중심주의를 강조한 트리엔트 공의회(1545~1563)의 영향으로 교회활동 일체가 성직자에게 맡겨졌으며 평신도들은 성직자들이 시키는 대로 따르도록 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아직도 2차 공의회 정신을 무시하고 중세의 트리엔트 공의회를 지향하는 현상들이 보인다. 필자는 지난달 이 칼럼 란에서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가 그 명칭을 사회홍보위원회로 바꾼데 대해, 구시대 회귀적 표현으로서 일방적 소통을 뜻하는 홍보라는 오역(誤譯)에 집착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의 눈부신 변화라는 시대적 징표를 알지도,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한편 지난해 말 매스컴위원회는 그 명칭이 변경되기 전, 기존 조직이 해체됐다. 평신도는 모두 배제하고 전국 각 교구의 홍보담당 신부님들로 재구성한다는 설명도 들었다.

 

가톨릭매스컴상의 경우. 매스컴위원회가 주최하고 언론인협의회가 지원해온 이 상은 매년 연말에 주로 서울 시내 프레스센터에서 시상식을 열었다. 바쁜 언론인들이 편하게 올 수 있게 하려는 배려 때문이다. 또 식장에는 라운드 테이블에 간단한 뷔페식 음식을 준비해 참석자들이 격의 없이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하지만 신부님들의 강경한 주문으로 시상 장소를 멀리 주교회의가 있는 서울 군자동의 천주교중앙협의회 건물로 바꾸었다.

 

지난해 6월 바꾼 장소의 첫 시상식, 나는 말문이 닫혔다. 강의실 같은 식장에 정면 한 방향을 향한 긴 탁자의 줄. 1열은 신부님들과 수상자, 2열은 심사위원, 3열은 또 누구하는 식으로 자리가 지정돼 있었는데 신부님들이 모두 제1열에 앉느라 1열은 미어터지는 듯 했다. 사회자는 내빈으로 신부님들만 소개했다. 축사, 격려사도 모두 신부님들의 몫이었다.

 

시상식 후 1층 로비에는 서서 먹도록 된 뷔페 식 점심이 마련돼 있었다. 작은 VIP실이 따로 있었지만 수상자 일행과 신부님들로 인해 들어갈 여지가 없었다. 수십 년간 한국 천주교를 위해 애 쓴 원로 언론인이나 현역 가톨릭언론단체장 등 평신도들은 존재의미가 없었다. 머리가 허연 언론인들도 마당 구석 등 여기저기 앉거나 서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나는 매스컴위원회에서 일어난 일련의 일들이 성직주의의 영광을 탈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였다. 김 추기경님으로부터 반세기동안 맥을 이어왔던 공의회 정신은 퇴색하고 있고···. 프란치스꼬 교황의 말씀을 다시 들어보자. “성직자는 우월하고 백성들과는 다르다고 여기는게 성직주의에 들어있는 정신이며 이야말로 교회의 악이다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무지에 이라는 성직주의가 가세한다면 최악이 아닐까.

 

 

* 이 칼럼은 가톨릭신문 34일자에 실린 글입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


뉴스로를말한다 l 뉴스로 주인되기 l뉴스로회원약관  l광고문의 기사제보 : newsroh@gmail.com l발행인 : 洪性仁 l편집인 : 盧昌賢 l청소년보호책임자 : 閔丙玉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아50133(2010.08.31.) l창간일 : 2010.06.05. l한국 :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산두로 210 / 미국 : 75 Quaker Ave. Cornwall NY 12518 USA
뉴스로 세상의 창을 연다! 칼럼을 읽으면 뉴스가 보인다!
Copyright(c) 2010 www.newsroh.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