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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의 Time Surfing
1979년 문화방송․경향신문 입사후 신문사 사회부장 경제부장 논설위원 편집국장 편집인(상무)을 역임. 한국신문윤리위원, 언론중재위원,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 이사 및 언론위원회 위원장, 한국카톨릭언론인협의회 회장 등으로 활동했고 숙명여대 홍익대 대학원 등에서 강의했다. 2007년부터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심의위원으로 재직중이다. 최근 저서로 한국 언론의 문제점인 피동형저널리즘을 날카롭게 파헤친<피동형기자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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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정치적 중립’이야말로 정치적이다

글쓴이 : 김지영 날짜 : 2018-04-27 (금) 22:25:23

 

 

올해는 세월호 추모열기가 대단했다.

 

세월호 4주기였던 지난 16일을 전후해 우선 언론매체들의 보도태도가 확 달라졌다. 언론매체들이라고 했지만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 전에는 세월호에 대해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던 매체들이 일제히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나선 것이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들이 대표적이다.

 

세월호 참사는 발생 일보가 전해진 순간부터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정부의 안일하고도 무능한 대응, 이준석 세월호 선장의 늑장에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방송, 뒤이은 선장의 탈출, 해경의 부실한 구조작업 등 납득하기 어려운 일 투성이었다.

 

그 뒤에도 박근혜 정부와 여당은 희생자 유가족을 위로하고, 그들의 호소에 귀기울이는 일에 성의를 보이지 않았으며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를 제대로 진행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조사위원회 활동을 사실상 방해했다는 사실이 최근 드러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유물(專有物)이나 되는 양 시대착오적인 국민 이간책을 쓰기도 했다. ‘세월호문제를 제기하고, 유족과 슬픔을 함께 나누거나 노란 리본만 가슴에 달아도 마치 빨갱이와 같은 불순분자처럼 이미지를 조작하는 책략을 동원했다. 실제로 세월호는 이런 정치공작에 의해 하나의 이념싸움처럼 변질됐고 국민들은 정권의 책략대로 서로 편이 갈려 삿대질을 하기도 했다.

 

이같은 정치공작에 앞장서 총대를 멘 것이 지상파 방송을 중심으로 한 많은 언론매체들이었다. ‘세월호라면 거의 다루지를 않았다. 진상규명도, 비판과 감시도, 민의대변도, 저널리즘의 기본 사명을 전혀 망각한 듯 했다. 그런데 이번 4주기를 맞아 뒤늦게 갑자기!’ 관련 리포트와 프로그램을 엄청나게 쏟아냈다. 마치 예전에 채우지 못했던 물량까지 한꺼번에 벌충이라도 하겠다는 듯이.

 

갑자기 웬일인지, 그 이유는 간단하고도 명확하다. 정권이 교체된 것이다. 지상파 3사의 프로그램에 따라서는 사회자가 그간 세월호를 잘못 보도한데 대해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앞으론 잘하겠다고 다짐을 하기도 했는데, 이런 장면까지 포함해 국민들로서는 정권이 교체되면 자주 봐오던 풍경이다.

 

종교계도 전에 비해 추모 열기가 뜨거워졌다. 우리 천주교도 마찬가지다. 사실 천주교는 세월호 참사 발생 직후부터 유족들의 슬픔과 고통을 나누고 함께 기도하면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등 열성을 기울이는 데에 앞장을 서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에는 올해와 달리 모든 교구, 주교 등 모든 사제, 평신도들이 한마음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유가족을 위로하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일을 비난하거나 반대하고, 주저하는 이들도 많았다. 교회 안에서 편이 갈려 서로 욕하며 맞서는 일도 흔했다.

 

가톨릭언론인협의회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가톨릭적 시각에서 풀어보자는 취지로 20년째 매년 가톨릭 포럼을 열어오고 있다. 세월호 참사 발생후 열리는 포럼을 앞두고 당시 준비회의에서 일부 위원들이 당연히 세월호를 주제로 삼아야 한다고 했지만 일부 위원들은 세월호는 절대로 안된다며 격렬하게 반대를 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교회의 고위성직자들 중에는 광화문 현장의 유가족을 찾아가는 일을 삼가야 할 일로 치부하거나 정권과 정부의 문제점은 외면하면서, 유가족에게 자제와 양보를 주문하는 이들도 있었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게 이들이 내세우는 공통적 이유였다. 정치적으로 맞선 양편의 물리적 중간지점에 서는 것을 이들은 정치적 중립으로 규정하는 것 같았다. 슬픔과 고통에 빠지거나, 병들고 억압받는 이들을 위로하고 돌보는 일은 정치적으로 어느 한 쪽 편을 드는 일이 아님에도. 그건 정부와 교회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보편타당한 사명임에도. 정권이 자신의 잘못을 가리기위해 국민들을 양편으로 갈라 맞서게 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중간지점이라 해봤자 기울어져 있다. 그처럼 몰가치한 중간적 태도가 결과적으로 부당한 정권의 편을 든다는 점은 자명한 이치.

 

언필칭 정치적 중립론의 허구성은 프란치스꼬 교황이 방한 뒤 돌아가시는 길에 한 고통앞에 중립은 없다는 말씀 한마디에 그대로 박살이 나버렸다. 그뿐인가. 정치권력이 바뀐 뒤에는 그들이 더 이상 정치적 중립론을 내세우지 않는 데에서도 그 허구성은 입증됐다.

그러므로 권력의 눈치를 보느라 생긴 정치적 중립론은 너무나 정치적인 것이다. 우리 교회 안에서 더 이상 정치적정치적 중립론이 나오지 않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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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칼럼은 가톨릭신문 422일자 신앙인의 눈에 실린 글입니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김지영의 Time Surf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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