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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향의 도시에서 태어나 유교과 불교 구교를 성장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접하며 성장했다. 당당뉴스 편집자 겸 행정실장. 불효자의 심정으로 한국교회를 향한 통렬하고 날카로운 꾸짖음을 담고 있는 <크리스찬이여, 핸들을 꺾어라>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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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리~ 아저씨의 눈길이 돌아간 곳은?

글쓴이 : 국인남 날짜 : 2012-10-10 (수) 16:01:38


사고는 순간이다

추석명절이 막 지난 아침, 나는 강남 고속터미널을 향해서 집을 나섰다. 포항 큰 형님 댁에서 시아버님 기일을 추모하기위한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마치 추석명절 뒤 끝 인지라 경부선 터미널은 한산했다. 곧바로 우등고속버스에 편안하게 탑승했다. 사실 비행기보다 버스가 편리해서 가끔 이용한다. 집 앞에 터미널이 있기에 공항 가는 시간보다 목적지에 빠르게 도착하기 때문이다.

버스는 정확한 시간에 서울을 벗어나서 신나게 달렸다. 모처럼 버스 안에서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런데 기사님 머리 위에 TV가 켜져 있어서 약간은 혼란스러웠다. 듣고 싶지 않고, 보고 싶지 않아도 눈을 뜨고 있으면 TV는 모든 승객들 눈앞에서 어른거렸다. 애써 외면해보며 나만의 시간을 갖고자 아이폰을 켰다. 집중해서 4가지 신문을 탐독하다보니 눈에 피로감이 왔다.

잠시 눈을 감고 쉬다보니 어느 사이 휴게소에 도착했다. 어디에서인가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신나게 울려 퍼졌다. 화장실에서 나와 뮤직 사운드가 울려 퍼지는 곳으로 갔다. 많은 사람들이 비디오영상 앞에서 ‘말 춤’을 보면서 흥겨움에 취해있다. 나의 손과 발도 흥에 겨워 들썩거렸다. 손을 앞으로 모우고, 발을 움직이며 저절로 몸이 흔들거린다. 꽃 중년에 K-POP 매력에 유혹되는 순간이다.

 


'할~모니, 참으세요. 이러시면 안 돼요.’ 순간 자신을 타일렀다. 잘못하면 동영상에 찍혀 사람들 눈에 걸릴 수도 있다. 손을 호주머니 속에 넣고 흥을 잠재웠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휴게소에서 싸이의 ‘말 춤’을 보면서 몸도 마음도 가벼워졌다. 혼신을 다해 노래와 춤으로 사람들을 치유하는 싸이의 모습이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잠시 후 사람들은 각기 내렸던 차를 찾아 아쉬움을 남기며 그 자리를 떠났다.

문득 그 자리를 떠나면서 싸이라는 가수가 참 대단한 일을 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전 세계인이 ‘싸이 신드롬’에 빠져 신바람 나게 ‘말 춤’을 즐기고 있지 않은가. 미국 대선 주자인 오바마와 롬니도 ‘강남스타일’뮤직에 맞추어 ‘말 춤’을 추면서 신명나게 선거 홍보를 하고 있다. ‘강남스타일’ 장단에 맞추어 대선 홍보를 하고 있는 그들을 보면서 K-POP 열풍에 환호가 나온다.

또한 10월 4일 저녁, 시청 앞 ‘무료공연 쇼’공연은 한마디로 ‘국민축제’였다. 남녀노소(男女老少)가 한마음이 되어 온몸을 들썩거렸다. 그곳에는 이념과 종교, 당파를 초월한 신바람만이 불었다. 너와 내가 잠시 삶의 사슬에서 벗어나 자신들 집에서 경사가 난 것처럼 흥겨워했다. 8만 관중의 눈은 싸이의 노래와 춤에 열광하며 치유의 밤을 보냈다.

과연 누가 우리 국민을 이처럼 신명나게 해 줄 수 있겠는가. 정치, 경제, 종교, 교육을 떠나 저 높은 권좌에 앉은 사람도 채워 줄 수 없는 행복이다. 싸이는 전형적인 소박한 얼굴과 오동통한 몸을 가졌다.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는 수억의 눈을 향해 혼신(渾身)을 다해 보답하는 그의 열정이 세계적인 스타의 자리에 앉게 한 것이다. 그의 열정과 책임감이 한층 더 정겹게만 보인다.

필자는 다시 버스에 올랐다. 차는 신나게 달리기 시작했다. 창밖을 보니 산천은 여름옷을 벗고 가을 옷으로 갈아입고 있었다. 높은 산은 붉은 옷과 갈색 옷으로, 들판은 황금들녘을 수놓으며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한참 창밖을 보며 가을에 젖어 가는데, 운전석 백미러에 기사 아저씨 얼굴이 왔다 갔다 한다. 고개를 들고 눈은 계속 천장을 훔쳐보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냥 스쳤는데, 무언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승객들 안전을 위해서 백미러를 보는 줄 알았는데, 잠시 후에 내가 착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백미러 위를 보니 TV에서 연속극을 하고 있다.

‘어처~구리!! 저런’ 순간 내 속이 타들어갔다.

 


여전히 기사 아저씨는 10초~ 20초 간격으로 눈을 위로 치켜뜨며 연속극을 보면서 운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니 저런 ***이 다 있나, 승객들 안전은 어디가고 눈을 치켜들고 연속극을 보다니!!’이렇게 당장 소리치고 싶었지만 마음을 추슬렀다.

나는 휴대폰을 꺼내들고 내 자리에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수 십장을 찰~칵 거리며 찍었다. 혹시나 이렇게 사진을 찍는 내 모습을 보면 기사 아저씨 눈이 제자리로 돌아올 것 같아서 연이어 사진을 찍었다. 4차선 도로에서 수많은 차들은 버스 앞으로, 옆으로 아슬아슬하게 스쳤다. 승객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모두 다 잠을 자고 있다. 나는 마음이 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기사아저씨는 오직 연속극에 정신이 다 가있다. 네 번 째 자리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나의 행동도 아랑곳없다.

당장 앞으로 가서 “아저씨, 운전에 신경 써요. 위험해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시비가 될까봐 차선책을 택하기로 했다. 일단 114안내를 통해서 * 일고속 서울 본사 전화번호를 알아냈다. 여사무원이 전화를 받았다. 나는 조용히 입을 가리고 황급하게 말했다. “나는 지금 * 일고속버스를 타고 포항을 향해 가고 있소. 안전담당자를 바꾸어주세요.” , “죄송하지만 지금 자리에 안계십니다. 무슨 일인지 말씀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순간 화가 났다.

보통 어느 부서든지 담당자를 바꿔주라 하면 자리에 없다는 것이 의례적인 답이다. 대표적으로 동사무소 동장, 병원장, 아파트 관리소 소장, 건물 회장, 교장 선생님, 담임 목사 등 책임 있는 부서 사람들은 항상 자리에 없다는 것이 상례다. 그러나 이들도 자신들이 불리할 것 같은 문제로 다가오면 당장 바꾸어 준다.

“이봐요 아가씨, 지금 분초가 급해요. 당장 이 차가 사고 나면 지금 전화 받는 사람이 책임지실 것인가요, 기사아저씨가 TV를 보면서 운전을 하고 있어요.” 금새 그녀의 목소리는 달라졌다. “아, 네 지금 당장 연결하겠습니다.”

“여보세요, 안전담당 백 **입니다. 무슨 용건이신가요.?”, “지금 현재시간 2시 10분입니다. 차는 선산을 지나고 있고요. 기사 아저씨가 TV를 보면서 운전을 하고 있는데 위험하기 짝이 없네요.”

“설마 TV를 보겠어요. 뒤를 보겠죠.” “그래요. 내가 사진을 다 찍어놓았거든요. 시민제보 기사로 그대로 올릴 것입니다. 모든 승객들 안전을 이렇게 무시할 수 있습니까?” “아이쿠, 당장 시행하겠습니다. 손님 죄송합니다!!”

필자가 통화를 하고 있는 중에도 여전히 기사 아저씨는 눈을 치켜들고 연속극을 보고 있었다. 잠시 후, 곧바로 버스 기사 앞에서 긴급전화벨이 울렸다. “아, 네 무슨 일이십니까? 네 ~...? TV를 보냐고요...? 아니 ...,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받고나서야 기사 아저씨 눈은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휘청거리지 않고 차선을 따라 달렸다. 나는 진땀을 흘리면서 이 위기를 넘겼는데 어느 승객도 이 상황을 눈치 채지 못했다. 함께 차를 타고 가는 남의 편(남편)도 잠을 자고 있었기에 말이다.

한 숨 잘 자고난 남편에게 조금 전 사건을 이야기 했다. 그도 놀라면서 정말 사진을 찍었느냐 물었다. 수 십장의 사진을 보더니 더욱 놀라는 것이다.

“야, 정말 큰일 날 뻔 했네. 저 아저씨 안전교육 다시 받아야겠네. 나도 가끔 비행기를 조종할 때 피곤하고 잠시 쉬고 싶을 때가 있지. 그러나 나를 믿고 곤하게 잠든 수백 명의 승객들을 볼 때면 정신이 번쩍 들거든. 그나저나 저 기사보다 더 잘못된 것은 바로 저 TV야. 기사 머리위에 TV가 있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야. 자동차 사고 90%가 운전 중 TV시청이나 핸드폰 조작, 기계조작으로 사고가 나잖아. 당장 저 TV부터 제거하는 것이 급선무야.”

맞는 말이다. 지금 우리는 눈이 돌아가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SF시대를 살면서 보아야 할 것들이 천지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지하철 내부 광경을 보면 답이 나온다. 모두가 눈은 핸드폰, 귀는 이어폰으로 막고 무언가에 빠져있다. 지하철 구간마다 광고와 홍보영상은 숨 가쁘게 지나간다. 사람들은 발걸음만 빠른 것이 아니라 눈은 더 바쁘다. 길을 가면서도 눈은 핸드폰에 멈추어있다. 잠시만 눈이 돌아가도 사고와 이어지는데 눈은 볼 것들로 한눈을 팔고 다닌다.

21C기는 ‘디지털 공유시대’를 살아 갈 수밖에 없다. 미디어가 자본과 권력에 의해 공공의 안전을 생각하지 않고 수익성에만 의존한다면, 이 모든 피해 대상은 선량한 시민이다. 달리는 차안에서 자신들이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것도 망각한 채, 보지 말아야 할 것들에 눈이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점차 수많은 현란한 볼거리들은 우리의 눈을 더 돌아가게 할 것이다. 반드시 시민사회와 국가 권력이 공공성과 안정성을 깊이 논해야 할 시급한 문제다.

 

하루속히 자신과 공공의 안전을 위해 운전 중 TV를 보는 행위를 멈추어야 한다. 잠시 한 눈을 판 사이 내 형제와 이웃의 생명이 위태롭다는 사실 앞에서 결단해야 한다. 또한 공공의 안전을 담당하는 국가기관이 대중의 안전에 한 발 앞서야 할 것이다. 대선에 목숨을 걸고 공략을 난발(亂發)하는 것보다, 지극히 작은 안전에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켜주는 따뜻한 후보가 지도자가 되기를 바란다.

권력의 높은 곳은 낮은 곳을 향해 책임과 긍휼로 지켜주라는 자리와 같다. 또한 사람의 얼굴에서도 눈은 가장 높은 곳에 있다.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만큼, 책임과 안전을 위해 솔선수범(率先垂範)하라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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