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파리 : 서울 :   시작페이지로 설정 즐겨찾기 추가하기
 
 
 
꼬리뉴스 l 뉴욕필진 l 미국필진 l 한국필진 l 세계필진 l 전문필진 l 사진필진 l 열린기자 l Kor-Eng    
 
뉴욕필진
·Obi Lee's NYHOTPOINT (66)
·강우성의 오!필승코리아 (39)
·김경락의 한반도중립화 (13)
·김기화의 Shall we dance (16)
·김성아의 NY 다이어리 (16)
·김은주의 마음의 편지 (45)
·김치김의 그림이 있는 풍경 (107)
·노창현의 뉴욕 편지 (333)
·등촌의 사랑방이야기 (168)
·마라토너 에반엄마 (5)
·백영현의 아리랑별곡 (22)
·부산갈매기 뉴욕을 날다 (9)
·서영민의 재미있는인류학 (42)
·신기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17)
·신재영의 쓴소리 단소리 (13)
·안치용의 시크릿오브코리아 (38)
·앤드류 임의 뒷골목 뉴욕 (28)
·제이V.배의 코리안데이 (22)
·제임스정의 씨네마데이트 (2)
·조성모의 Along the Road (8)
·차주범의 ‘We are America (34)
·최윤희의 미국속의 한국인 (15)
·폴김의 한민족 참역사 (32)
·한동신의 사람이 있었네 (37)
·황길재의 길에서 본 세상 (81)
·훈이네의 미국살이 (92)
·韓泰格의 架橋세상 (96)
실시간 댓글
김은주의 마음의 편지
김은주는 10세때 어린 동생 "세 마리" 를 데리고 뉴욕땅에 먼저 오신 부모님과 상봉하러 "억지로" 이민을 왔다. 수원 꼬마 대장부가 이태리계/독일계 이민자가 많이 사는 이국땅에서 성장해 초/중/대에서 20년 동안 교직생활을 했다. 늘 개혁하고, 창작하고, 발전하고, 실천적인 삶을 추구하며 편지를 통해 생의 활력을 얻는다.
총 게시물 45건, 최근 0 건 안내 글쓰기
이전글  다음글  목록 수정 삭제 글쓰기

“산낙지 먹으러 갑시다!”

글쓴이 : 김은주 날짜 : 2012-08-12 (일) 01:20:42

은주에게,

어려서..엄마가 밥을 물에 말아서, 동치미 얇게 이빨로 잘라서 숟가락위에 얹어서 아기새처럼 밥을 받아먹은 기억이 나지? 정말 기억이 나는것인지..아니면 그렇게 우리를 키우셨다고 엄마가 말씀하셔서 그런것인지..

난 전형적인 한국인 엄마가 아주 정과 사랑을 듬뿍 주며 키우셔서...비록 가난했지만...정과 사랑은 굶지 않은 사람이었기에... 이만큼 중년 2세 여성으로 성장한 것 같다.

 


배운것이 그것이니..너도 딸들을 어려서부터, 멸치볶음에, 젓갈에, 비빔냉면에, 돼지고기와 신 김치 넣고 만든 부침개 등을 먹였지. 아이들이 편식(偏食)을 하지 않고 맛있게 먹고 무럭무럭 자라주어 얼마나 감사한지...오늘도 여름학교에 다녀오더니.. "엄마, can you make 매운 비빔국수?' 하고 점심 menu 를 요구 해, 난 즉시, "흰 국수 or 냉면국수?" 하고 대답을 했다.

우리 예쁜 딸들은..."냉면국수..비빔냉면.." 하면서 사랑스럽게 말해서 얼마나 행복했는지...넌 뚝딱뚝딱 냉면 사리를 삶아 김치와 양념에 냉면을 쓱쓱 비벼 주었지. 김까지 부스러뜨리고 생 양파도 넣었는데 남김없이 빈 비빔냉면 그릇을 sink 에 넣었다. "그윽" 하는 트림까지 내 가면서...딸들과 넌 토속적인 한국음식을 만들어 맛있는 점심식사를 했다.


냉장고에 있는 식혜는 좀 달다고 해서..다음에는 안 달게 만들어 놓을께 하면서..넌 네가 손수로 만든 식혜 한 그릇을 사발에 담아 아주 흐뭇한 마음으로 입가심까지 했지.

 

지난 주에는 tv show (coking show) 를 보다가..딸들이 한국사람들이 산낙지를 먹냐고 물어보길래.."응, 먹어. 너희들도 회를 좋아하는 것처럼, 초고추장에 (I think) 산낙지를 먹는다.." 고 말해 주었다.

그랬더니 먹어 보고 싶다고 해서..네가 즐겨 찾는 활어횟집에 딸들을 데리고 가서 산낙지를 시켰다. 사실 넌 무서워서 못 먹는 산낙지를 여기서 12년전에 태어 난 네 딸들은 참기름을 쳐가면서 맛있게 (술도 없이) 먹었다. 너무나 대견해 사진도 찍어놓고 video 도 찍어 놓았지.

 


사람의 말 버릇, 식성 버릇 그리고 한 가정의 "향수" 는 이렇게 중요하다는 것을 넌 아이들을 키우면서 많이 느낀다. 특히 여름방학때는 딸들 중심으로 네 생활이 이루어지기에, 아이들이 먹고싶다는 menu 로 식사를 하게 하고 외식도 많이 하고 집에서 뚝딱뚝딱 만들어 맛있는 한국음식을 많이 해 먹인다.


 

이렇게 우리의 "피"는 못 속인다. 식성도 그렇지만..아무리 미국이라는 나라에 태어나 "미국인" 이라는 내 딸들도 어려서부터 한국음식을 먹었기에..커서도 자신들이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을 먹어야 산다. 그리고 그 음식을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개척해 나가곤 할 것이다.

넌 이런것이 "민족의 피" 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Africa 나 Iceland 에 살아도, 그 지방의 음식도 맛 있겠지만, 엄마가 끓여주시던 청국장, 된장찌개, 김치찌개 등등이 얼마나 맛이 있을까? 얼마나 간절히 그 음식을 그릴까?


 

넌 Europe 을 혼자서 학회 끝나고 3개월동안 누비고 다니면서 한국음식이 먹고 싶으면...중국집에 가서 hot sauce 쳐서 아주 tight 한 budget 으로 가끔 매운 맛을 봤지. 아무리 맛있게 하는 Rome 의 pasta 나 Greece 의 요리도 한국김치 맛을 쫒아갈 수 있을까?

한번은 Florence, Italy 에 있는 언덕위의 Youth Hostel 에 머물고 있었는데..부산에서 온 학생 3명을 만났다. 그 때, 폼 잡고 맥주와 potato chips 를 먹으면서 인생을 생각하고 있었는데...그 학생들이 다가와 “혹시 한국 분 이세요?” 하고 물어보았지.

너무나 반가와서, "네..한국사람인데..여기 앉아서 함께 맥주 할래요?" 3명의 여자 학생들이 고등학교 졸업하고 유럽여행을 다닌다고 부산 사투리로 말해 주었다. 맥주를 마시면서 이것저것 이야기 하고 있는데..."..혹시, 고추장 좋아하세요? 저 볶은 고추장 가져왔는데..좀 드릴까요?" 하는 소리에 얼마나 반가왔는지..

"네 주세요. 저 그렇지 않아도 고추장..김치..너무나 먹고 싶었어요. 속이 느끼해 죽을 지경이였는데.." 하면서 그 학생이 준 볶은 고추장을 그날 다 먹었지. 그리고 밤새도록 "아름답고 행복한 배탈"을 앓게 되었다. 아...그 맛..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이렇게 우리들에게는 "민족의 혀" 가 살아 있다. 혀로 말만 하는게 아니라, 음식의 맛을 알아보고, 갈망하고 또 본능처럼 느낄 수 있는 음식, soul food, comfort food 이라고 하지.

오늘도 어떤 음식을 어떠한 마음으로 어떻게 섭취하느냐에 따라서 몸에 보약(補藥)이 될 수도 있고, 독약이 될 수도 있다. 기쁜 마음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음식을 섭취하면...마음에 병도 고치고 갈증도 물리칠 수 있는게...우리 soul food and comfort food 이다.

이 글을 쓰면서..늘 즐겨 먹는 손칼국수가 생각이 난다. 밤참으로 애들과 밀가루 반죽 해 손 칼국수 만들어 먹어볼까? 살 찌고 얼굴 붓는건 뒷전...몸이 좀 통통해진다해도 행복이 우선이고 내 "민족의 혀" 를 만족시키기 위해..아래층에 내려가 밀가루봉지를 꺼낸다.

은주가 은주에게

 


hi
이전글  다음글  목록 수정 삭제 글쓰기

뉴스로를말한다 l 뉴스로 주인되기 l뉴스로회원약관  l광고문의 기사제보 : newsroh@gmail.com l발행인 : 洪性仁 l편집인 : 盧昌賢 l청소년보호책임자 : 閔丙玉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아50133(2010.08.31.) l창간일 : 2010.06.05. l한국 :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산두로 210 / 미국 : 75 Quaker Ave. Cornwall NY 12518 USA
뉴스로 세상의 창을 연다! 칼럼을 읽으면 뉴스가 보인다!
Copyright(c) 2010 www.newsroh.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