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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성목사의 지구촌 사랑나누기
한신대학교 신학사, 목회학 석사, 목회학박사, 미국 맥코믹신학대학 교환교수. 1992년부터 중국동포와 외국인노동자들의 노동상담을 하고 있으며 <외국인노동자의 집/중국동포의 집>, <지구촌사랑나눔>,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 <다문화복지센터> 대표, 연합단체 <외국인노동운동협의회> 공동대표. 저서로 <목사님, 저는 한국이 슬퍼요> 등 다수, ‘뉴스위크’선정 '2005를 빛낼 인물들 10인'. 서울신문 101주년기념 <한국을 움직이는 101인>.‘복음과 상황’이 주목한 100인의 그리스도인>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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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선물 ‘이주민 베이비 박스’

글쓴이 : 김해성 날짜 : 2013-12-25 (수) 15:21:41

 

 

해외에 나가려고 인천공항 출국대 앞에 섰다가

똑같은 색깔의 포대기로 감싼 아기들을 안고서

출국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희한한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이색적인 광경이어서 어리둥절한 눈빛으로 살펴보는데

출국대 앞에 있던 한 아기가 갑자기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그러자 그 아기와 똑같은 색깔의 포대기에 감싸였던

20여명의 아기들도 덩달아 울음을 터트리면서

출국장은 아기들의 울음소리로 난리 났습니다.

 

 

이주민 사역을 20년 넘게 하는 동안에

출입국사무소 직원들과 친분이 쌓였습니다.

마침, 잘 아는 분이 근무하고 계시기에

똑같은 포대기를 하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이고

그들이 안고 있는 아기들은 누구냐고 여쭈었더니

아기는 해외입양 가는 아기이고 아기를 안은 사람들은

양부모들에게 아기를 데려다주는 사람들로서 항공료를

절약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자신을 버린 엄마와 조국이지만 이제 떠나면

언제 돌아올지 기약조차 없기 때문인지 해외입양의 마지막 관문인

출국심사대 앞에 서기만 하면 서럽게 울음을 터트린다는 것입니다.

설명을 듣다 저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그렇게 마음이 아프고, 부끄러운 일이 있을까요.

6.25전쟁이 끝난 지가 60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고아수출 1위 국가의 오명을 떨치지 못하는 대한민국,

이 땅의 아이들을 책임지지 못하는 한국사회가 부끄러웠습니다.

 

 

베이비박스를 운영하시는 주사랑공동체의

이종락 목사님이 연락을 종종 주시곤 하는데 통화 내용은

베이비박스에 버려지는 외국인 아기들이 점점 늘고 있는데

한국아기들은 보육시설에 보내지만 외국아기들은 받아주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국적을 숨긴 채 보낸다고 어려움을 털어 놓으십니다.

이런 사정을 누구와 의논하겠냐고 하시면서 이주민 사역을 하고 계시니

버려지는 외국인 아기들을 살릴 수 있는 대책을 좀 세워달라고 하십니다.

 

 

이종락 목사님을 처음 뵙게 된 것은

중국동포 미혼모 아기 사건 때문이었습니다.

올해 초, 성폭행으로 임신하게 된 열다섯 살 중국동포 소녀가

길에서 쓰러져서 신음하다가 산부인과로 옮겨져 아기를 낳았다는

딱한 소식을 전해들고서 산모와 아기를 어떻게든 돌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산부인과로 달려갔지만 병원비 때문에 산모와 아기를 데려오지 못했습니다.

병원비를 구해서 데려갈 테니 걱정 말고 기다려라! 하고 안심을 시킨 뒤에

다음 날에 병원에 전화를 했더니 누군가 병원비를 계산하고 산모와 아기를

데려갔다는 것입니다.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신생아 매매범의 소행 아닐까?

다행히도 병원비를 대신 내준 사람은 소녀와 관계가 있는 중국동포를 고용한

식당주인이었고, 그 소녀는 아기를 식당주인에게 맡기고 달아났으며,

엉겁결에 아기를 떠맡게 된 식당주인은 아기를 베이비박스에 넣었고,

이종락 목사님은 그 아기를 잠시 돌보다가 해당 구청인 관악구에 보냈고,

관악구는 아기를 보육시설에 보냈으며, 그 아기는 한국 아기로 둔갑했습니다.

 

 

이종락 목사님이 들려준 끔찍한 이야기로 인해

저는 올 한해를 고통스러운 마음으로 보냈습니다.

그것은, 전화를 건 어떤 산모가 아기를 키울 수 없어서

아기의 목을 손으로 눌렀다가 발버둥 치는 아기 모습이

너무 불쌍해서 손을 뗐다면서 데려가면 받아주겠냐고 했고,

어서 데려오라고 했는데도 산모와 아기는 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 아기가 어떻게 됐을까요? 반문하시는데 끔찍했습니다.

이주민 여성들은 베이비박스의 존재를 잘 모릅니다.

한국말도 못하고, 설령 안다고 해도 외국인에게서 태어나거나

장애로 태어난 아기는 받아주는 곳이 없으니 어떻게 하겠습니까?

태어나자마자 죽임 당하는 이주민 아기들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알고도 행치 않는 것은 죄라고 했습니다.

몰랐을 때는 몰랐기 때문이라고 변명할 수 있지만 그 아기들이

죽어가거나 버려진다는 사실을 뻔히 알고서도 모른 채 할 순 없습니다.

그야말로, 사각지대에 버려지는 외국인 아기들을 살려야만 하겠습니다.

 

 

아기 예수가 탄생했던 그 당시에

헤롯이란 미치광이가 이스라엘을 다스렸습니다.

동방박사에게 유대인의 왕이 난다는 소식을 들은 헤롯은

그 아기가 왕권을 위협할 것이라는 피해망상증에 사로잡혀

베들레헴과 주변의 두 살배기 이하의 사내아기 모두를 학살했습니다.

아기 예수가 탄생한 첫 번째 성탄절은 캐롤송과 성탄 카드나 선물은 커녕

피 흘리며 죽어가는 아기들의 비명소리와 부모들의 절규로 얼룩졌습니다.

성탄절은 그냥 노는 공휴일이 아닙니다.

성탄절은 기쁘다 구주가 오신 날만은 아닙니다.

성탄절은 죽어간 아기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는 날이어야 합니다.

 

 

저는 교황도 아니고 대형교회 목사도 아닙니다.

하지만 가리봉의 성탄메시지를 나누려고 합니다.

이 땅에서 태어난 모든 아기는

국적과 혈통, 빈부귀천과 상관없이

하나님의 생명으로서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버려진 이주민 아기들을 살리기 위해서

가난한 가리봉에서 이주민 베이비박스를 시작할 것입니다.

이주민 아기를 외면하는 법과 제도를 개선하는 일에도 나설 것입니다.

주변에선 어려운 일이라며 만류하지만 어렵더라도 시작할 것입니다.

국가의 지원을 한 푼도 받지 않고 이주민 병원과 학교, 급식소와 쉼터를

시작했고, 경영난에 허덕이면서도 이주민의 생명을 살리고 있는 것처럼

이주민 베이비박스 또한 여러 난관에 부딪쳐서 헉헉댈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천하보다 귀한 생명을 살리는 일이니 무모하게 시작하겠습니다.

 

 

올해 성탄절에는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하기보다는

주님께서는 버려진 이주민 아기들을 구하길 원하십니다.

이 아기들을 살리는 이주민 베이비박스에 동참해주세요!

라고 인사하겠습니다. 저의 인사를 받아주시겠습니까?

 


 

 

다문화 희망의 종을 울려주세요!

 

 

 


 

 

 * 위 사진들은 홀트아동복지회 홈페이지 사진들이며 칼럼 내용과는 관계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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