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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성목사의 지구촌 사랑나누기
한신대학교 신학사, 목회학 석사, 목회학박사, 미국 맥코믹신학대학 교환교수. 1992년부터 중국동포와 외국인노동자들의 노동상담을 하고 있으며 <외국인노동자의 집/중국동포의 집>, <지구촌사랑나눔>,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 <다문화복지센터> 대표, 연합단체 <외국인노동운동협의회> 공동대표. 저서로 <목사님, 저는 한국이 슬퍼요> 등 다수, ‘뉴스위크’선정 '2005를 빛낼 인물들 10인'. 서울신문 101주년기념 <한국을 움직이는 101인>.‘복음과 상황’이 주목한 100인의 그리스도인>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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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야! 불이야!"

글쓴이 : 김해성 날짜 : 2013-10-09 (수) 21:00:46

 

 

"불이야, 불이야
불이 났어요. 불이야…."
 

불길이 순식간에 번지면서 시커먼 연기가
건물을 뒤덮고, 화재에 놀란 동포들이 건물
옥상으로 대피하고, 어떤 사람은 뛰어내리고….
 

어제(8일) 밤 11시17분경
저희, 지구촌사랑나눔 건물 1층 입구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하면서 10명이
구로고대병원 등 관내 6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며 추락한 1명은 위독한 상태입니다.
 

 


 

 

1층 무료급식소는 전소된 상태입니다.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 입구는 시커먼 그을음과
깨진 유리조각이 깔렸고, 4층 쉼터는 화재로 인한
매캐한 연기가 자욱합니다. 무료급식소를 복구하려면
시간이 한참이나 걸릴 것 같습니다. 쉼터와 병원 운영이
당분간 중단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매우 걱정입니다.
 



 

 

당장 시급한 것은
쉼터에 머물던 100여명의
중국동포들을 먹이고 재우는 일입니다.
우선 급한 대로 빵과 우유를 구해다가
끼니 대신 드렸지만 앞으로 가 걱정입니다.
 

1층에 설치된 CCTV를 분석한 결과
방화 추정 인물은 3일 전에 쉼터에 입소한
중국동포 김씨로 정신이상 증세를 보였다고 합니다.
방화 추정 인물은 가리봉 인근에 있는 중국동포 관련
단체에서 보낸 사람으로, 문제 행동의 소지가 있었음에도
오갈 데 없는 사람을 내쫓지 말라는 저의 운영방침 때문에
쉼터 관리자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다가 문제가 벌어졌습니다.
 

이번 화재는 자칫, 참사(慘事)로 번질 수 있었습니다.
이날 화재 발생 10분 전에 중국동포교회의 여전도사가
술 냄새를 풍기는 방화범을 만났는데, 그가 급식소에 들렸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쉼터로 올라간 직후에 화재가 발행했고,
이를 목격한 여전도사가 곧 바로 119에 신고한 직후에 4층 쉼터
동포들에게 대피하도록 하면서 인명피해가 이 정도에 그쳤습니다.

화재가 발생한 시간은 쉼터 사람들이 취침하고 있을 때여서 만일,
화재 발생 사실을 몰랐다면 6층 건물은 화마에 휩싸였을 것이고,
불길과 연기에 휩싸인 쉼터의 동포들은….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그 시간에 저는 스리랑카에서 오신 손님들을
숙소에 모셔다드리고 귀가하던 중이었습니다.
운전 중에 연락을 받은 저는, 급히 차를 돌려 가리봉으로
달려가려다가 중앙분리대 턱을 올라타는 상황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차가 전복되려는 위험한 상황에 맞닥뜨렸습니다.
이날, 저와 저희 기관은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살아났습니다.
 

화재 소식을 접한 주변 사람들은
인명피해와 보험가입 여부를 물었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화재보험에 가입할 형편이 아니었습니다.
저희 기관은 지난 10년 동안 정부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고
무료급식소와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과 쉼터를 운영해야만 했습니다.

저희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먹이고, 재우고, 치료해드리는 것보다
먹이고, 재우고, 치료해드릴 수 있는 비용을 확보하는 일이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하루도 내일을 걱정하지 않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화재보험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는 답답한 상황이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주노동자들이 굶주리고,
버려지고, 병들고, 죽어도 손대지 않습니다.
이들을 돌보는 법과 제도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땅에 사람이 산다면 오갈 데 없는
이주민들을, 병들고, 죽어간 이주민들을 돌보는 것이
하나님의 종이 된 목사로서 할 일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법과 제도가 없으니 나도 모른다고 할 순 없었던 것입니다.
만일, 모두 모른다고 했으면 이주민들은 어떻게 됐을까요?
 

주방의 냉장고와 냉동고,
식탁과 의자 등이 모두 타버린
무료급식소 현장을 돌아보는데 참담했습니다.
시커멓게 타서 녹아버린 천정을 보는데 눈물이 났습니다.

산산이 부서지고 뒹구는 집기들을 보는데 가슴이 아팠습니다.
화재 피해 환자들의 치료비와 급식소 복구비용이 2억 원 정도 든다는데
돈은 어떻게 마련해야 하나? 동포들을 어떻게 먹이고, 재우고, 치료해야 하나?
 

잿더미에서 편지를 씁니다.
운영을 잘못한 저를 용서해주십시오.
그리고 저희를 위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다문화 희망의 종을 울려주세요!

 

 

김해성 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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