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캘리포니아 다음으로 인구 경제 면적의 규모가 큰 주는 텍사스다. 연방하원 숫자가 그 주의 규모를 말해 주는데, 캘리포니아는 53명이고 텍사스는 32명이다. 참고로 뉴욕은 29명, 뉴저지는 13명이다.
캘리포니아에서 레이건을 배출했다면 텍사스에선 부시 가문을 키웠다. 텍사스의 주도(州都)는 오스틴이지만, 가장 큰 도시는 휴스톤이다. 현직으로서 휴스톤의 가장 걸출한 정치인을 들라면 제 18지역구의 '잭슨 리(Sheila Jackson Lee)' 의원이다. 1950년 뉴욕의 퀸즈에서 태어나서 휴스톤서 자랐다. 예일대학을 거쳐서 버지니아 법대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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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계의 민권문제(차별)에 관심을 갖고서 1994년 중간선거전에 뛰어들어 연방하원에 진출했다. 1994년은 깅리치의 정치바람(미국과의 계약)이 전국을 강타해서 공화당이 거의 싹쓸이를 할 정도였지만 ‘잭슨 리’는 민주당 후보로 공화당세의 안방에서 당당하게 당선되었다. 당시 ‘잭슨 리’ 의 선거 전략은 지역구를 어떻게 공략하는가에 있어서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전해오고 있다.
잭슨 리가 당선된 텍사스 제18지역구는 텍사스 민주당을 주도하는 '크레이그 워싱턴(Craig Washington)' 이었다. 잭슨 리는 ‘크레이그 워싱턴’ 의원이 중앙정치에만 관심을 갖고 지역구를 소홀히 하는 것에 착안했다. 지역구의 인구비례는 남미계가 40% 이고 흑인이 35%, 그리고 백인이 20% 정도다. 일일 노동자가 대부분인 남미계가 절대 다수다.
당시 클린턴 행정부는 미국노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추진하고 있었다. 백인들이 주도하는 노조가 반대를 하지만 NAFTA는 미국의 남미계에겐 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가장 중요한 이슈였다. 남미계가 다수인 지역구 의원이 노조로부터 받아들이는 정치자금으로 인해서 지역이슈를 외면하고 NAFTA에 반대를 하고 있었다.
더구나 중앙당에만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휴스톤이 중심인 항공우주산업에 투자를 촉진시키는 레이건 대통령의 정책에 앞장서서 반대를 하고 있기도 했다. ‘크리에그 워싱턴’이 현직이며 당의 거물이지만 ‘잭슨 리’는 자신을 갖고서 예비선거에 당당하게 도전을 했다. 지역구의 다수인 흑인.남미계의 서민층을 공략했다. 민주당이고 공화당이건 구분하지 않고 지역의 경기활성화 방안에 초점을 맞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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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 리’는 북미주자유무역협정(NAFTA)을 추진하는 대열에 앞장섰다. 지역구의 시민들로부터 서명을 받고 지역 언론을 통해서 홍보를 하고 소상인들의 경기활성화 방안을 강구했다. 동시에 휴스톤의 항공 산업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연일 미디어를 통해서 선전했다.
예비선거전에서 당의 거물인 현직을 63% 대 37% 로 이겼다. 공화당 이슈를 들고 나왔지만 본선거전에서도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당당하게 연방하원에 입성 했다. 그 후로 워싱턴(중앙) 정치권에는 “지역현안을 앞서는 당론은 없다”란 불문율(不文律)이 생겼다.
‘잭슨 리’ 의원은 그 후로 매번 선거 때마다 지역의 풀뿌리 정치참여 운동에 전념한다. 매번 가볍게 선거를 치루면서 올해로 9선을 기록하고 있다. 멕시코와 근접했고 다수가 남미계인 이유로 그녀는 오랫동안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잭슨 리’ 의원은 2007년 일본군위안부결의안을 추진할 당시에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가담했으며 외교위의 청문회장에선 ‘흑인 노예제도에 관해서 백인들이 철저하게 사죄하고 사과하고 난 후에 비로소 백인들이 자유로와졌다. 그래서 일본군위안부결의안은 진정으로 일본을 위하는 결의안이다’라고 증언해 주기도 했다. 이와 같은 인연으로 유권자센타가 그녀와 관계를 맺게 되었다.
한국과 미국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쟁점이고 현안이다. 내용을 진지하게 살펴보면 두 나라의 경제발전에 동시에 유익한 협정이고 지구촌의 흐름을 볼 때에 어차피 해야만 할 대세이다.
지난 2008년도에 미주한인동포들은 미국과 한국간의 비자면제를 성사시켰다. 비자면제가 두 나라간의 행정적인 울타리라면 FTA는 경제적인 울타리다. 한인동포들이 행정적인 울타리를 없앴다. 두 나라에 동시적으로 큰 이익을 안겼다.
경제 울타리인 ‘FTA’ 역시 동포들이 나서야 할 때이다. FTA는 정부간엔 이미 3년전에 협약을 성사시켰다. 의회의 비준을 남겨두고 있다. 의회는 외교가 닿을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의회는 미국에서 거주하는 납세자들의 몫이다.
지난 만 3년 이상 FTA 협상을 끝낸 한국정부는 숨죽이면서 미주동포들의 정치적인 역량에 기대를 해 왔다. 경제적인 울타리를 없애는 일도 한인동포들이 좀 나서 줄 것을 고대했다. FTA가 미국의 실업률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 때문에 장애(障碍)에 부딪혀 왔다.
그래서 (특히) 자동차 공업지역인 미시건, 일리노이, 인디애나, 오하이오..등 지역구 의원들이 적극 반대했다. 자동차 공업지역이 아닌 곳의 의원들은 아직 의사 표시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필자는 의원들을 만날 때 마다 FTA의 입장을 묻는다. 모든 의원들은 지역구의 의견을 묻겠다고 대답한다. 자기 지역의 경제에 유익이라면 얼마든지 찬성한다고 한다.
FTA에 반대하라고 요청하는 노동조합 사람들은 의회로 찾아오는데 찬성을 요청하는 시민들은 아직 만나질 못했다고 한다. 지난 7월말에 노동조합이 앞장서서 FTA 반대를 해 달라고 의원들을 110명을 모았다. 하원435명중에 당시 반대가 110명이면 325명은 찬성이다. 그런데 동의를 요청하는 일이 아직도 없다. 단지, 미국의 대기업들이 이것을 강력하게 추진하기 때문에 그나마 100여명 찬성표시를 하고 있다.
결론은, FTA는 한인동포들의 역할만 남았다. 절대로 한국정부를 위해서 하는 일이 아니다. 한인동포가 한국정부를 위해서 일하면 그것은 불법이다. 한인동포는 일단 미국에 애국해야 한다. 때문에 FTA를 위한 한인동포의 논리는 지역사회(한인커뮤니티)의 경기활성화와 한국과 미국간의 동맹관계를 결속(結束)시키는 두 가지 논리이다. 지금 그 두 가지 논리를 앞세워서 미국시민인 한인들이 의회로 찾아오기를 연방의원들이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지역의 의견이 있어야 동의하고 찬성할 명분이 생긴다는 것이다.
2012년 선거를 앞두고 양 당에선 대기업들의 눈치를 예민하게 살피고 있는 중이다. 대기업들은 ‘한미 FTA’ 에 대한 의원들의 입장을 보고서 선거지원을 결정하겠다는 태세이다. 그러나 의원들은 지역의 풀뿌리 의견에 따르겠다고 하고 있다.(지금 연방의원에게 기업과 가깝다는 인상은 거의 정치생명에 관계되는 문제이다.)
한인동포들이 FTA에 나서는 일이 쉽지 않다. 자칫하면 한국정부를 위하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허가 없이 다른 나라를 위해서 일하면 스파이다. 그것이 미국의 법이기 때문이다. 지난주 필자는 휴스톤에서 ‘풀뿌리 정치참여 운동’ 관한 강연을 했다. 청중석의 어느 분이 “ 우리나라를 위해서 FTA에 나서자”라고 했다. 어느 나라를 위하냐고 했더니만 ‘한국’이란다. 그 자리엔 한국대사관 직원도 있었다.
이것은 큰일 날 일이다. 집단적인 스파이 행위가 아니겠는가? 미국 시민은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 말하고 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로비스트로 신고하고 등록을 해야 한다. 미국의 이익을 부르짖으면서 FTA를 추진해야 할 일이다. 논리가 얼마든지 있다. 한미간 FTA는 미국을 위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그래서 FTA 협상을 철저하게 미국시민의 논리로 본다. 그래야 설득력이 있는 일이다.
수일 전에 뉴욕서도 동포사회 지도급 인사들이 모였었다고 한다. 많은 지도급 인사들의 FTA 관련한 발언을 보면 미국의 이익논리가 아니고, (한국의) 나라와 민족을 위한다는 결의다. 위험천만한 발상이다. FTA 추진을 위한다고 미국을 방문하는 여의도 국회의원들을 만나서 미국에 세금을 내는 한인동포들은 과연 무엇을 했는지 모를 일이다.
FTA는 지역의 이슈이고 결정은 연방정치인이 한다. 자기 지역 연방의원을 만나는 일, 말고는 미주동포의 FTA 노력은 별 효과 있는 일이 없다. 연방정치인은 미국의 이익논리에 합당해야 눈길을 주고 들어준다.
자기지역 연방의원은 FTA 반대서명을 했는데 그 지역의 한인회장은 서울서 온 손님과 아니면 서울까지 달려가서 FTA를 한다고 한다. 미국이 아닌 어느 다른 행성(行星)의 한인회장이 아닌가? 라는 의문은 필자만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