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로마에서 검투사의 대결은 인간끼리 피튀기는 싸움을 하는 ‘블러드 스포츠(Blood Sport)’ 였다.
기원전, 알렉산더 대왕(Alexander the Great)의 측근이자 부호 그리스 프트오레미 가문에 태어나 이집트 황제를 꿈꾸던 클레오파트라(Cleopatra)의 이야기는 사랑 서양문화 중 가장 대중에게 알려진 것이라 할 수 있다. 클레오파트라는, 당시 이집트의 법에 의해 여자로선 황제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채고 어린 나이에 자신의 이복동생과 결혼을 함으로서 황제가 되는 기반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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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살 꽃다운 나이의 그녀가 자신의 정치적 야심으로 50이 넘은 로마의 유부남 시이저(Julius Caesar)를 유혹하여 드디어 황제가 된다. 우여곡절 뒤에 얻어진 그 자리를 지키기위해 다시 마크 안토니(Mark Antony)와 사랑이란 이름하에 관계를 지속하고 부르터스와도 얽혀지는 피나는 투쟁을 한다.
현대판 ‘블러드 스포츠’의 예로서 권투대결을 들을 수 있는데 세계를 전율케한 혈전은 1971년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 열린 헤비급 챔피언전이다. 근간 유명(幽明)을 달리한 조 프레이져(Joe Frazier)와 무하마드 알리(Ali Mohamed)의 대결은 지금도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는 전설적인 경기였다. 요즘은 피비린내 나는 종합격투기가 눈길을 끌고 있지만 링 위에서 관중들의 환호와 야유속에 상대편이 피를 흘리며 쓰러질 때 (쓰러진 자를 공격하지 않고) 승리를 선포하는 복싱이야말로 블러드 스포츠의 원형이 아닌가.
권투가 동물적인 불러드 스포츠라면 미국 정치는 가장 인간적인 불러드 스포츠이다. 수준 높은 영어(King’s English)를 표면에서 쓰면서 실지로는 상대편의 등을 대검(언어를 이용하여)으로 찔러 한판승을 거두는 스포츠이다 .
모국 역사에서 불러드 스포츠 바람을 가장 잘 탄 사람중 하나로 태조 이성계를 꼽을 수 있다. 그는 동물적, 인간적 블러드 스포츠를 더해 고려를 쓰러뜨리고 조선을 세웠다.(1392년) 쓰러진 고려를 향해 머리를 조아리는 사람이나, 자신이 추구하는 신진세력에 대한 반기(反旗)를 드는자들을 모조리 그리고, 가차없이 처단했다. 대신 자신을 옹호하는 사람들에게는 누구든 확실하게 신의를 지켰다.
미국 역사상 첫 유색인종 대통령으로 화려하게 등극했던 오바마 대통령이 내년 미국 대선에서 연임을 노리고 있지만 초반의 인기와는 달리 허우적거리고 있다. 오바마는 무엇보다 학구적인 면이나 신사적인 면이 정치판의 블러드 스포츠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준다.
자신을 대통령이 되도록 도와준 사람들에게 확실한 공신 대접도 하지 않았고, 자신을 핍박하던 사람들을 확고히 쳐내지도 않았다. 이런 오바마 대통령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사람이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 그를 보좌하던, 블러드 스포츠를 잘 하는 사람들은 재빠르게 발걸음을 돌렸다.-더 큰 물에서 놀기위한 기반을 닦기 위함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 오랜 동안 민주당 하원의 주축으로 활약하다, 오바마 대통령 측근으로 가장 긴밀하게 보좌한 램 임마누엘(Rahm Emanuel)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는 어마어마한 22년의 시카고 ‘아이리시(Irish) 성벽’을 무너트리고 시장에 오른 쥬이시 후손(Jewish descendant)이다. 숱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죽이고 올라서는 지구상의 황제 자리, 만인지상(萬人之上)을 노리는 다음 선거는 오바마 대통령의 부실한 리더십, 유럽 경제의 난제 등으로 앞날을 가늠하기가 힘이 들다.
TV 연속극에서 ‘머리잡고 몸싸움하는 여인네’들을 응원하듯, 미디어는 블러드 스포츠를 가십화하며 싸움에 불을 붙인다. 미디어의 농간에 춤추는 미국 국민들의 의식 수준. 떵떵거리고 살던 미국 시민. 외국을 여행하면서도 “나, 미국인이야” 하고 으쓱대던 이들이 당면한 현실에 점차 오그러 들고 있다.
10년동안 계속되는 이라크 전쟁에 쏟아부운 돈, 빛독촉 하는 중국에게 배째라식으로 얼굴을 세워보지만 영원히 거인일줄 알았던 식은땀을 흘리고 있다. 높아지는 실업률에 밤낮으로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 목적없이 하늘을 찌를듯한 소리는, 월스트리트 거리에 쌓여가는 쓰레기 더미와 더해간다. 더 이상 아무도 소리치지않고 슬그머니 사라진 구호– 바꿔, 바꿔(Change, Change ) 유 켄 두잇…( You can do it… )
밖의 소리에는 관심이 없던 미국 시민들이 미국 밖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리스 임시 정부(Lucas Papademos:루카스 파파디모스)가 11월 11일에 다시 서고, 말썽 많던 베룰루스코니(Berlusconi) 이태리 총리가 마침내 사임했다. 프랑스가 ‘다음은 내 차례’하고 떨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오바마를 내치고 다시 한번 바꿔보자는 심사도 슬금 내밀기 시작한다. “숭어가 뛰면 망둥이도 뛴다”더니 오바마 대통령의 미약한 불러디 스포츠 대전자로 8명의 공화당 후보들이 제각기 기염(氣焰)을 토하고 있다. 미트 롬니(Mitt Romney)를 제치고 계속 상위권에 올라 있는 허먼 케인(Herman Cain) 후보. 9-9-9 세금제도를 엿장사 외치듯 들고 나온 그는 불러드 스포츠 관중석에 있는 미국 시민을 우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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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동자(三尺童子)도 인지하고 있는 사실을 우겨대는 케인. 1964년 시작된 중국의 핵 무기 보유를 부인하고 있다. “아직도 중국에는 핵 무기가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공영 방송 ‘PBS뉴스아워’ 시간에 앵커우먼 쥬디 우드로프(Judy Woodruff) 와 인터뷰중 한 이야기다. 자신의 무지를 그대로 표출하고 있다.
얼굴 가죽의 두께 또한 병적으로 두껍다. “전혀 성희롱을 한 적이 없다”고 뻔뻔하게 부인한것은 10년전 레스토랑협회장으로 재직시 한 여인을 추근대다 성희롱으로 고소된 사실이 터졌을 때의 발언이다.
고소당한 여인에게 돈을 주고 재판정에서 합의를 본 기록이 발각되자 “일이 복잡해지는 것을 막기위해 협의를 해서 무마시킨 것”이라고 번복했다. 곧 뒤를 이어 세명의 성희롱 피해여성이 변호사를 대동하고 나서자 기자와 지지자들 앞에서 버럭 성을 냈다. “돈에 굶주린 형편없는 여자”라고 희생양들을 공격해댔다. 무엇보다 여성에 대해 근본적으로 섬세하지 못한 태도를 만 국민에게 보여 주고 있는 케인이다.
전 피자집 주인이자 식당협회회장(God Father’s Pizza & National restaurant Association CEO)이시여, 바라옵건대 카인(Cain)의 이름과 다른 공화당 후보들을 욕되게 하지말아주소서. 블러드 스포츠의 권위(?) 또한 훼손하지말고 집에가서 피자나 구워 잡수시오. 대통령은 아무나 할 수 있는 블러드 스포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