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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으로 살아 가는 의수보다는 지구인으로 살아가고 싶었던 나, 그래서 다인종이 살고 있는 뉴욕으로 유학 결정을 했으며, 틈틈히 지구촌 구석구석을 돌아 다니고 있다. 지구에는 여러 인종이 있고 그 사람들은 국가라는 테두리 안에서 살아간다. 그 테두리를 벗어나면 더 멋진 세상이 있다는 것을 나는 깨달았다. 플래츠버그 뉴욕주립대 졸업. 지금은 도쿄에서 일본어 공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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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블랑카의 추억..곤니찌와

글쓴이 : 장의수 날짜 : 2010-11-03 (수) 13:27:58

어릴적 주말의 명화 시간에 꾸벅꾸벅 졸면서 보았던 영화 ‘카사블랑카’. 흑백 영화를 좋아

하는 분이라면 한번쯤 보았을 만한 영화입니다. 저도 영화속 이국적인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에 반해 한번 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영화 ‘카사블랑카’는 2차대전 중 프랑스가 독일군에게 점령되면서 시작됩니다. 프랑스령이었던 모로코의 항구도시 카사블랑카에는 망명객, 반나치주의자 등등 전쟁을 피해 미국으로 가려는 사람들로 인해 붐비고 있었지요.

카사블랑카에서 ‘카페 아메리카’를 경영해 부자가 된 미국인 "릭 브레인". 그리고 반나치의 리더 "라즐로" 와 그의 아내 "엘사"가 릭의 카페롤 찾아옵니다. 릭에게 미국행 여권을 부탁하러 온 것이었는데 엘사를 본 릭은 깜짝 놀랍니다. 너무도 사랑했던 옛 여인을 카사블랑카에서 다시 만나게 되다니... 그것도 그녀의 남편과 함께.

릭은 그토록 사랑하는 엘사를 옆에 두고 싶었지만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끈질긴 나치의 눈을 피해 미국행 여권을 준비해 줍니다. 떠나는 두 사람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외로운 릭의 모습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이며 남자의 진한 사랑을 보여주고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전 릭이 너무 멋져 보입니다. 사람들은 정말 사랑한다면 어떻게든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녀를 사랑한다면 정말 행복한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진짜 남자의 사랑이 아닐까요.

왜 여행 칼럼에 뜬금없는 사랑학 개론인가 하시겠지요. ‘카사블랑카’를 소개하려면 릭과 엘사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께선 이 영화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셨나요? 젊은 시절 뜨겁게 사랑했던 연인을 떠올리셨나요?

전 역시 여행을 좋아했기때문에 언젠가는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던 것 같아요. 영화에서처럼 슬프면서 더 아름다운 사랑을 카사블랑카에서 하고 싶기도 했구요.

카사블랑카는 한국에서 가기 쉬운 곳은 아닌데요.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여행할 기회가 있을 때 루트를 살짝 바꿔 들러볼 수 있습니다. 저도 스페인 여행 중 우연(?) 하게 가게 되었거든요.


  

2007년 여름, 스페인-포르투갈 여행도중 한 스페인 아주머니를 만나게 됐습니다. 마드리드의 한 노천카페에서 커피와 빵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30대 중반의 아줌마가 "곤니찌와" 하면서 말을 걸어 왔습니다.

'아, 또 여행자 등쳐먹으려고 하는 사기꾼이구나'라고 생각하고 그냥 영어로 "I‘m not Japanese(난 일본 사람이 아니다)" 대답하고 다시 먹던 빵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도 이 아줌마, 떠나지 않고 다시 말을 겁니다. "Where from?"이라고 스페인 억양이 잔뜩 섞인, 문법에도 맞지 않는 영어로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합니다. 나도 영어를 잘 못하지만 이 아줌마의 영어는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귀찮아진 난 "I am from Korea"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그 아줌마는 내가 제일 싫어 하는 질문을 던집니다.

"South? North?" 그것도 싱글벙글 웃으면서 말이죠.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이렇게 그 아줌마와의 대화는 시작됐습니다.

그 아줌마는 일본에 아주 관심이 많아 혹시 내가 일본인이면 독학(獨學)한 일본어로 대화를 한번 해보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지금이라면 일본어로 대화 좀 해주었을 텐데..)

둘 다 안되는 영어를 섞어 가며 줄기차게 2시간 정도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다 서로 직업을 물어 보게 되었지요.

물론 난 학생이었고, 그 아줌마는 카사블랑카에서 스페인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었습니다.

이틀 후에 다시 카사블랑카로 돌아 간다고 하더군요. 마드리드에서 비행기로 단 3시간이면 간다는 미끼(?)도 던져 주었습니다.

난 생각없이 그 미끼를 덥썩 물었습니다. 여행루트를 변경한 겁니다. 그날 바로 인터넷으로 카사블랑카행 비행기 표를 예약을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영화 속의 그 곳을 가게 되었습니다. 계획을 언제 어디서나 바꿀 수 있는 것이 나홀로 여행의 매력이거든요.

  

이틀 후 비행기를 타고 아프리카 대륙으로 날아 갔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아프리카 대륙은 여느 대륙과 특별히 달라 보이지 않았습니다. 카사블랑카 공항에 도착해 이민국을 통과하기 위해 줄을 섰는데 또 누가 "곤니찌와" 하며 날 툭툭 건드렸습니다.

이민국 줄도 길고 공항 에어컨 시설도 시원찮아 더위에 짜증이 난 터라 휙 돌며 "I am not ..." 하는 순간 카페에서 만난 그 아줌마가 서 있는게 아닙니까. 우연히도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온 것이었습니다.

"why here?(왜 여기있어)?" 아줌마는 뜻밖이라는 표정으로 쳐다 봤습니다. 길게 설명할 자신도 없고 해서 간단하게 "Changed plan" 이라고 대답하자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이민국 통과 후 도심으로 가는 버스를 찾고 있는데 또 "곤니찌와"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택시 타고 같이 가자는 겁니다. 넉살도 좋지, 세상 어디나 아줌마들은 대단합니다. 작은 택시와 큰 택시가 있는데 큰 택시가 비싸지만 안전하다고 해서 함께 타고 도심으로 향했습니다.

택시에 앉자마자 이 아줌마 유창한 불어(모로코는 아랍어권 이지만 프랑스 식민지였기 때문에 프랑스어가 널리 쓰입니다)로 택시 기사에게 길을 설명하는 것 아닌가요. 귀찮게만 생각했는데 좀 달라 보이더군요.

왜 날보구 "곤니찌와"라고 부르냐고 했더니 이름을 모른다는 겁니다. 그제야 통성명을 안했다는걸 알게 됐습니다. 한국어 한마디를 가르쳐 주고 싶은 마음에 "안녕하세요 의수씨"를 연습 시켰습니다.

아줌마 하는 말, "name too long hard". 너무 길어서 어렵답니다. 내가 가르쳐준건 "곤니치와" 같은 의미인 한국어 인사법이라고 설명을 해줬습니다. 그러는사이 내가 묵을 호텔에 도착을 했습니다.

아줌마는 전화번호 하나를 주면서 혹시 카사블랑카에서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하라고 합니다. 고마워서 뉴욕의 멕시코 친구한테 배운 스페인어로 "그라시아스(감사합니다)"를 세 번 정도 열창(?) 했습니다.

 

뒤돌아 가는데, 이 아줌마 "바이바이 안녕하세요 의수" 이러는게 아닌가요? ^^ 아무래도 내 영어 설명이 부족했던 모양입니다. 여하튼 스페인 아줌마 덕에 호텔까지 편하게 도착했습니다. 그것도 공짜로.

넉살만 좋은줄 알았더니 인심도 Good 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귀찮게만 느꼈던 그 스페인 아줌마덕분에 어릴 적 흑백영화로 본 카사블랑카를 가보게 되었답니다.

여러분께선 어떤 동기로 여행을 하게 되는지 궁금하네요.

 

* 카사블랑카 관광포인트


1.모하메드 5세광장

-시내 관광이나 쇼핑의 기점이 되는 곳이며 평범한 여유시간을 즐기고 있는 모로코인들을

접할 수 있다. 광장 이름에 붙여진 모하메드 5세는 프랑스 식민 통치에 항거하는 선봉에서 싸우다 독립을 성취, 왕위에 오른 역사적 위인이다.

2.하산 모스크

-모로코에서 가장 크며 세계에서 3번째로 큰 모스크다. 1993년에 완공돼 그리 오래 되 않은 건물 이지만 웅장함에 압도된다.

3.구시가지

-카사블랑카는 현대화가 많이 되었기때문에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곳을 찾는다면 구시가지에 가야 한다.

4. 카사블랑카는 로맨틱하다

-전 ‘아니요’에 한표 던지겠습니다. ‘영화는 영화고 현실은 현실’이거든요. 확인하고 싶다면 가보셔야 겠죠?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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