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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페스탈로치’ 허병렬 선생님의 뉴욕한국학교

글쓴이 : 훈이네 날짜 : 2012-03-05 (월) 11:59:07

“모든 것이 남을 위해서였으며, 스스로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墓碑(묘비)에 이런 글이 새겨져 있다면 얼마나 성스러운 삶을 산 것일까요. 페스탈로치를 잘 아시지요? 18세기 스위스의 교육자이자 사상가입니다. 본명은 요한 하인리히 페스탈로치(Johann Heinrich Pestalozzi).

 

www.en.wikipedia.org

그는 고아들의 代父(대부)였고 어린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대접했으며 교육에 있어 조건 없는 사랑을 실천한 것으로 유명하였습니다. 

한국의 페스탈로치로 불리는 분이 뉴욕에 계십니다. 바로 허병렬(許昞烈) 선생님입니다. 올해 연세가 여든여섯된 허병렬 선생님은 평생 교육 외길을 걸으셨습니다.

 

1945년 서울사대부국에서 교사생활을 시작해 현재까지 교육 현장에 서계시니 무려 67년을 교직에 몸담고 있는 셈입니다. 허병렬 선생님이 이렇게 오랜 세월을 교육자로 있다고 한국의 페스탈로치로 불리는건 물론 아닙니다.

선생님은 미주한인 자녀들이 한글을 배우고 한국문화를 익히며 한국인의 정체성을 갖도록 헌신적인 교육을 무려 반세기가까이 해온 분입니다. 1964년 석사학위 취득을 위해 도미한 이후 한글학교에서 가르치는 일을 계속한 선생님은 73년 뉴욕 브롱스에 뉴욕한국학교를 설립했습니다.

2009년 당신의 제자에게 교장직을 넘기고 이사장을 맡게 됐으나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선 교사 생활은 한시도 쉬지 않았습니다.

  

뉴욕한국학교는 유구한 역사도 그러려니와 미주한국학교의 상징이나 다름없습니다. 이 한국학교가 있었기에 이역만리 미국에 와서 뿌리내린 수많은 한국이민가정이 안심하고 자녀들을 맡길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한국학교가 별로 없던 70년대와 80년대 뉴욕한국학교의 존재는 너무도 컸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교과서 편찬위원으로도 활동한 선생님은 지금까지 16권 이상의 한국어 교과서를 집필하거나 편집에 참여했습니다. 이같은 공로로 1984년 소수민족 우수인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 1985년 제29회 소파상, 1989년 대한민국 국민훈장 석류장, 2004년 KBS 해외동포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 85년 12월 11일 동아일보 기사

저는 아이들이 한국서 학교를 다니다 왔기 때문에 굳이 주말에 운영되는 한국학교에 보낼 필요가 없었지만 허병렬 선생님의 名聲(명성)은 익히 듣고 있었습니다. 오래전부터 한번 선생님께서 운영하시는 한국학교를 가보고 싶었는데 최근 뉴욕 할렘에서 과학교사로 재직중인 김은주 선생님의 소개로 학교 수업을 참관할 수 있었습니다.

  

열 살 때 동생 3명을 데리고 부모님이 계신 미국에 온 김은주 선생님은 스스로를 1.9세라고 칭합니다. 여기서 태어난 2세는 아니지만 1.5세라고 하기엔 너무 어릴 때, 그리고 한국문화와 한글과 거의 단절된 어린 시절을 경험했기때문입니다. 소수계로서 교육의 중요성을 너무나 뼈저리게 절감했기에 교육자의 길을 걸은 김 선생님은 뉴욕한인교사회장을 4년간 역임했고 ‘뉴욕한미교육회(TLC-CARE)’와 ‘예술인의 끈’의 창설자로 참교육을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김 선생님이 일찌감치 참교육을 실천하고 계시는 허병렬선생님의 한국학교에 쌍둥이 딸을 보내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지요. ^^

 

뉴욕한국학교는 지난해 여름까지 브롱스의 케네디스쿨을 빌려서 주말 시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지난 가을부터 브롱스의 In Tech 하이스쿨로 옮겨 운영되고 있습니다. 약 한달간의 겨울방학을 마치고 지난 1월 27일 개학이 됐습니다. 이번 학기는 6월 16일까지 20주간 운영됩니다.

 

그런데 이날 학교에 가서 깜짝 놀란 것이 생각보다 규모가 아주 컸다는 것입니다. 학부모님들의 참여 열기도 대단했구요. 특히 인상적인 것은 한국인 入養兒(입양아)를 키우는 미국인 학부모님들도 몇분을 볼 수 있었던겁니다.

  

 

미국에 와서 종종 한국인 입양아를 키우는 미국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입양가정이 전부 다 행복한 것은 아니겠지만 입양자녀들을 위해 모국인 한국의 문화와 언어를 배우도록 애정을 기울여주는 미국 부모님들을 뵈면 정말 절로 머리가 수그러집니다.

 

▲ 학부모들이 모인 곳에는 간단한 아침을 위해 베이글이 준비됐다. 한쪽에선 뜨게질 강습도..^^

뉴욕한국학교의 교가 악보도 볼 수 있었습니다. 제목은 뉴욕한국학교의 노래, 허병렬 선생님이 작사하고 고혜순 선생님의 작곡입니다.

‘상쾌한 이 아침에/동생과 언니와 손을 잡고서/한자리에 모여 웃음속에/우리 한국배우며 꿈을 이루자/빛나라 자랑스런 뉴욕한국학교’

 

  

뉴욕한국학교는 유치원 과정부터 고등학교까지 반이 나눠져 있습니다. 학생들의 숫자가 적으니 수업효과는 아주 큽니다. 유치원 어린이들의 수업을 잠시 참관했습니다. 그림이 그려진 한국 지도를 통해 아이들과 선생님이 퀴즈식의 대화를 합니다. 너무너무 귀여웠어요.



 

여기도 학교인만큼 때로는 아이들끼리 다투기도 합니다. 교장을 맡고 있는 최선경 생님은 사소한 일로 다툰 두 학생을 다독거리며 화해를 시키더군요. ^^ 최선생님은 허병렬 선생님의 한국학교 제자이기도 한데 따님도 한국학교를 다니고 있어요.

 

 

비록 주말에만 운영되는 학교이지만 학사관리는 엄격합니다. 결석은 말할 것도 없고 만약 사정이 있어서 수업을 빠지면 개근상에서 제외됩니다.

공교롭게 올해는 5월 5일이 토요일입니다. 한국의 어린이날은 5월 5일은 뉴욕한국학교의 개교기념일이기도 합니다. 개교일마저 이 날을 잡은 허병렬 선생님의 남다른 애정이 느껴집니다.

 

올해는 개교 39주년입니다. 이날 한국학교에서는 학습발표회를 한다고 하네요. 그리고 학기가 끝나는 6월 16일엔 졸업식과 방학식이 열리고 학생들의 노래자랑도 있다고 하니 꼭 가봐야겠습니다.


 

한인자녀들을 위한 영원한 교육자이신 허병렬 선생님은 한가지 꿈이 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한국옛날 이야기’라는 영어 교재를 제작하는 겁니다. 총 12장으로 나뉜 이 교재는 한국의 생활문화를 그림과 함께 미국의 생활양식(生活樣式)과 비교풀이해 아이들의 흥미를 돋구고 있습니다.

 

저도 잠깐 봤는데 너무나 재미있고 유익했습니다. 선생님은 “난 교과서 냄새가 나는 책은 싫어요. 애들이 이해하는 언어로 교과서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을 재미있게 구성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책은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고 저절로 깨닫게 하기 위해 만들었어요”하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러나 이 교재는 제본과 장정을 갖추지 못한 채 약식교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예산문제 때문입니다. 허병렬 선생님은 “돈이 없어서 책을 만들지 못했어요. 하지만 언젠가는 책으로 내는게 꿈이에요”하고 萬年(만년)少女(소녀)처럼 곱게 웃음을 지으셨습니다.

 

공연히 제가 죄송했습니다. 우리 자녀들을 위한 훌륭한 책을 고안하고도 돈이 없어 제대로 된 교재를 만들지 못하시는 선생님을 뵈니 말입니다. 지구촌시대라고 합니다. 이제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 남쪽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전 세계에 퍼져 있는 800만 한인들이 살고 있는 곳이 바로 대한민국의 영토입니다.

 

대한민국의 소중한 인적자산인 우리 동포자녀들이 자랑스런 한국인의 정체성을 갖도록 반세기를 헌신한 노교육자에게 본국 정부는 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지 답답합니다.

이처럼 훌륭하게 운영되는 한국학교에 예산도 지원하고 훌륭한 교재들이 있다면 해외한인교과서로 채택해 지구촌의 동포자녀들에게 배포되는 날이 빨리 오기를 소망해 봅니다.


한동신 2012-03-05 (월) 20:26:12
선생님, 건강하세요!
저 영화하는 한동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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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자 2012-03-11 (일) 23:22:46
안녕하세요?  글, 잘 읽고 갑니다. 항상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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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춘 2012-03-12 (월) 01:08:47
아름다운 글 !
감사합니다 !
^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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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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