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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이네의 미국살이
놀러 온 미국과 살러 온 미국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어쩌다 정착한 곳이 허드슨 강변의 작은 마을. 두 아이를 키우며 초보이민의 씁쓸함과 달콤함을 번갈아 느끼고 있다. 한국살이 미국살이 비교 체험 극과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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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드슨강변의 황홀한 재즈선율

글쓴이 : 훈이네 날짜 : 2011-07-24 (일) 23:48:47

  

제가 사는 동네엔 그림같은 허드슨강을 끼고 있는 아주 멋진 강변 공원이 있답니다. 말 그대로 강변공원, 워터프런트 팍(Waterfront park)이라 하지요. 오늘은 여름내 열리는 재즈콘서트와 날마다 펼쳐지는 놀라운 자연의 아름다움을 소개할까 합니다.

 

  

매년 6월말부터 8월말까지 두 달간 이 강변에서 수요일 저녁마다 수놓는 재즈의 선율(旋律)은, 모든 이들을 행복으로 초대 하곤 합니다. 저녁 6시30분부터 8시30분까지 두 시간동안 진행되는 재즈 콘서트는 해마다 그 멤버들이 바뀌긴 하지만, 그래도 이 카운티에서는 꽤 인지도(認知度)가 있는 뮤지션들이 연주를 하고 있어요.

 

 

시작할 시간이 되면, 모두들 접이식 간이의자나, 이불 또는 담요를 펼치고 앉아 자리를 잡는답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와인 잔을 들이키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들. 몸이 불편하신 나이 드신 분이나, 장애를 가진 분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함께 둘러 앉아 재즈를 즐깁니다. 흥이 넘치는 분들은 무대 가까이 나와 정겹게 춤을 추기도 하구요. 정말이지 너무나 행복해 보입니다.

 

 

 

첫 해는 한없이 부럽기만 했는데 세월의 흐름속에 어느 새 저도 함께 즐기게 되었네요. 사실 이 곳에서 8년 가까이 살아오긴 했지만, 이렇게 여름을 신명나게 만끽하는 건 이사 오던 첫 해 이후 올 해가 처음이 아닐까 싶어요. 첫 해엔 미처 정이 들기 전이라, 모두 다 부러움의 대상이었지만 이젠 마을 주민의 넉넉한 마음으로 즐기게 되니 더없이 좋답니다.

  

  

더욱이 이 공연의 장점은 많은 사람들이 몰리지 않는다는 겁니다. 작고 평화로운 콘서트에 알맞은 인원(분위기를 맞추어 흥을 돋구기에)이어서 너무도 쾌적(快適)합니다. 넓은 잔디밭 공원에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오감을 이용해 음악회를 즐기지요.

 

 

때맞추어 불어오는 강바람은 하루 동안의 모든 피로를 풀어내기엔 그저 그만이랍니다. 맨발에 깔깔거리며 달음질을 치는 아이들. 그 뒤를 따르며 함박 웃음을 짓는 엄마.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피어납니다.

 

이곳의 콘서트가 빛나는 것은 해질녘 허드슨 강 너머 서녘을 불게 물들이는 저녁놀입니다. 피날레가 다가올수록 점점 해가 서산 너머 조금씩 조금씩 기울어지는데 그 모습이 실로 장관입니다.

  

 

강 건너 허드슨 밸리의 구름너머 빨갛게 달아오른 해가 걸리면 주위의 모든 하늘과 구름이 선홍과 주홍, 분홍의 프리즘으로 산란되며 황홀경(怳惚境)을 만듭니다. 정말이지 넋을 잃고 쳐다보게 되는 순간입니다.

 

 

요즘은 저녁 무렵 강변에 나가, 지는 해를 마주 보는 것이 저의 일상이 되었답니다. 벌겋게 타오르던 태양이 하루 동안의 마무리를 위해 붉은 열정(熱情)을 토해내는 그 짧은 순간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이 세상의 저무는 어떤 것이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을까! 가슴이 꽉 차오르는 순간이기도 하지요.

 

 

조용히 찰싹이며 흐르는 강물을 마주보며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 아름다운 순간을 담아 간직하기 위해 열심히 셔터를 눌러대는 사람들. 그들 모두의 입가에는 환한 미소가 늘 뚝뚝 떨어집니다.

 

 

  

펄럭이는 강바람을 마주하며 간이 의자에 않아 책을 읽거나 잔디위에 담요를 깔아놓고 편히 누워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그 모든 광경들은 누군가 그렇게 말한 것처럼 사람이 정말 꽃보다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는 겁니다.^^

 


 

콘서트가 끝나고 주위가 어둑어둑 해지면 자, 이번엔 내 어릴 적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반딧불이의 축제가 펼쳐집니다. 서로 내기라도 하듯, 그 푸르른 잔디밭위로 꼬리끝의 불빛을 발산하는 그들을 가까이 보는 건 또 하나의 환상(幻想)입니다.

 

가볍게 몸을 날리며 아름다운 불빛을 선사하는 그 작은 곤충들을 동양의 이방인이 무척이나 어여삐 여긴다는 것을 알런지…. 여기 반짝, 저기 반짝, 손에도 잡히거든요! 행동이 날쌔진 않은 것 같아요. 하하.

 

상상해 보세요. 깊은 숲속이 아닌 곳에서 반딧불이의 반짝이는 불빛과 미풍에 살랑대는 나뭇잎의 속삭임. 출렁이는 물결소리. 상쾌한 강바람이 내 몸을 감싸며 아련한 추억(追憶)들을 풀어내는 곳. 한 편의 그림동화가 떠오르지 않으세요?

 

다음엔 이곳에서 열리는 야외영화 상영과 신비로운 밤하늘을 소개해드릴께요. ^^


김성아 2011-07-25 (월) 07:14:08
정말 이런데서 살아보고 싶네요. 한동신선생님도 계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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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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