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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 온 미국과 살러 온 미국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어쩌다 정착한 곳이 허드슨 강변의 작은 마을. 두 아이를 키우며 초보이민의 씁쓸함과 달콤함을 번갈아 느끼고 있다. 한국살이 미국살이 비교 체험 극과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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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바다속의 불꽃놀이

글쓴이 : 훈이네 날짜 : 2011-07-06 (수) 05:10:19

 

어려서 불꽃놀이하면 그저 멋지다, 화려하다. 그렇지만 흔하게 볼 수는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미국생활을 한 뒤로는 달라졌습니다. 이제 불꽃놀이(Fireworks) 하면 7월 4일 독립기념일부터 떠오르니까요.

 

정말 불꽃놀이는 독립기념일의 대표적인 축하쇼입니다. 이날 미국에서는 대도시는 물론, 크고 작은 시골 촌구석까지 전역에서 대대적인 불꽃놀이가 펼쳐졌습니다. 미국에서 살다보니까 독립기념일의 불꽃놀이가 슬그머니 기다려지는 축제가 되는 것 같아요.

 

비록 우리의 독립기념일은 아니지만 미국인들이 즐거워하는 여름축제를 함께 기뻐하는 것도 좋은 일이니까요. 특히 독립기념일은 여름이 본격화되는 7월 초순인만큼 더 편안하고 흥겨운 기분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사는 타운은 그림같은 허드슨 강을 끼고 있어 해마다 이곳에서 불꽃놀이가 펼쳐집니다. 이날은 인근 타운에서도 불꽃놀이를 보러 많은 이들이 오기 때문에 그야말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룹니다.

 

하루종일 사람들은 신명난 음악과 춤을 즐기고 바비큐도 해먹고 담소도 나누며 시간을 보내다 해가 지고 완전히 주위가 어두워지면 하이라이트인 불꽃놀이가 시작됩니다.

 

대략 시간은 9시30분부터 20~30분간 폭죽을 쏘아대는데 비가 올 경우는 따로 날을 잡아 불꽃놀이를 하기도 합니다.

 

불꽃놀이는 꼭 7월 4일만 하는게 아니구요. 하루 전에 하는 곳들도 많습니다. 몇 년전에는 뉴저지로 넘어가 포트리 부근에서 한 불꽃놀이를 본 적이 있는데 아주 규모가 커서 놀라기도 했어요.

 

맨해튼 허드슨 강변의 부두(Pier) 96 일대에서 하는 불꽃놀이는 메이시스 백화점 주최로 가장 유명하고 화려한 것으로 잘 알려졌는데 이것을 현장에서 구경하려면 점심까지는 가야 합니다. 경찰 통제아래 차량은 물론, 도보객들도 더 이상 입장을 시키지 않기때문입니다.

   

뉴욕주 웨체스터 카운티에서는 바할라라는 타운에서 독립기념일 전날 불꽃놀이가 대대적으로 펼쳐져 연 이틀 구경 간 이들도 많습니다.

 

독립기념일을 맞으면 사제 폭죽(爆竹)들이 팔리는데 덕분에 하루종일 동네 여기저기서 뻥뻥 터지는 소리가 요란했습니다.

 

뉴스에 따르면 이번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펜실베니아와 네브라스카, 캘리포니아 등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주들이 폭죽 판매 규정을 대폭 완화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안전상의 문제로 일반인에 대한 폭죽 판매를 금지해왔는데 금융위기 이후 재정난이 악화하자 폭죽 판매 규정을 좀 느슨하게 한 것이지요.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거주자들에게 판매하는 폭죽의 종류와 양은 제한하는 반면, 다른 주 사람들이 찾아오면 훨씬 많이 살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인근 뉴욕 뉴저지의 주민들에게 많이 팔겠다는 전략이지요. 어차피 시끄럽게 터뜨리는 것은 자기 사는 곳에서 할테니까요. ^^

그런가하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텍스스와 같은 남부 지역 일부 주들은 화재 위험으로 폭죽 사용을 엄격하게 단속해 주민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고 합니다.

 

답스페리의 워터프런트 파크에는 하루종일 사람들로 북적댔는데 8시가 지나면서부터 접이용 의자들을 들고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해 그 넓은 공원이 입추(立錐)의 여지(餘地)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사람들이 모이는 축제의 현장에서 꼭 만날 수 있는 아이스크림 트럭은 이날 대목중의 대목입니다. 제가 미국 와서 살면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긴 줄을 늘어선 채 아이스크림을 사먹는 것은 처음 봤으니까요.^^

 

 

마침내 9시 20분 첫 번째 폭죽이 터지기 시작하자 사람들의 환호성(歡呼聲)이 터집니다. 쉴 새없이 갖가지 모양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불꽃들이 밤하늘을 수놓자 사람들은 고개를 위로 들고 시선을 떼지 못하네요.

 

늘 느끼는 것이지만 불꽃놀이는 사진이나 동영상보다 직접 봐야 제 맛입니다. 사진찍는 실력이 모자르기도 하지만 눈 앞 가득히 펼쳐지는 불꽃과 귀청을 울리는 천둥소리의 폭죽은 현장만큼 생생한 곳이 없기때문이지요.

  

불꽃놀이가 끝나고 한꺼번에 사람들이 귀가하는 바람에 인근 도로는 약 1시간동안 정체현상을 빚기도 했습니다. 대형 불꽃놀이가 펼쳐지는 곳은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으면 2~3시간 길에서 막혀 있을 각오를 해야 합니다.

 

어쨌든 올해도 풍성하게 끝난 독립기념일 불꽃놀이,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내년을 기약해 봅니다. 다음엔 동네를 벗어나 새롭게 불꽃놀이를 만끽(滿喫)하고 싶네요. ^^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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