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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원각사 일기 (1)

훈이네의 미국살이
글쓴이 : 훈이네 날짜 : 2020-03-29 (일) 10:4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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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17년만에 모국서 겨울을 나면서 가장 그리운 곳 중 하나가 뉴욕원각사였어요. 뉴욕원각사는 미국에 오고 16개월만에 알게 된 한국 절이었습니다.

 

사실 전 한국에선 추석 차례나 시할머님 제를 지낼 때만 절을 다녔는데 미국에 와서 남편과 함께 자연스럽게 절을 다니게 되었어요. 200312월 처음 자리잡은 곳이 한인타운과는 거리가 있는 웨체스터 카운티였는데요. 가까운 절을 찾아봤더니 뉴욕주 타판에 불광선원이 있어서 이따금 법회일에 참석하곤 했습니다.

 

그때만해도 뉴욕원각사는 전혀 몰랐는데 2005년 봄 어느날 남편이 가져온 한인신문에 조그맣게 광고로 찬불가 법회를 한다는 광고가 난걸 보았어요. “뉴욕주 오렌지카운티에 한국절이 있었네. 우리 한번 가보자했지요.

 

알고보니 뉴욕의 유명한 프리미엄아울렛몰이 있는 우드베리에서 10분이면 가는 곳이더군요. 뉴욕원각사는 무려 32만평의 광활한 도량(道場)으로 그림같은 풍치를 자랑하는 곳인데요. 1974년 미동부에서 최초로 창건된 한국사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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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원각사는 세계에 한국불교를 알린 숭산큰스님과 법안큰스님의 원력으로 미동부에서 창건된 사찰입니다. 숭산큰스님은 1966년 일본 홍법원 건립 이후 40년 가까이 세계를 돌며 30여개국에 120여개의 선원을 세우는 등 한국불교 세계화의 효시(嚆矢)와도 같은 분입니다. 그런데 뉴욕원각사는 창건되기까지 법안 큰스님과 불자들의 특별한 인연이 있었답니다.

 

19744월 어느날 동국대 부총장을 역임한 법안스님이 유학차 도미하는 길에, 뉴욕 맨하탄의 한 식당에서 점심을 들고 있었습니다. 식당에서 우연히 스님을 보게 된 노보살님들 몇분이 너무 반가워 그 자리에서 절을 드렸다고 해요. 당시만 해도 미동부엔 한국사찰이 없었기 때문에 이분들은 집을 돌아가며 가정법회를 드렸는데 한국서 오신 스님을 만났으니 얼마나 반가웠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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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문곡직하고 스님을 붙잡고 뉴욕에서 절을 만들어달라고 간절히 부탁했더랍니다. 불자들의 사정이 딱하긴 하지만 유학의 큰 뜻을 위해 온건데 어떻게 그렇게 할 수가 있었겠어요. 결국 불자들은 곧 부처님탄신일이 다가오니 그때만이라도 법회를 이끌어달라고 청하였고 스님도 응낙해 뜻깊은 부처님 오신날 법회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법안스님은 보스턴으로 가서 재미홍법원을 세워 포교활동을 하는 숭산스님에게 뉴욕 불자들의 간곡한 뜻을 알렸고 숭산스님은 1974년 맨하탄에서 뉴욕원각사를 창건하고 일본홍법원에 있던 구윤각 스님이 초대 주지를 맡았습니다. 법안스님도 부주지의 인연을 맺고 유학생활 틈틈이 뉴욕원각사에서 법회를 이끌었습니다. 이듬해 구윤각 스님이 원각사를 떠난후 법안스님이 주지를 맡았고 이후 원각사는 빠른 속도로 발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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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회일 절을 찾는 불자들이 점점 늘어나 좁은 법당에 들어갈 자리가 없게 되면서 1978년 뉴욕 잭슨하이츠에 있는 건물을 매입해 자체 법당을 마련했고, 82년에 다시 맨해튼으로 법당을 옮겼습니다.

 

동국대와 조계종단에서 교육전문가이기도 했던 법안스님은 미대륙이 한국불교의 새로운 터전이 될 것을 내다보고 본사 급 규모의 사찰과 불교대학 설립을 발원(發願)했습니다. 마침내 기회가 왔지요. 1986년 뉴욕 업스테이트에 소재한 현재 원각사로 자리를 잡은 것입니다.

 

본래 이곳은 유태인의 하계 청소년 수련장으로 이용하던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10여채의 집과 건물, 농구장, 수영장, 운동장 등이 있는 어엿한 캠퍼스 규모였지요. 이곳에 한국 전통 대가람을 조성하고 세계불교대학의 기초를 세우려 한 스님의 꿈은 그러나 1988년 급작스런 병마로 위기에 처했습니다. 대작불사를 위해 노심초사(勞心焦思)하며 건강을 돌보지 못한 것이 병을 얻게 된 원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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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건강이 더욱 나빠지면서 원각사는 조금씩 퇴락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2004년 법안스님은 해외불사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던 정우스님에게 원각사를 이끌어줄 것을 부탁하였고 마침내 한국의 불보사찰 통도사 직계 사찰로 들어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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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원각사 회주 정우큰스님과 주지 지광스님이 불자들과 함께 했다

 

주지를 맡은 정우스님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원각사 도량 정비에 나섰고 당시 보스턴에서 박사과정 공부를 하고 있던 지광스님이 부주지 소임을 맡고 보스턴과 뉴욕을 오가며 법회를 이끌었습니다.

 

법안큰스님은 2007년 열반에 들었지만 당신이 서원한 한국불교 세계화의 꿈은 정우큰스님이 2009년부터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대작불사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주 유일의 부처님진신사리탑과 미동부 최대의 청동불상을 건립하고 고려시대공법을 재현한 대웅전과 무량수전, 동당 서당 건립의 엄청난 불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수령 900여년의 대들보와 서까래로 지어진 대웅전은 내부에 기둥이 없는 양식으로는 세계최대의 너비로 장차 미국의 국보가 될만한 절집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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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경천동지(驚天動地)할 변화상을 보이고 있는 원각사지만 2005년 봄 찬불가 법회가 열렸을 때만해도 참석 불자들도 많지 않고 한없이 쓸쓸한 분위기였습니다. 그날 법회에 참석한 후 남편과 함께 좀 멀긴 하지만 우리라도 원각사에 열심히 나오자고 약속하였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는한 매주 원각사 법회에 참석하였고 특히 2013년 여름부터는 아예 집도 근처에 이사를 와서 시시때때로 찾는 곳이 되었지요.

 

그런 원각사를 석달 이상 오지 못했으니 그리울 수밖에요. 지난 3일 뉴욕에 돌아온 후 대부분의 일과를 원각사에서 함께 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코로나19로 지난 15일부터 불자들이 참여하는 법회는 중단되고 부처님오신날 법회도 5월로 순연되었지만 절에서도 할 일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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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광활한 도량을 관리하는 일도 만만치 않고 긴 겨울 동안 못한 일들이 쌓여 있거든요. 특히 요즘엔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법당에 걸린 700 여개의 연등을 떼어 새롭게 연잎 장식을 붙이는 일도 많은 정성과 시간이 들어가는 일입니다. 다음 소식 기대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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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훈이네의 미국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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