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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 온 미국과 살러 온 미국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어쩌다 정착한 곳이 허드슨 강변의 작은 마을. 두 아이를 키우며 초보이민의 씁쓸함과 달콤함을 번갈아 느끼고 있다. 한국살이 미국살이 비교 체험 극과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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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하야하기 좋은 날

촛불의 물결..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글쓴이 : 훈이네 날짜 : 2016-11-26 (토) 04:24:15


 

모처럼 모국 방문을 하고 있었습니다. 본래 뉴욕에 돌아오는 일정은 10월말이었는데 보름을 연장했습니다. 광화문광장에서 매주말 열리는 민중총궐기에 참여하기 위해서였어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자 정치적 동물이라고 하지요. 인간으로서 우리 삶을 구성하는 사회와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지만 특히 우리 한국인에게 정치는 숙명(宿命)과도 같다고 생각해요.

 

여전히 남북이 갈려 있고 지난 한세기 그 누구에도 비길 수 없는 시련을 겪은 우리 민족 아닌가요. 한민족에게 정치는 관심 있고 없고 정도가 아니라, 생존 그 자체라는 거죠.

 

뉴욕으로 이민을 간지 십수년이 되었기 때문에 모국에서 살고 있는 분들과는 조금 다른 환경적 요인이 작용하지만 드라마와 뉴스를 거의 실시간으로 보고 인터넷을 통해 연결된 상황에선 이젠 사실 같은 생활권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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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정치상황이 단지 모국의 국민들에게만 해당되는게 아니라 해외동포들에게도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대부분의 해외동포들은 모국에 조건없는 애정(愛情)을 갖습니다. 우리가 고향을 떠나면 그저 그립고 보고싶고 좋은것만 생각나는것처럼요..모국에 좋은 일이 생기면 함께 기쁘고 궂은 일이 생기면 같이 슬퍼하게 됩니다.

 

한류열풍이 불면서 코리안의 일원이라는게 정말 감사하고 뿌듯했고 큰 재난이나 부끄러운 사고, 안좋은 일들이 터지면 부끄럽고 화가나고 하는거죠.

 

하지만 요즘 벌어지는 일들은 상식을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것들이어서 말문이 막힐 정도입니다. 공교롭게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던 2014년 봄에도 한국에 있엇습니다. 그때 오전에 TV속보로 세월호 사고가 났다는 자막(字幕)이 뜨길래 가슴이 덜컹 했어요. 하지만 그리 멀지 않은 바다에서 날씨도 좋고 해서 어렵지 않게 구조하겠지 생각했지요.

 

계속 자막으로 속보가 나오는데 제발 희생자가 없기를 기도했습니다. 오전 11시 넘어선가 전원 구조라는 속보가 뜨더군요. 비록 앞서 두사람이 희생됐지만 정말 다행이다.. 가슴을 쓸어내렸어요. 그런데 얼마 안가 터무니없는 오보(誤報)라는게 밝혀졌고 수백명의 아이들이 갇힌 채 배가 침몰했다는 소식은 경악(驚愕) 그자체였어요.

 

그후로 일어난 사건들은 굳이 얘기할 필요도 없겠지요. 언론은 온통 유병언과 구원파 얘기로 도배 되고 재난 콘트롤의 주체가 되야할 박근혜와 청와대, 정부의 책임은 온데간데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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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난 9월에 최순실뉴스가 처음 수면으로 떠오르면서 두달간 우리는 지금 벌어지는 일들이 현실의 것인지 환상속의 일인지 얼떨떨하고 핵망치에 얻어맞은듯한 충격(衝擊)속에 있습니다.

 

세월호에서 어이없는 죽음을 맞은 희생자들이 너무나 가엽고 슬픕니다. 무엇보다 2년반이 지나도록 참사의 원인도 진실도 규명되지 않고 책임져야 할 정부가 회피하는 것이 너무나 화가 납니다. 그것도 모자라 이젠 세계 어느 후진국에서도 일어날 수 없는 대통령의 국정파탄 행위라니 도저히 용서할 수도, 용서해서도 안됩니다.

 

해외동포의 한사람이지만 마침 한국에 있으니 광화문에 가자, 그곳에서 박근혜하야를 외치자, 이나라 이민족을 바로세우는데 동참하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뉴욕에 돌아가는 일정을 두주 늦추고 광화문에 나갔습니다. 12일 친구와 함께 광화문에 도착한 것은 정오가 막 지나서였어요. 행사 시작 시간은 오후 4시였는데 처음엔 빈 거리가 눈에 띄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이 많이 몰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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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보다는 경찰 버스들이 너무 많아 놀랐는데 일찌감치 줄지어 차벽을 만든걸 볼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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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광장에서는 김재동(위 사진 일어선 사람)이 마이크를 잡고 있었어요. 여러 사람들이 발언을 했는데 한 아주머니가 인상적인 말씀을 하더라구요. “오늘은 하야하기 좋은 날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환호와 박수를 보냈지요.

 

전 모국 국민들이 잠자고 있는줄만 알았어요. 근데 아니더라구요. 제가 생각하는것보다 훨씬 깨어있었습니다. 어린 아이들조차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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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시간은 아직 멀었는데 지하철 시청역에서 내리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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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경엔 이미 시청앞 광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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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가 축제처럼 벌어지니 먹거리를 파는 노점들도 불티나게 특수를 누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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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있게 메뉴표와 함께 박근혜퇴진 구호도 붙었구요. 닭꼬치와 박근혜퇴진이 묘한 뉘앙스를 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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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달고나 뽑기는 왜 있는지 모르겠지만 암튼 추억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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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당 이름이 처음 만들어졌을때 순한글이라 정감이 가기보다는 좀 이상한 느낌이 들었는데 알고보니 한자로 풀어보니 신천지가 되더라는..거참 새누리 당원들 졸지에 신천지 교도 된셈이니 찝찝해서 어떡해요. 최순실 패거리들은 새누리 작명을 하고 얼마나 뿌듯했을까요..머잖아 새누리의 이름이 또 바뀌겠지만 이름이 바뀐다고 그 정체성이 어디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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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일인시위자가 써온 투박한 배너를 보며 공감이 안갈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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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혁명당시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마리 앙트와네트 왕비를 패러디 한 것인데 '말이 안통하네뜨' 참 기발한 작명이네요. 사실 마리 앙트와네트는 억울하게 희생된 비운의 왕비이니 오늘날 한국의 이성을 상실한 박근혜댓통과 비교된 사실을 알면 저승에서도 편치 않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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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 종로쪽 대로에도 이렇게 인산인해였어요. 이날 언론은 100만명이라고 했는데 제가 볼때는 도심 한복판 도로마다 사람들이 꽉 찼는데 실제 참여인원은 150만명도 넘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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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숲을 헤치고 겨우겨우 가는데 인도와 도로사이에 수녀님들이 조용히 앉아서 시위를 하고 계시더라구요. 사랑해요 수녀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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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어린 꼬마들도 부모와 함께 나와 등에 '하야하라'는 구호를 붙이고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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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동아일보에서 청계천 사이길에서 원광대 이재봉교수님이 100만원어치 김밥과 생수를 준비해서 나눠주고 있었어요. 그 옆에선 자유발언을 할 수 있는 간이 무대가 만들어졌구요. 저도 한줄 가져가라 하셨지만 기부는 못할 망정, 젊은이들을 위한 김밥을 축낼 수 있나요. ^^  정말 여기저기서 소리없이 봉사하시는 분들 참 많았구요, 머리가 수그러집니다. 존경합니다.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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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어두워지면서 촛불을 하나씩 준비하고 있습니다. 촛불의 물결을 어디서 찍으면 좋을까 고민하다. 인근 빌딩에 들어갔습니다. 다행히 20층까지도 제지되지 않고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창밖으로 내려다보니 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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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를 바로 세우려는 노도(怒濤)와도 같은 시민의 대물결을 현장에서 보고, 제가 또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이 정말 기뻤구요. 흥분된 하루였습니다. 훗날 역사는 이날을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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