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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신의 사람이 있었네
뉴욕에서 1991년 문화이벤트사 ‘오픈 워크’를 설립한 필자는 20여년간 북미 지역에 한국 영화, 공연, 전시를 기획해 왔다.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열린 임권택 감독 회고전을 비롯, 최은희, 김지미, 고은정, 박완서, 안숙선씨 등 쟁쟁한 한인 예술가들을 미 주류 무대에 알린 주역이기도 하다. 한인예술인부터 주류사회 정치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뉴스메이커들의 생생한 육성을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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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임순례 감독과의 재회

글쓴이 : 한동신 날짜 : 2011-09-26 (월) 02:40:21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Rolling Home with a Bull)’으로 뉴욕을 다시 찾은 임순례 감독을 모마 한국영화제(9.22-10.2) 오프닝 리셉션에서 만나서는 서로 얼싸 안고 기뻐했다. 그는 사실 어쩌다 영화제에 가야 만나는 사람인데, 볼 때마다 오랜 친구를 만나는 것과 같은 깊은 맛을 주는 사람이다.

 

▲ 임순례 감독과 함께.  photo by 김성아 

예전보다 더욱 부드러워진 미소와 함께 내적으로 더욱 단단해진 그의 모습이 영화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photo by 김성아

영화는 부모님과 함께 사는 청년이 소를 팔러 갔다가 7년 전에 헤어진 애인을 만나 이런저런 우여곡절(迂餘曲折)끝에 소와 함께 집으로 다시 돌아 오는 내용으로 담담한 묵화(墨畵)같은 영화다.

 

▲ 오프닝리셉션에서  모마의 수석큐레이터 로렌스 카디쉬(왼쪽두번째부터), 임순례감독, 조윤정 코리아 소사이어티 필름디렉터, 홍윤아감독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photo by 김성아

MoMA (The Museum of Modern Art)와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한국영화제의 오프닝에 상영되는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의 임순례 감독에 대한 아래의 글은 뉴욕중앙일보에 실렸던 글을 정리한 것이다.

 

▲ 배우 김성아 씨(왼쪽)와 조윤정 코리아소사이어티 필름디렉터와 함께 

누구에겐가 긴 여운을 남기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분명히 행복한 사람이다. 며칠 전 임순례 감독이 들려준 영화감독으로 사는 하루, 여자로서 그리고 사람으로 사는 얘기가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우리나라 여성감독을 대표하는 이름, 임순례 감독은 힘을 주어 말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가 하는 말에는 힘이 실려 있다. 부풀리면 더욱 우스꽝스러운 그의 영화의 인물들이 그러하듯, 그가 들려주는 얘기 또한 진솔하다.

 

photo by 신지윤

“영화 ‘여섯 개의 시선(2003)’은 박찬욱, 박광수 감독 등 우리 나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감독 6명이 사회에 대한 감독 저마다의 시선을 담은 옴니버스 스타일의 영화입니다. 뒤늦게 합류한 내가 무슨 주제로 만들까 생각할 때, 어느 감독이 그래요. 내 외모 때문에 겪은 에피소드는 어떠냐구.”

그래서 임순례 감독은 ‘그녀의 무게’로 ‘여섯 개의 시선’중에 한 시선을 맡았다. ‘그녀의 무게’는 얼짱, 몸짱을 요구하는 사회와 직면하게 되는 졸업을 앞둔 상업여자고등학교의 학생들의 얘기다.

특히 뚱뚱하기 때문에 직장을 얻기 힘든 여고생을 통해 외모지상주의가 대세인 한국사회에서 사는 자신의 경험을 표현했다는 임감독은 직접 만나 보면 사진보다 훨씬 날씬하고, 예리하지만 아주 따뜻한 눈매를 지닌 매력있는 여성이다.

몸무게보다는 마음의 무게가 더 먼저 느껴지는, 그래서 그가 만든 영화들을 보면 저절로 눈물이 나는, 그리고 바로 내 얘기 같아 잊을 수 없나 보다.

  
▲ 모마 큐레이터 로렌스 카디쉬 photo by 신지윤

감독 임순례가 그리는 사람들은 소외된 사람들이다. 변두리 극장에서 표를 파는 처녀이야기를 그린 ‘우중산책(1994)’ 이 그가 만든 첫 영화이자, 단편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photo by 신지윤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도 오늘과 별반 다를게 없는 매표소 아가씨의 일상이 영화제 심사위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감독으로서 보이지 않는 움직임의 미세한 부분까지도 놓치지 않는 치밀한 연출력으로, 이름 없는 배우들은 그가 원하는 영화적 인물로 다시 태어났다.

마치 극장표를 파는 아가씨가 배우가 아닌 실제 인물같아, 외로워 떠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 보는 내 가슴에 허한 바람이 세게 불었다.

매표소 아가씨의 그림자는 임 감독이 만든 다른 영화들에도 계속 어른거린다.

‘임순례’이름과 동일시될 만큼 그의 첫 장편 데뷔작이자 클래식이 된 ‘세 친구 (1996)’는 이른바 사회에서 낙오(落伍)된 3명의 청년 얘기다.

못생기고, 능력없고, 재주없는, 게다가 고등학교 졸업장을 겨우 딴 3명의 젊은이가 한국사회에서 설 곳을 묻는 이 영화는 젊은 관객들에게 설득력있게 찾아왔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나 할 수가 있고, 바라는 곳은 무엇이나 될 수 있다’는 노래가 우렁차게 퍼지는 대한민국의 뒤안길에서 서성이는 ‘사회 낙오자’들의 애환(哀歡)이 너무나 리얼하게 그려진 ‘세친구’와 ‘와이키키 브라더즈(2001)’를 보며 젊은이들은 오열했다.

스스로 너무 못나서 아팠고, 아무리 생각해도 뚫고 나갈 구멍이 보이지 않아 울었다. 여감독 임순례가 너무나 많은 한국 청년을 울리고 말았다.

“영화를 만들 때도 안생기던 물집이 다 생기네요. 이번 여행이 상당히 타이트한 스케줄이긴 했나 봐요.” 서울을 떠난지가 열흘 된 임순례 감독은 미국에서 열리고 있는 자신의 회고전 및 한국영화제에 선정된 영화를 통해 관객과 만났다.

  
▲ 코리아 소사이어 체어맨 마크 민튼 photo by 신지윤

릴레이 토론이 열리는 종착지(終着地)인 뉴욕에서 관객을 만나고 있는 임 감독은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기에 피곤하다기보다는, 그가 만나는 관객들을 생각하며 긴장하고 있다. 글을 쓰기, 화초에 물주기, 여행하기, 영화만들기- 이 모든 그의 일상이 사람을 향한 그의 열정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나라에서 인정받는 감독이 되고 싶어요. 한국인의 정서를 잘 이해하고 그 정서를 바르게 담은 영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특히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나의 관심은 계속 될 것입니다.”

영화감독으로서는 드물게, 더우기 여성감독으로서는 아주 드물게 어느 새 일곱 번째 영화, ‘날아라, 펭귄’을 최근에 완성한 임순례 감독의 바람이다. 호주머니사정상 유학보낸 아이들을 그리워 할 뿐, 만나러 갈 수 없는 펭귄 아빠의 비애(悲哀)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photo by 신지윤

“눈에 보이는 확실한 그 무엇이 없이 산다는 현실감이 밀려 올 때가 있습니다. 견디기 어려운 시간이지요. 그 때,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만들었던 것같습니다. 한물간 여자핸드볼 선수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힘, 그 동지애를 체험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관객들이 ‘우생순’을 사랑해 주어 더없이 기뻤습니다. 사람은 나의 주제이자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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