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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임의 뒷골목 뉴욕
중앙대학과 동 대학원에서 연극을 전공하고 뉴욕대학 대학원에 유학, 미국의 유명 광고회사에 취직해 미국동포 소릴 들으며 산지 17년. 기자로 출발, 광고회사 카피라이터, 공연기획자, 또 구멍가게 주인으로, 그것도 모자라 연극 연출에 자유기고가로 사는 자유인. 그럼에도 불변하는 한 가지는 뼛속까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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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동포사회에 부는 정치신파 바람

글쓴이 : 앤드류임 날짜 : 2012-01-26 (목) 07:33:38

한국인들이 미국에 와 살면서 미국 사회의 못된 것만 먼저 배운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소송의 남용(濫用)이다. 한국 같으면 당사자 간에 말다툼 한번 하든지 멱살을 한번 잡든지 해서 해결할 일을 조용히 있다가 소송을 거는 게 미국의 정서다. 이런 풍토가 유능한(?) 유태계 변호사들이 만든 미국의 빌어먹을 전통이라는 것은 공공연히 알려진 비밀이다.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길에서 장난을 치며 걷던 한 무리의 미국인들 중 하나가 넘어져 다치는 일이 있었다. 그는 당장 그 바로 앞의 가게를 상대로 소송을 했고 거액의 보상금을 받았다. 길을 제대로 치우지 않아 낙엽이 있었고 그 낙엽을 밟고 미끄러져 넘어졌다는 것이다. 가게 주인은 그들이 가게 앞을 가로막고 장난을 치는걸 뻔히 보고 있었는데도 ‘유능한’ 유태인 변호사에게 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나와 절친한 이탈리안 친구의 레스토랑에서 있었던 일이다. 손님도 아닌 누군가가 들어와 화장실을 좀 쓰자고 하기에 선뜻 그러라고 했더니 잠시 후 다리를 절며 나와 미끄러져 다리를 다쳤다고 하더란다. 그의 보험회사는 수만불의 돈을 물어줬다. 가게 보험료가 오르는 것은 당연했고 말이다.

호의(好意)도 함부로 베풀 수 없게 된 고약한 미국의 인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한국 사람들이 미국에 와서 한국 인심을 잃고 못된 것부터 배운다는 말이 근거 있고 없음을 따질 마음은 없다. 실제로 그렇게 못된 것만 배우고 있는지도 확인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다만 한가지 확인되는 사실이 있다. 몇몇 한국인들이 지극히 구태의연한 한국적 어리석음을 미국까지 와서 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요즘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우파와 좌파, 진보와 보수의 논란에 관한 얘기다.

 

나꼼수를 아시는지. 팟캐스트 방식으로 일반에게 방송되고 있는 나꼼수에 대한 얘기를 한번쯤 들으셨을 것이다. 얼마 전 나꼼수가 뉴욕에서 가진 공연전후로 동포 사회 몇몇 인사들이 나꼼수를 종북좌파라고 맹렬히 비난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한국에 XXX연합이라는 보수 단체가 있다. 이들은 조국 서울대 교수나 노회찬, 유시민 등과 같은 진보 인사들을 종북좌파 세력, 아니 정확히 그들의 표현을 빌면 빨갱이들이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진보나 좌파를 북한의 사주(使嗾)에 따라 행동하는 공산주의 세력으로 보고 매도하는 것이다. 이들은 한국 전쟁 당시 목숨 바쳐 민주주의를 수호한 자신들이 조국을 공산주의를 퍼뜨리려는 세력들로부터 지켜내겠다고 자못 비장하게 외친다. 주로 노인들이 시간을 보내는 종묘 공원에서 말이다.

그들이 외치는 구호에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공산주의를 척결(剔抉)하자는 내용이 들어있다. 그들을 향해 “민주주의의 상대적 이데올로기를 말하려 한다면 사회주의라고 하거나, 공산주의라고 하려면 경제개념인 자본주의를 위협한다고 해야 맞다”고 바로 잡을 필요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진보=좌파=공산주의=빨갱이=종북 세력이라는 확고한 등식만이 있을 뿐이다. 너무나 확고부동해서 함부로 이야기 했다간 독기서린 그들의 악담과 주먹에 뭇매를 맞기 일쑤다.

우기면 다다. 안되면 고함치고 눈물 흘리며 ‘어떻게 지켜낸 조국인데’하며 통곡한다. “진보적으로 생각하면 조국 말아먹고 북한에 먹힙니까?” 라는 질문은 아예 꺼낼 수조차 없다. 신파(新派)를 아는 세대의 신파조 막무가내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

한국에서의 일은 세대교체의 미완성에 기인한다고 해도, 문제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전통이 깊숙이 뿌리내린 미국에서도 한국인들의 신파가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의 정치 또한 부패되어 여기저기서 악취(惡臭)를 풍기는 게 사실이다. 미국이 민주주의나 자본주의의 표본이 되던 시대는 지나도 한참 지났다. 그러나 한 가지, 의회민주주의의 기본만큼은 확고하고-최소한 법안의 날치기 통과는 없지 않은가- 언론의 자유는 철저히 보호되고 있다-미네르바가 미국에서 인터넷에 글 올렸으면 기소되고 체포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미국에 살면서 한국의 XXX연합처럼 공산당, 빨갱이를 찾고 있는 인사들이 그것도 심지어 동포 사회 지도층에 있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나꼼수를 만드는 사람들과 그 방송에 통쾌해하는 사람들을 종북좌파라고 부르는 것이 논리적이고 타당한지에 대해 한 부분만 살펴보면 논란을 쉽게 풀 수 있다. 나꼼수 사람들과 그 팬들이 종북좌파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뭔지를 생각하면 된다.

그들이 북한을 따르는(종북) 좌파로 활동하다가 정작 대한민국이 공산주의화 되었을 때 무엇을 얻는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언론의 자유? 경제의 정의? 북한의 문제가 뭔지 뻔히 아는 국민들에게 이데올로기의 색깔을 씌우는 것이야말로 안보를 위태롭게 하고 대한민국을 부정과 부패로 말아먹는 수구집단을 비호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노무현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이른 바 좌파로 일컬어지던 ‘운동권세대’가 정치와 입법과 행정을 주도했다고 하여 대한민국이 사회주의화 되었는가? 진보는 종북세력이요 좌파라고 일괄 매도하는 것은 ‘보수는 수구꼴통’이라는 일반화와 다를 바 없다.

 

나꼼수 현상은 언론이 언론의 사명을 다하지 못한데서 기인한 사회현상일 뿐이다. 과거 사발통문보다도 정직하고 당당한 불특정인들의 언론참여일 뿐이다. 보수 언론이라는 신문 3사의 기사들을 보신 적이 있는가? 대놓고 편향적이다. ‘보수 언론’이어도 기본적인 공정성은 확보되어야 언론이라 불릴 수 있지 않겠는가? 기사들을 보노라면 그 노골성에 낯이 뜨겁다. 같은 사실이 어떻게 그렇게 정반대로 보도될 수 있는지 세계 어느 나라의 언론에서 이런 현상을 볼 수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보수와 진보, 좌와 우는 전 세계에서 건전하게 양립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사회당이 오랫동안 집권했다고 해서 사회주의 국가가 되지 않았고 영국의 노동당이 집권한들 공산주의 국가가 되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미국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진보적 가치와 보수적 가치를 두고 오랜 세월 대립했지만 진보, 즉 민주당이 집권했다고 좌파들이 득세하고 사회주의화가 되지는 않았다. 미국에서 개혁과 변화가 필요할 때 국민들은 진보에게 기회를 주었고 보수적 가치와 안보의 비중을 느낄 때 보수의 손을 들어주었을 뿐이다.

이런 미국에 살고 있는 동포들만이라도 제발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는 없는 일인가? 곰팡이냄새나는 빨갱이 논리를 안주 삼는 정치적 신파에서 좀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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