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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초에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미국에 도미, 현재까지 뉴욕에서 살고있다. 그동안 여타 이민자들처럼 자영업, 회사생활 등으로 일용할 양식을 구하는 한편 94년부터 커뮤니티 단체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민권운동 활동가의 시각으로 본 미국과 한국의 다양한 문제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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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옵바, 각오 단단히 하세요.” (下) 대선주자 열전

글쓴이 : 차주범 날짜 : 2012-09-06 (목) 02:33:13

한국에선 정치 드라마가 성공하기 힘들다. 현실정치가 워낙 무협지 뺨치게 역동적인 탓이다. 간단하게 말해 한국정치는 후졌다. 단 1년 심지어는 몇 개월 단위로 요동치는 한국 정치판은 개판과 아사리판의 중간쯤 된다. 안철수의 출현과 과열 인기는 한국 정치의 후진성을 여실히 증명한다.

 

www.ko.wikipedia.org 이하사진

그간의 모습에서 유추하면 안철수는 확실히 좋은 사람인 듯 하다. 가진 자의 입장에 설 수 있는 스펙과 경제적 조건을 갖추었음에도 그는 각별한 공공복리 의식을 갖추었다. 매우 희귀한 종류의 인감임은 틀림없다. 정치인으로 안철수는 듣보잡이다. 정치인들이 워낙 거지같아 욕을 먹어 그렇지 정치 그 자체는 나름대로 고도의 전문직이다. 평생 손대는 일마다 성공한 안철수가 정치로도 성공할지 여부는 진중하게 질문해 봐야 한다.

여론조사에서 안철수가 박근혜와 일대일로 맞사지를 떴을 때도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현상은 안철수의 허파에 바람이 들만한 조건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완전히 허수다. 과거 대선의 제 3후보였던 박찬종이나 문국현도 출마선언 시점의 지지율은 무진장 높았다. 그리고 본선에서 개박살났다.

안철수에 열광하며 지지를 보내는 군중의 특징은 대체로 이런 사람들이다. 1. 기존의 양당의 보여준 행태에 염증을 느꼈거나 정치판 자체를 혐오하는 젊은 계층 2.반새누리당 정치관을 가졌으나 민주당도 신뢰하지 못하는 부동층 3.사회적 아젠다에 진보적 입장을 보유했으나 진보정당의 집권에 회의를 느끼거나 가능성이 전무하다고 믿는 엘리트 계층 4.진보정당 계열 사람들을 촌스럽다고 치부하며 세련된 좌파를 열망하는 일부 강남좌파 5.정책이고 나발이고 검은 고양이건 흰 고양이건 새누리당만 잡으면 된다는 반새누리 전선이 절대절명의 승부처인 일부 유권자들. 뭐 대충 이 정도 집단이 안철수 지지율을 떠 받치는 기본 베이스다.

이런 안철수의 기반은 그가 제 3 독립후보로 출마했을 경우 심각한 장애를 일으킨다. 안철수의 지지층은 여론조사에서나 영향력이 있지 선거라는 이름의 전쟁에선 별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이 지지층의 특징은 불만가득 행동부족으로 요약된다. 젊은 애덜의 투표 개무시 액션은 어제오늘 일도 아니고 나머지 지지자들도 심하게 말해 주둥이만 까졌지 조직화된 행동엔 익숙하지 않은 생물들이다. 포털 사이트, 토론 사이트 댓글에만 능하지 현실세계에서 몸을 던져 헌신하는 일엔 지극히 허약하다. 그래서 현재의 안철수 지지율은 거품이 잔뜩 낀 허수(虛數)다. 결국 안철수가 제 3 후보의 위치를 끝까지 고수한다면 자기돈 30억 써가며 생똥을 싸다가 실패했던 문국현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많은 관측은 지금 벌어지는 민주통합당의 대선후보 경선을 준플레이오프 정도로 바라본다. 결국은 안철수와의 단일화를 진짜 플레이오프로 생각한다. 일개 무소속 후보에 휘둘리는 한국 정당정치의 못난 꼬라지다. 설혹 안철수가 민주통합당의 후보와 단일화를 통해 대선후보로 나선대도 문제다. 그럴 경우 안철수의 신선도는 급격히 맛탱이가 가게 되며 그렇게 해서 집권을 하더라도 민주당 당내정치에 휘말려 청와대 정치를 제대로 펼쳐나가기 힘들다.

이런 전후좌우의 사정을 살펴보면 안철수 현상이 가져올 결과물은 헤피엔딩을 장담하기 힘들다. 지금은 기세가 하늘을 찌르지만 그가 출마선언후 본격적인 검증 무대에서 효과적인 전쟁을 치를지는 모르겠다. 제 3후보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던 한국 유권자들의 심리, 몸을 합치기에는 너무 허접한 민주당. 이렇게 두 가지 선택지가 안철수앞에 놓여 있다. 그 중 어느 하나를 선택 하더라도 대선승리엔 어려움이 많다. 안철수에 대한 비관적 전망의 반대논리는 그가 기존의 제 3 후보와는 다른 초절정 고수라는 바램섞인 추측이다. 이 점은 아직 검증된 바 없다.

안철수가 가진 또 하나의 문제는 그가 어떤 정강정책을 가진 후보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안철수의 아빠나 부인도 아마 모를 것이다. 최근에 ‘안철수 생각’이란 책이 절찬리에 판매 중이라지만 대게의 감상평은 관념적 수준의 내용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 하고 있다. 안철수는 이제 증명해야 한다. 그가 진정 미래비전과 구체적인 계획을 가진 대선후보인지 대중에게 보여줘야 한다. 지금과 같은 태도로는 곤란하다.

안철수에게 한 가지 위안거리가 있다면 이번 대선에서 당선되지 않더라도 일정 정도 성과를 남기면 미래가 열린다는 점이다. 그것이 기존 정당 입당이 될 지 아니면 제 3 정당 운동이 될 지 모르겠지만 어차피 대권 재수는 흉이 아니다. 그러니 안철수는 이번 대선에서 승리가 최고의 시나리오지만 지더라도 의미있게 져야 한다.

“안철수 옵바, 선거는 장난이 아니에요. 벤처기업과 대학원 운영과는 차원이 다른 게임이랍니다. 그러니 각오 단단히 하시고 출마하세요.”

정세균 –심심한 당료의 최후 승부-

권력의 속성상 정치인은 가늘고 길게 살기가 힘들다. 국회의원 선수가 올라가고 당료가 되다 보면 결국은 최고 권력을 향해 승부를 던져야 하는 순간이 온다. 거기에서 패퇴하면 정계은퇴고 성공하면 권력자가 된다.

정세균은 어찌 하다보니 대권도전에가지 이른 케이스다. 정세균은 여의도 정치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당료 출신이다. 전라북도 무진장(무주, 진안, 장수, 임실)지역에서 내리 4선을 하고 당대표에까지 올랐었다.

 

정세균은 민간기업 봉직경험과 참여정부 시절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하기도 한 관계로 ‘경제통’이라 평가 받는다. 문제는 정치부 기자들에게나 그렇게 불리지 일반 유권자들은 그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다. 선거의 최대 쟁점 중의 하나가 언제나 경제이긴 하지만 그의 경제통 브랜드는 명품 대접을 못받고 있다.

그간 대선 경쟁에서 정세균과 같은 중진들도 꾸준히 출사표(出師表)를 던져왔다. 하지만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 이들은 당내 기반은 있을지언정 대중적 신망이 너무 낮아 언제나 고배를 마셨다. 노무현과 경쟁했다가 텃밭인 광주 경선에서 마저 밟혀버리고 중도 포기했던 한화갑이 하나의 예다.

하필이면 정세균은 지역기반이 전라도라 또 하나의 장벽을 넘어야 한다. 이 장벽은 정동영도 극복하지 못했던 높은 벽이다. 전라도 출신 민주당 정치인은 유리한 조건과 불리한 조건을 동시에 갖고 있다. 당내에서 언제나 안정적인 지분을 점유해 권력분점을 보장받는다. 덕분에 국회의원 출마에는 유리하고 지역의 몰표로 당선도 쉽게 되지만 전국구 스타 정치인으로 크는데는 한계가 있다. 이런 정황을 잘 알고있는 정세균은 이번 총선에서 과감히 종로에서 출마해 박근혜 캠프의 좌장 홍사덕을 격파했지만 효과가 미미하다. 본인의 능력이라기 보단 수도권 야당열풍에 편승한 승리였다.

지금까지 전라도 출신으로 지역장벽을 극복하고(아니 정확히 말하면 김종필의 충청도와 야합하여) 대권을 쟁취한 이는 김대중 뿐이다. 정세균은 김대중이 가진 아우라에는 한참 못미치기 때문에 이번에 실패하면 재수나 삼수는 언감생심이다. 정세균에게도 한 가지 위안거리가 있다면 대선에서 실패해도 상처가 덜 남게된다. 어차피 지면 끝장인 처지의 주목받는 후보가 아니었기 때문에 국회의원 직은 한 두번 더 해먹을 수 있다.

“정세균 옵바, 옵바는 왜 굳이 대권도전까지 하구 그러세요. 다른 당료출신 중진들처럼 차라리 국회의장이나 다른 쪽을 노리시는게 더 현실적이죠.”

진보 후보(?) –사망 진단서 받은 환자-

통합진보당의 꼴불견은 예견된 참사였다. 유시민의 국참당 계열, 민주노동당 주사파 계열, 진보신당 탈당파가 원칙도 명분도 없이 오로지 정치공학에 입각해 합당하는 순간부터 비극은 시작됐다. 통합안을 부결시킨 진보신당의 결정을 무시하고 탈당하며 노심조(노회찬, 심상정, 조승수)는 낮간지러운 변명을 남겼다. 구민주노동당 주사파들이 예전과는 다르다고 얘기했다. 이런 허접한 변명을 남기고 그들은 지들이 앞장서 결별했던 주사파 골통 새끼들과 다시 합쳤다.

유시민은 열린우리당 시절 진보정당을 비웃으며 이라크 파병을 감행하고 한미 FTA를 추진했던 노무현을 감싸고 돈 얍삽한 캐릭터다. 이미 몇 번의 분란을 일으켜 민주당쪽에선 자리가 없는 그가 이번 총선에선 진보의 탈을 쓰고 과거의 운동권 동지들과 다시 합쳤다.

통합진보당은 총선과정부터 삐끗했다. 민주통합당과의 선거연합 전술로 교섭단체 구성을 희망했지만 관악을의 선거부정 사태로 희망사항이 되버렸다. 그리고 우리가 목격했던 대로 당내 비례대표 경선에서 막장 드라마를 연출했다. 사태의 봉합과정에서 경기동부 주사파만 낙동강 오리알로 만들고 통합진보당 간판을 유지하려 했지만 주사파 새끼들의 막무가내 저항에 뜻을 이루지 못하고 이제 바이바이를 준비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사태는 일반 대중들에겐 이게 뭥미?하는 뜨악한 사태겠지만 진보정당 운동에 매진해 온 사람들에겐 별로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진보신당이 민주노동당에서 갈라져 나온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주사파 쉐이들의 당내 패권주의 때문이었다. 종북주의는 오히려 부차적인 문제다.

이는 통합진보당 사태에서 경기동부 주사파 새끼들만 절대악으로 봐선 안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그 쉐이들이 어떤 존재인지 충분히 알면서도 국회의원 뱃지에 목을 맨 나머지 다시 통합을 감행한 진보신당 탈당파에게도 똑같은 책임이 있다. 정말 분통터지고 짜증나는 광경이다.

통합진보당은 총선에서 자폭하는 바람에 대선전략에도 차질이 생겼다. 일단 독자후보를 내고 총선처럼 선거연합을 통해 연립정부 구성까지 밀어 붙이려고 했지만 이제 통합진보당은 그 누구도 밟기 싫어하는 개똥이 되었다. 얼마전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 철회 방침은 통합진보당 사태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다.

이러니 독자후보를 낸 다 해도 과거 민주노동당 시절같은 매우 제한적인 지지만 받게된다. 통합진보당은 이번 대선에서 안철수의 발톱의 때 만큼도 안되는 변수로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전망이다.

“통합진보당 쉐이들아, 니들은 이번 대선에선 반성하면서 그냥 찌그러져 있어. 괜히 나대다가 주접만 더 떨지 말구.”

지금까지 대선 후보들을 중심으로 대선판을 일별해 보니 이번 대선은 별로 재미가 없다. 한국정치의 최고 리얼다큐 대선이 전혀 흥미롭지가 않다.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문재인이나 안철수의 집권을 절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들이 집권한다 한들 신자유주의 재벌중심 경제기조나 미국에 종속된 대북정책에서 근본적 변화가 생길리 없다. 이미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10년이 증명했다.

민주통합당 지지자들도 박근혜의 집권을 조금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박근혜가 유신공주라고 집권후 유신시대가 다시 찾아온다는 생각은 정신병적 과대망상(誇大妄想)이다. 박근혜가 미치지 않은 다음에야 아닌 이상 2012년 대한민국을 1970년대로 되돌리진 않는다.

지금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서로의 차이를 강조하며 으르렁 대는건 일종의 연극에 가깝다. 실제 차이라곤 백지 한장도 안되면서 권력투쟁의 장에서 애써 변별점을 강조하고 있다.

대한민국엔 기존의 허접한 정당들을 극복할 유력한 제 3의 정치세력이 언제쯤 등장할까? 참 기대난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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