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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주범의 ‘We are America
90년대 초에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미국에 도미, 현재까지 뉴욕에서 살고있다. 그동안 여타 이민자들처럼 자영업, 회사생활 등으로 일용할 양식을 구하는 한편 94년부터 커뮤니티 단체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민권운동 활동가의 시각으로 본 미국과 한국의 다양한 문제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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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퍼즐 맞추기

글쓴이 : 차주범 날짜 : 2010-06-05 (토) 08:41:21

 
 

이 웹진을 창설한 노창현님이 내게 칼럼 집필을 부탁했을 때 다소 난감했다. 한 달에 최소한 2회 정도의 글을 쓴다는게 만만치 않은 작업인 탓이다. 이는 내가 워낙 바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다.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하지 못하는 능력부족에 기인한다.

그래도 일단 시작해 보기로 했다. 노창현님을 워낙 신뢰하고 좋아하니까. 세상만사의 대부분은 인정에 얽매여 결정되기 마련이다.

사실 평소에 글을 많이 쓰는 편이다. 몸담고 있는 단체의 문건 작업부터 3년째 지속해 오고 있는 신문사 칼럼 그리고 개인 블로그까지. 거기에 더해 이 웹진에서도 용감하게 졸필을 과시하기로 마음먹은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나의 글쓰기 스타일은 카멜레온이다. 용도에 따라 문체나 표현, 구사하는 단어가 사뭇 다르다. 공적인 지면에 쓰는 글은 지극히 얌전하다. 다시말해 무지하게 심심하다. 반면에 개인 블로그 등에 쓰는 글은 튀는 면이 있다. 매우 달려준다는 말이다.

일 년을 통틀어 봤을 때 공적 용도의 글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런 종류의 글짓기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글 내용에 있어 정치적 올바름과 표현의 무난함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왜냐하면 글 내용으로 인해 욕먹는 대상이 내가 아닌 몸담고 있는 단체이기 때문이다. 대가리 세포에 과부화가 걸리는 일이다. 이러니 글을 쓰는게 때론 무지하게 고역이다.

공식 지면에 실어야하는 글을 억지로 한 편 그리고 나면 나는 다른 글 작업을 시도하곤 한다. 그 경우는 개인 블로그 등에 게재할 용도다. 여기선 주제 한 가지를 정해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써갈겨 내려간다.

즉 마음껏 싸지르는 해우소로 사적 글쓰기 공간을 활용한다. 이때는 아무리 비난이 쏟아져도 어차피 표적은 나 개인이다. 따라서 여유만만하게 ‘네 뜻대로 해석하세요’를 외칠 수 있다. 전문용어로 배째라 이거다.

그러다 어느 날은 정말 나의 배를 째겠다고 댓글로 달려든 놈이 있었다. 2005년 겨울, 줄기세포인지 이파리 세포인지로 대~한민국을 골때리는 패닉상태로 몰아넣은 황모씨를 둘러싸고 진실공방이 한창일 때였다.

과학자라기 보단 정치인에 가까운 황모씨의 행태를 비판하는 글을 블로그에 썼더니 문제의 그 놈이

이렇게 댓글을 달아 놓았다. “황박사님을 욕보이고 대한민국을 싫어하는 너 같은 새끼는 배를 갈라 창자를 꺼내 줄넘기를 해야 한다.”

나는 그 개의 자제분에게 친절하게 댓글로 화답했다. “내 창자 꺼내봤자 똥순대다. 줄넘기 할 때 똥물 안튀기게 조심해 이 새끼야.”

이곳 웹진에서는 기존의 극과 극이 만나 균형을 이루는 형식미(?)를 구현 해보고자 한다. 심각한 공적 주제를 적당히 명랑한 문체로 풀어 볼 작정이다. 문제는 그 ‘적당히’를 조절하는 균형감각이다. 외줄에 올라탄 광대처럼 한 판 즐겁게 놀아보겠다.

이렇게 예전에 해보지 않던 시도를 하는 즐거움을 누리고자 이 지면에 글을 써 보기로 했다. 그렇다고 없는 사실을 지어내거나 지나친 부화뇌동은 삼가할 계획이다. 사람은 심지어 일기조차도 자기검열하에 쓰는 법이다.

“We’re America”라는 편집인이 작명하신 제목하에 앞으로 다양한 글을 쓸 계획이다. 함축하자면 이민자이자 민권단체의 활동가의 시각으로 본 미국사회 내의 여러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내용이다.

‘장님 코끼리 만지는 격’이라는 표현이 있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일부 사실을 전체의 진실로 호도하는 경우에 사용하는 비유다.

앞으로 내가 쓰는 글이 위의 비유에 해당될지도 모르겠다. 일천한 삶의 경험으로 코끼리같이 거대한 미국을 대상으로 아는척 하는게 사실 건방지기 짝이 없는 시도다.

그럼에도 조그만 퍼즐 조각을 이어붙여 아름다운 그림 한 폭을 완성하듯이, 미국을 부분부분 묘사한 나의 글이 결국은 미국사회 전체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머리를 맞대면 더 좋은 결과물이 생성된다.

“코끼리 퍼즐 맞추기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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