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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의 글쟁이가 키우는 물고기
우리에게 너무나 생소한 직업인 열대어 브리더(Breeder)라는 직업을 갖게 된 켄의 사업이야기. 성공까지는 아직도 멀고도 험난하지만 직장생활은 죽어도 싫기에 망할 때까지 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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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더는 생명의 예술가

글쓴이 : 날짜 : 2010-07-16 (금) 23:38:20
 

일본 유명 브리딩 업체인 B-house의 사장 쿠라츠 씨가 내한하여 세미나를 개최했었다. 내게는 이 직업의 존경스러워야할 선구자인 셈인데 솔직히 별로 정은 안 간다.

들은 이야기로 어느 한국인이 자신의 디스커스(Discus)가 잔뜩 들어있는 대형 수조를 보며 ‘번식(繁殖)은 어렵고 복잡해서 시도하지 않는다’ 라고 했다. 이때 그의 답변이 인상적이었는데 디스커스를 바라보는 그의 철학이 담겨있는 듯 했다.

‘디스커스들이 페어(pair)를 이룰 때 내는 최고의 색을 본적이 있느냐? 당신은 포르노를 왜 보는가? 나는 매일 수십 개의 수조 속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포르노를 감상한다. 이것은 내게 대단한 즐거움이다.’

변태인가 보다. 내가 저런 마음으로 열대어 축양장을 바라본다면 C드라이브 동영상 폴더의 120기가 데이터가 눈물 흘린다.

처음 시작할 때 지인들에게 열대어 브리더란 직업을 이해시키기 위해 얼마나 장황한 설명을 늘어놨던가. 아직도 수족관과 브리더를 구분하지 않는 친구들이 부지기수이다. 그래서 지금도 ‘수족관 하는구만’ 이 말을 엄청나게 싫어한다. 물론 수족관에 종사하시는 분들을 폄하(貶下)하는 말이 아니다. 엄연히 다른 직업을 장난삼아 말하는 것에 이골이 났을 뿐이다.

본론으로 돌아가면 그 때 친구 중 한명이 진지하게 설명을 듣더니 이내 한마디 했었다.

‘뭘 그리 길게 설명해! 그냥 포주구만’

좁다란 수조에 암, 수 한 마리씩 넣고 새끼치기만을 기다리니 틀린 말도 아니요, 기막힌 답변이라 엄청나게 웃었는데 과연 그 친구의 발상과 쿠라츠씨의 철학과 얼마나 다를까?

세상에는 많은 브리더들이 있고 각자의 철학이 있을 테이고 어느 하나 틀린 것 없이 정답이다. 단지 사육하는 수준을 넘어서 생명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며 자신만의 묘미를 찾게 됐으면 한다.

 

▲쿠라츠씨의 대표적 개량 디스커스인 紅月(홍월)

이미 일본에는 유명 브리더들이 있고 이들의 품종은 세계 각지로 매우 고가에 판매되는데 어떤 식으로 평가받던 국내에도 많은 열대어 브리더들이 탄생하길 바란다. 하면 할수록 결코 혼자선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뿐 아니라 다양한 아이디어로 탄생한 어종들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물론 ‘메이드 인 코리아’로 말이다.

간혹 아줌마들이 우리 집 고기도 새끼 낳았다고 한다. 십중팔구 구피나 몰리의 난태생어(卵胎生魚) 종류일 것이다. 애석하게도 그들을 브리더라 부를 수 없다. 그저 수조의 가혹한 환경에서 번식하고자 하는 생명의 본능이 승리했다라고 표현하는 게 더 적절할 것이다.

쑥스럽지만 철학이자 나만의 묘미라고 한다면 ‘생명의 예술가’이다. 어느 특별한 작품을 탄생시키기 까지는 무척이나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세상 어디에도 없던 무늬와 체형을 가진 녀석을 볼 때는, 아마도 쿠라츠씨의 그것과 비슷할 희열감을 느낀다. 아직은 한 종에 불과하지만 언젠가 세계로 뻗어 가리라 믿는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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