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정부가 강도높은 대북금융제재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대주주인 한국은행들이 미국에서 잇따라 돈세탁방지법위반혐의로 적발(摘發)돼 체면을 구기고 있습니다.
농협이 돈세탁방지등에 대한 미연방정부 규정을 준수하지 않다가 연방준비제도와 뉴욕주 금융감독당국에 적발돼 지난 17일 제재를 받은 것으로 27일 확인됐습니다.
연방준비제도(FRB)는 농협과 농협뉴욕지점이 최근 FRB와 뉴욕주 금융감독당국의 감사에서 돈세탁방지법(AML)과 금융보안법(BSA) 위반으로 적발됐다며 오늘 제재내역을 FRB 웹사이트에 게재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돈세탁방지법 위반등에 적발되자 농협 본점은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이경섭행장과 이승훈뉴욕지점장에게 FRB 규정 준수등에 대한 전권부여를 결의했고, 지난 17일 이를 철저히 준수하겠다는 시정합의서(CONSENT ORDER)에 서명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시크릿오브코리아가 입수한 이 시정합의서에 따르면, 앞으로 농협 이사회와 농협뉴욕지점은 60일이내에 돈세탁방지법, 금융보안법, 해외자산통제법에 맞게 내부관리를 강화할 수 있는 구체적 계획을 서면으로 작성, 보고해야 하며, 농협뉴욕지점은 앞으로 매분기마다 이 계획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를 자체 점검한뒤 FRB등에 서면으로 보고해야 합니다.
돈세탁방지법등에 대한 서면계획은 구체적으로 시기별 이행계획을 명시토록 했으며, FRB 등이 이를 검토해서 승인하면 농협측은 10일이내에 서면계획에 대한 실행에 들어가야 합니다.
특히 이 합의서는 추후 금융당국이 합의서가 이행(移行)됐다고 판단, 문서로 종결명령을 내릴 때까지 유효한다고 명시돼 있어, 당분간 농협 뉴욕지점의 업무가 상당부분 위축될 것으로 보입니다.
농협에 앞서 IBK 기업은행도 지난해 2월 24일 연방준비제도와 뉴욕주 금융감독당국에 똑같은 혐의로 적발돼 제재를 받은 바 있습니다.
당시 기업은행도 2월 17일 은행이사회를 열고 권선주 기업은행장과 차재영 뉴욕지점장에게 이 문제 해결에 전권(全權)을 부여한다고 결의했고, 이에 따라 권행장과 차지점장이 시정합의서에 서명했습니다.
농협과 IBK기업은행은 정부가 대주주인 은행이어서 한국정부소유은행이 미국 돈세탁방지법등을 위반한 셈입니다.
특히 미국정부가 유례없이 강도높은 대북금융제재를 실시하고, 이 금융제재에 가장 첨예(尖銳) 한 이해당사자가 한국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돈세탁방지법등을 위반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