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다합 풍경 2

다합의 낮 기온은 15 ~20도다. 봄 날씨 같다. 열성 다이버들은 수온이 차가운데도 바다로 뛰어든다.
바닷가를 걷다보면 계절 감각에 혼돈이 온다. 서양인들은 봄 같은 날씨를 여름처럼 즐긴다.

거리에 마스크 쓴 사람은 찾아 볼 수가 없다.
내 KF94 마스크도 주머니 속에서 잠자고 있다.
별천지다.
여행자 거리는 사람들이 넘친다. 거리두기는 찾아볼수가 없다.
밤이 되면 기온이 뚝 떨어진다. 아프리카의 밤 냉기는 뼈에 찬바람이 들 정도다.
그러나 온도를 확인해보면 5~10도 정도다.
숙소나 식당에 에어컨은 있어도 난방 시설은 없다.

나이가 드니 추위를 더 많이 타는것 같다.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맞다.
어딜 가도 내가 최고령 여행자다.
그래도 좋다. 남은 날 중에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다. 남은 인생 중에 가장 청춘이다.
카르페 디엠을 외쳐본다.

Picnic of Africa
햇살이 따땃하다. 영상 20도.
소풍을 가기로 했다.

다합에 있는 따조 한국 다이빙 샵 사장님이 김밥과 계란을 삶아 왔다.
소풍에 사이다가 빠지면 안된다면서 가는 길에 구매.

오스트리아에서 취업해 10년 째 살고 있는 커리어 우먼이 보름간의 꿀휴가를 왔다가 같은 숙소에서 만나 뭉쳤다.
세 명이 봄바람 살랑이는 홍해의 백사장으로 나갔다. 홍해의 건너편은 사우디 아라비아다. 책이나 영화로만 접했던 아라비안 나이트의 땅에서 김밥을 먹다니~ 신기하고 묘한 기분이 든다.
특히 다른 재료는 한국에서 오는 인편이나 카이로 한인 마트에서 구했지만 김밥 속에 들어간 단무지는 현지 시장에서 무우를 사다가 직접 만들었다는 말을 듣자 목이 메일 만큼 커다란 감동의 쓰나미가 밀려왔다.

주위를 돌아보니 우리 일행만 겨울 복장이다.
서양인들은 비키니 차림으로 요가, 썬텐, 바운드 볼을 하거나 물놀이를 즐긴다.
우린 잔뜩 움츠리고 있는데 그들은 마음껏 즐기고 누린다.
에고 부럽다.

저녁에는 우연하게 다국적 여행자들과 만나 차를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브라질 출신 다이빙 강사 커플, 슬로베니아에서 와서 다합에 눌러 앉아 사는 부부, 2년 전에 은퇴하고 다합에 와서 지낸다는 이집트 공군 제너랄 출신 아재, 다합의 수비니어 샵 주인인 수염을 멋지게 기른 이집션, 오스트리아 에서 휴가 온 한국 여성과 나.
영어로 대화를 나누었는데 모두가 모국어가 아니라서 혀를 마구 굴리는 영국인이나 미국인들과 대화하는 것보다 오히려 소통이 더 잘된다.
코스모폴리탄 미팅이 관광이나 액티비티 보다 훨 재미나고 유익하다.
밤 늦게까지 야외 의자에 앉아 티를 마시며 떠들다 보니 사진을 못찍었다. 좁은 바닥이라서 다시 만나게 될테니 그때 사진을 찍어야겠다. 밤에는 쌀쌀해서 모닥불을 피운다.
아프리카 땅에 와서 낮에는 한국인들과 홍해 바닷가에서 김밥 소풍을 즐기고 밤에는 장작불을 피우고 세계인들과 만나 수다를 떠는 시간을 갖다니!
환타스틱 앤 어메이징한 하루에 만족하고 감사한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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