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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고 살다가 지하철 공짜로 타는 나이가 됐다. 더 늦기 전에 젊은 날의 로망이었던 세계일주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출가하듯 비장한 각오로 한국을 떠났다. 무대뽀 정신으로 좌충우돌하며 627일간 5대양 6대주를 달팽이처럼 느리게 누비고 돌아왔다. 지금도 꿈을 꾸며 설레이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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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안탈리아 트레일에 넘치는 행복

'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글쓴이 : 안정훈 날짜 : 2022-01-04 (화) 15:41:42

'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서울은 영하 15도를 밑도는 한파가 몰아쳤다고 한다.

내가 있는 안탈리아는 영상 20도까지 올라가는 봄 날씨다.

평소에는 숙소에서 가까운 Konyaalti 바닷길을 걷는다.

오늘은 햇살이 너무 좋아서 좀 멀리 나갔다.

 

버스를 타고 올드 타운으로 가서 예쁜 골목길들을 돌아 보았다.

내친 김에 전차를 타고 지중해 트레일로 이어지는 뮤즈(박물관)까지 갔다.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해안으로 내려가는 초입 부터 인파가 넘친다.

매일 트레일을 걸었지만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건 처음 본다.



 


터키인들도 따뜻한 햇볕과 맑은 하늘이 반가웠나보다.

트레일은 물론이고 카페, 레스토랑, 모래사장, 공원, 축구장, 놀이터에도 사람들이 가득하다.

모든 사람들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넘친다.

참 행복해 보인다. 부럽다.

저 사람들이 행복한 건 가족, 연인, 친구들과 함께이기 때문이다.

 

외톨이 이방인의 마음에도 따뜻함이 전해온다.

이럴땐 외롭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나도 행복하다고 생각하는게 훨씬 현명하다.

그래 지금 나는 비록 혼자지만 행복해~라고 스스로를 격려한다.

코로나 시국에 고희의 나이에 태평양이 아니라 지중해 바닷가를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축복이고 행운인거야.

 

평소 보다 천천히 여유롭게 걸었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여기 저기서 들리는 웃음소리를 내 가슴에 퍼담았다.

돌아오는 길에 근사한 해산물 레스토랑에서 호사를 누렸다.

 

남과 비교하지 말자.

나는 나다.

내가 하고 싶은걸 하면서 살자.

어차피 나는 죽을 때 까지 혼자서 지구를 떠돌아 다닐 팔자다.

내 운명을 사랑하자.

카르페 디엠^^

 

과거를 뒤돌아 보고 그리워하기 보다는 지도를 펴들고 낯선 땅으로 떠나는 노매드의 삶이 나에겐 행복이다.

매일 보내오는 손주들 사진이 나에겐 힘과 용기를 준다.

 



 

<라라비치와 듀덴폭포를 가다>

 

버스로 1시간 10분 거리의 라라 비치를 보러갔다.

안탈리아에 도착해서 첫 날 부터 헤매고 다닌 덕에 지금은 시내 버스와 트램 이용에 달인이 되었다.

 

안탈리아의 해변은 가장 윗쪽에 있는 콘얄티 해변, 중앙에 있는 올드 타운의 마리나 해변, 아래쪽의 라라 해변의 3개 구역으로 나뉘어져있다.

콘얄티 해변은 숙소에서 가까워 매일 산책하는 코스다.

늘 사람들이 붐비고 고급스런 레스토랑과 카페가 많아 이슬람 국가의 분위기랑은 전혀 딴판으로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

 

올드 타운의 마리나 해변은 환전이나 쇼핑을 하러 갔다가 꼭 들리는 코스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지만 지금은 코시국이라 그런지 활기가 좀 떨어진다.

라라비치는 숙소에서 반대편쪽이고 거리가 멀어서 열흘이 지났지만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

다른 곳은 해변에 거친 모래와 작은 돌들이 많은데 라라 비치는 유일하게 갈색의 고운 모래가 12km나 펼쳐져 있어 물놀이와 지중해를 조망하기에 딱 좋은 곳이다.



 


씨즌이 아니라서 바닷가는 한적했다.

이방인에게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풍경이 더 끌린다.

비행기가 랜딩하기 위해 낮게 하강하는 장면과 끝없이 이어지는 해안선이 마치 제주도 올레길 18코스를 걷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한다.



 


야외 바베큐장 규모가 상당히 크다.

씨즌이 되면 고기 굽는 연기와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 그리고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넘치겠지.

가족들과 함께 행복해하는 모습을 떠올리니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돌아오는 길에 듀덴폭포를 찾았다.

듀덴 폭포는 강물이 흘러 내려오다가 바다로 바로 떨어지는 폭포다.

제주도 올레길 6코스에 있는 정방폭포랑 똑같다.

정방폭포는 건기에는 물이 별로 없지만 듀덴폭포는 사시사철 수량이 풍부해서 물 떨어지는 모습이 시원스럽다.

 

폭포 옆 식당의 야외 테이블에 앉아 푸짐한 점심을 먹고 다시 콘얄티로 돌아왔다.

그냥 호텔로 가기엔 왠지 아쉬워서 자주 가는 지중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커피숍 난로 앞에 앉았다.

 

호텔로 가려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퍼붓는다.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며 가벼운 저녁까지 마쳤다.

빗 속에 하루를 마무리한다.

추억에 빠지기 보다는 오늘에 최선을 다하고 행복하다고 느끼면 잘 산 거라고 스스로를 칭찬하고 격려한다.

어제는 너무 먼 옛날이고 내일은 너무 먼 미래다.

확실한건 오늘 뿐이다.

오늘을 사랑하며 더 열심히 살아가야겠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an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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