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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적당히 타협하고 살다가 지하철 공짜로 타는 나이가 됐다. 더 늦기 전에 젊은 날의 로망이었던 세계일주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출가하듯 비장한 각오로 한국을 떠났다. 무대뽀 정신으로 좌충우돌하며 627일간 5대양 6대주를 달팽이처럼 느리게 누비고 돌아왔다. 지금도 꿈을 꾸며 설레이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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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에 있어보니

조병준 고수를 만나다
글쓴이 : 안정훈 날짜 : 2024-03-26 (화) 14:33:48

조병준 고수를 만나다

 


 

방콕에 처음 온 사람이거나 34일 혹은 56일로 짧게 오는 사람들은 바쁘다.

대개는 인터넷 검색으로 갈 곳을 미리 찍어가지고 온다.

볼거리 먹거리 위주다.

시간에 쫒긴다.

귀국하면 늘 아쉽다.

좋은 호텔에 묵지만 구경 다니느라 잠만 자고 나간다.

방콕을 여러번 간 사람이나 오래 머무는 사람은 휴식과 여유를 찾는다.

숙소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이번에 방콕에 있으면서는 숙소를 5군데 가봤다.

각기 다른 지역과 퀄리티를 다양하게 경험하고 싶었다.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밤 기차를 타고 방콕의 방수이 역까지 왔다.

첫날은 이동 동선이 짧고 지상철 이용이 편리한 호텔을 잡았다.

하루에 25,000원인데 갓성비 숙소다.

4일을 보냈다.

무엇보다도 근처에 마셜이라는 마당 넓은 카페가 있어서 좋았다.

(방콕은 땅값이 비싸서 그런지 여유로운 야외 테이블이 있는 카페나 레스토랑이 거의 없다)




MRT역도 가깝고 깨끗하고 직원들도 친절하다.

주변에 저렴하고 맛난 로컬 식당들이 많아서 맘에 들었다.

두번째는 짜오쁘라야강변의 5성급 호텔에서 지냈다.

하루에 200불이 넘으니 좋은걸 말해 무엇하리요?

거의 호텔 안에서만 놀면서 열심히 본전 뽑음.

세번째는 로컬 지역에 새로 지은 콘도텔을 골랐다.

수영장도 있고 시장과 BTS역이 가깝다.

맛사지 가격도 저렴하고 아아 가격도 착하다.

우리나라 원룸 스타일이다.

침실 하나에 거실과 주방이 따로있다.

시장을 봐와서 밥을 해먹기 좋다.

하루에 5만원 정도다.





네번째는 아속역과 가까운 시내 한복판의 에어비앤비로 옮겼다.

골목길의 맨 구석에 있는 집이다.

정원이 넓고 고양이들이 게으름 피우며 조는 분위기가 좋았다.

나나플라자나 소이 카우보이 같은 환락가 근처에 이런 집이 있다는게 신기했다.

하루에 4만원 정도다.

다섯번째는 배낭 여행자의 성지인 카오산 로드 한복판에 있는 빌라 차차 호텔이다.

특가로 잡아서 47천원 정도다.

원래는 조용한 람부트리 쪽에 있는 숙소를 원했다.

그런데 모든 방이 다 차서 없다.

내가 단골로 가는 람프 하우스 2는 직접 찾아가서 알아봤지만 불가였다.

늘 가던 곳이라 정이 든 곳인데 아쉬웠다.

빌라 차차에는 4박을 했는데 만족했다.

방음이 잘되서 걱정했던 심야의 소음도 느끼지 못했다.

밤 늦게 까지 붐비는 청춘들의 거리를 편하게 돌아볼수가 있었다.

주로 지상철인 BTS와 지하철인 MRT를 이용했다.





짜오쁘라야 강의 페리 보트도 자주 탔다.

택시는 그랩이나 볼트 앱으로 호출해서 탔다.

시내 버스는 2번 정도 탔다.

개똥 철학을 읇어본다.

여행은 여유다.

여행은 자유다.

여행은 휴식이다.

여행은 청춘이다.

 


******************************

 

<조병준 고수를 만나다>



 


서울에서 3,500km 떨어진 낯선 타국 땅에서 우연히 페친을 만났다.

태국 북부 치앙마이의 변두리 시골 동네에 조병준 작가가 스며 지내고있었다.

시인이자 사진작가이자 전업 여행자다.

첫 눈에 고수인것을 눈치챘다.

데쟈뷰를 경험했다.

모로코 산골 마을 쉐프샤우엔의 게스트 하우스 옥상이 떠올랐다.

처음 만난 여행자와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밤새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던 장면과 겹친다.

분명히 최초의 대면인데도 전에 만난듯하다.

같은 대화를 해본것 같다.

전혀 낯설지가 않다.

오싹할 정도로 기시감이 든다.

신의 직장에 잘 다녔다.

어느날 느닷없이 인도가 끌렸다.

여행을 가서 정체성을 찾았다.

컴잉 아웃을 했다.

30살에 사표를 던졌다.

환갑이 넘은 지금까지 시와 사진과 여행을 마누라로 삼아 살고있다.

그가 말하는 것 중에 여행은 내가 생각하는 것과 100% 일치했다.

여행은 사람 만남이다.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이어가는 것이다.

명소를 구경하는게 아니라 사람의 향기를 느끼는거다.

걷고 또 걷는 것이다.

그는 인도 캘커타에 있는 마더 테레사의 집에서 몸뚱이 쓰는 일을 하고 이곳으로 왔다.

치앙마이에는 오랜 인연이 있는 이란계 폴란드인 친구가 살고있다.

그 친구는 빠이를 함께 여행하고 나서

자기 집 키를 던져주고 한 달간 네팔로 여행을 떠났다.

그가 들려주는 얘기를 들으면 범상한게 하나도 없다.

그래서 내공이 쌓였나보다.

방 두개 짜리 산 아래 동네의 목조 주택에서 자다깨다 하며 글을 쓰며 지내고있다.

남들이 보면 백수나 룸팬이다.

그러나 30년 넘는 세월을 허투로 보내지 않았다.

10권이 넘는 책을 지어냈다.

사진전도 여러 차례 했다.

여행은 일상이다.

65살이 되어서야 본격적인 여행과 글 쓰기를 시작했다.

그는 나에게 왕고참이다. 진정한 노마드다.

물론 그가 살아온 인생이 쉽고 편하고 재미난기만 하진 않았을거다.

그래도 글쟁이, 사진쟁이, 여행쟁이로 살아온 그가 부럽다.

그도 늘 편도 티켓만 끊어서 떠난다.

여기 다음이 어디가 될지 아직 알지 못한다.

나도 그렇다.

고로 우린 어디선가 다시 만나게 될 것 같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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