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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적당히 타협하고 살다가 지하철 공짜로 타는 나이가 됐다. 더 늦기 전에 젊은 날의 로망이었던 세계일주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출가하듯 비장한 각오로 한국을 떠났다. 무대뽀 정신으로 좌충우돌하며 627일간 5대양 6대주를 달팽이처럼 느리게 누비고 돌아왔다. 지금도 꿈을 꾸며 설레이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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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콩강 슬로우보트에서 책읽기

라오스 루앙프라방 회복여행
글쓴이 : 안정훈 날짜 : 2023-02-11 (토) 16:55:52


 

12일의 메콩강 슬로우 보트 여행을 잘 마쳤다.

첫날은 라오스 국경 마을인 훼이사이를 아침 11시에 출발해서 중간 지점인 Pak beng에 오후 5시 반에 도착해서 하룻 밤을 잤다.

선박의 야간 운행을 금지하기 때문에 무조건 1박을 해야한다.



 

둘째날은 아침 9시에 팍뱅을 출발해서 오후 4시 반에 루앙프라방에 도착했다.

태국의 치앙라이를 출발한걸로 따지면 23일의 긴 여정(旅程)이었다.

6년 전 남미에서 23일 동안 장시간 이동을 한 이후 처음이다.

라오스는 전에 다녀 왔었다.

특별한 끌림은 없다.

오직 메콩강의 슬로우 보트에 꽂혀서 도전했다.

더 나이 들면 힘든 여행을 하기가 어렵다.

오늘이 나의 남은 인생에서 가장 청춘이라는 생각에서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

성취감과 보람으로 뿌듯하다.

내 비록 철시(철부지 시니어)지만 아직 팔팔하게 살아 있음을 온 몸으로 느끼는 시간이었다.

슬로우 보트 첫날은 좀 지루했었다.

물멍으로 달랬다.

둘째날은 책을 가지고 탔다.

내가 쓴 책 <철부지 시니어 729일간 내 맘대로 지구 한바퀴>8시간 만에 완독했다.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둘러보니 책을 읽는 승객들이 제법 많다.

그들은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할 일 없는 사람들은 맥주를 마시거나 잡담으로 시간을 죽인다.

그것도 지겨워지면 잠을 자거나 배 후미의 휴게 공간을 들락날락한다.

'여행은 걸으면서하는 독서다'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다'

안정훈만의 방식으로 여행하면 앞으로도 10년은 지구별 유랑을 계속할 수 있겠구나하는 자신감과 희망을 얻은게 제일 큰 소득이다.

 


팍뱅 선착장. 배는 중간 마을 마다 들른다. 현지인과 화물이 타고 내린다.

하지만 제대로된 접안시설은 한군데도 없다.

 


젊은 친구가 꽤나 지루해하더니 배의 측면 난간에 올라 앉아서 강바람하고 논다

나이 든 부부는 처음에는 다정하게 붙어 앉아 애정을 표현하더니 시간이 흐르자 각자 멍 때린다.

책을 가지고 타길 잘했다내가 쓴 책이지만 이번 처럼 집중해서 단번에 완독하기는 처음이다.

슬로우 보트는 책 읽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요걸 타고 시내로 들어감. 옛날 생각하고 방을 예약하지 않고 갔는데 마침 토요일이라 모든 호텔에 빈방이 없다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룸에서 하루를 잘 수 밖에 없었다. 다음날 발품 팔아서 퀄리티는 동급이지만 가격은 딱 절반인 게스트 하우스로 옮겼다. 무려 리버뷰다.

 

*************************************

 

<루앙프라방 회복 여행>

 

오랫만에 루앙프라방에 다시 왔다.

예전에는 백팩커들이 절대 다수였다.

지금은 일반 관광객들이 훨씬 더 많다.

그래도 여전히 시골스럽다.

특히 건물들이 모두 2층 이하라서 왠지 푸근한 느낌을 준다.




물가는 여전히 싸다.

주변에는 잔잔한 볼거리도 꽤 있다.

나야 휴식과 충전이 목적이니 구경 관심은 1도 없다.

매일 사부작 사부작 메콩강을 따라 걷는다.

남들은 보기 위해서 걷지만

나는 걷기 위해서 보러 간다.

나는 당뇨인이다.

다행히도 혈당 수치가 많이 좋아졌다.

글을 쓰다보니 오늘이 마침 한국을 떠난지

14개월 (427)이 되는 날이다.

꽤 오랫 동안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구별 유랑(流浪)을 했구나 싶다.

그저 감사할 뿐이다.

여행하는 동안20년도 넘게 함께 해온 나의 당뇨에 대해 제대로 신경을 써서 관리하지 못했다.




홀로 처음 가는 나라들을 여행하다 보면 나름 신경 쓸게 많다.

하지만 동남아 국가들은 낯이 익어 편하다.

여행 난이도도 거의 제로에 가깝다.

안정과 여유를 누릴수가 있다.

잠시 방치했던 오랜 친구를 제대로 관리하기로 했다.

스트레스 없애기, 운동, 바른 먹거리, 정확한 약 복용, 맑은 환경에 집중하기로 했다.

사람들은 내가 세계 일주를 두번이나 했다니까 강철 체력인줄 안다.

아니다.

난 움직이는 종합 병동이었다.

당뇨, 혈압, 과민성 장염, 빈뇨, 만성피로, 고 콜레스테롤, 과체중 무릎 통증 등등~

오히려 여행하면서 나아지고 좋아졌다.




태국에서 37일 동안 지냈다.

이어 라오스로 넘어와 9일이 됐다.

여행 컨셉을 휴식과 치유로 잡았다.

이번 겨울은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지내기로했다.

온전히 내 몸 챙기기에 집중하려한다.

감당하기 힘들만큼 혹사를 시켰으니 쓰담쓰담 보듬어줘야겠다.

루앙프라방은 회복 여행에 딱 최적지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an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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