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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적당히 타협하고 살다가 지하철 공짜로 타는 나이가 됐다. 더 늦기 전에 젊은 날의 로망이었던 세계일주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출가하듯 비장한 각오로 한국을 떠났다. 무대뽀 정신으로 좌충우돌하며 627일간 5대양 6대주를 달팽이처럼 느리게 누비고 돌아왔다. 지금도 꿈을 꾸며 설레이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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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둥이 주워니

글쓴이 : 안정훈 날짜 : 2022-09-06 (화) 15:05:54



 

5살 깜찍이 주워니의 재롱에 웃음꽃이 절로 피어난다.

보츠와나 1세대 이민자인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를 만나고 3주 만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간다.

이런 저런 인연으로 23일을 함께 지내게 됐다.

한국에 있는 외손녀 생각이 절로 난다.

주워니 엄마가 매일 외할아버지 한테 카톡으로 사진을 보낸단다.

외할아버지는 주원이가 넘 이뻐서 사진을 손가락이 아니라 입술 뽀뽀로 넘겨가며 보신단다.

빵 터졌다.

얼마나 사랑스러우면 핸펀에 뽀뽀를 마구마구 날리실까!

외할아버는 조남연 상무의 대학 선배다.

조상무는 나의 고등학교 후배다.

조 상무의 아들과 주워니 엄마는 케이프타운 대학을 같이 다녔다.

인연이란게 참 다양하게 얽히고 설킨다.

여기 가보로네에서 가장 핫플인 에어 포트 졍션 몰에 있는 카푸치노 레스토랑에서 밤 늦도록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그 동안은 어른들끼리만 모였었다.

모처럼 꼬마 요정의 천진난만(天眞爛漫)한 모습을 보고있노라니 시간 가는걸 잊었다.

아프리카에 와서 이렇게 밤 늦은 시간에 귀가하기는 처음이다.

역시 아이들이 있어야 생기가 솟는다는걸 새삼 실감했다.

오늘 따라 손자 손녀 생각이 더 많이 난다.

 

*********************

 

<염불 보다 잿밥>



 


아프리카 여행하러 와서 골프 삼매경에 빠져 버렸다.

휴장하는 날만 빼고 매일 나간다.

캐디만 데리고 혼자 나가서 치는 황제 골프는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골프채를 놓은지가 하도 오래되서 공이 제대로 맞지 않는건 당연지사다.

특히 어프로치와 퍼팅이 제 멋대로다.

다행히 유투브를 보고 연습을 좀 했더니 휠씬 나아졌다.

이젠 감도 잡히고 자신감도 생기니 자연 운동이 재미가 있어진다.

하지만 거리가 현격하게 줄었다.

예전 보다 두 클럽을 높이 잡아야한다.

나이 탓이니 어쩔수 없다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스코어 골프가 아니라 건강 골프에 만족한다.

그래도 보기 플레이 정도는 하니 감사할 뿐이다.

9홀에 18,000.

18홀에 35,000원 이다.

일년 회원 가입하면 한달에 10만원이다.

한국의 비싼 그린 피 생각하면 엄청나게 저렴하다.

골프장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으니 찐 좋은 여건이다.

생선회는 비싼 횟집보다 바닷가 포구에서 먹는게 훨 낫다.

골프는 비싸고 화려한 한국 보다 초식 동물들이 뛰노는 자연 친화형의 아프리카 초원에서 쳐야 더 맛나다. ㅎㅎ

 


 

나는 한국에 돌아가면 다시 골프를 치지 않을 것이다.

골프채도 남 준지 오래다.

북킹 부터 신경이 쓰이고 비용도 비싸다.

반드시 4명이 플레이를 해야하는 데다가

왠 넘의 내기는 그리도 좋아하는지 마뜩치가 않다.

차로 먼 거리를 오고 가야하고 교통 체증에 걸리면 하루를 온전히 허비해야한다.

그냥 조건이 좋은 이 곳에 있는 동안만 실컷 즐기고 누리려고 한다.

나미비아, 마다카스카르, 세네갈 등등 아프리카에 와서 가려고 했던 나라들 남아 있지만 지금은 흥미가 많이 떨어졌다.

가면 좋고 아니면 말고다.

염불에는 마음이 없고 잿밥에만 신경을 쓰는 꼴이 됐다.

그러면 어떠랴.

내 맘이 끌리는대로 살면되는거지.

자유로운 영혼에게 디테일한 계획이나 달성해야 할 목표 따위는 없다.

꼭 이루어야 할 계획이나 목표가 없으니 절대로 실패할 일도 없다.

HERE and NOW.

무엇을 하든지 여기서 지금 재미있고 신나면 되는거 아닐까.

 

*******************

 

<영사 만찬>

 

주남아공 한국 대사관 영사님이 보츠와나를 방문했다.

보츠와나에는 한국 대사관이 없다.

주남아공 대사관에서 겸임하고 있다.

코로나로 발이 묶여 있다가 2년 만에 처음으로 방문했단다.

영사님은 보츠와나 정부 당국자와 만나 업무 협조를 하고

교민들을 위해 현지 방문 민원사무를 처리를 해주었다.




돌아가기 전날 저녁에 정선재교민회장 집에서 환영 겸 환송 만찬을 했다.

나도 꼽싸리로 꼈다 ㅎㅎ

화기애애^^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참 보기 좋아요.

 

********************

 

<떠나야 할 시간>

 

내일이면 두 달여를 머물렀던 보츠와나를 떠난다.

나의 101번째 여행 국가가 될 나미비아에 대한 기대나 설레임은 별로 없다.

대신 보츠와나와 이별하는 아쉬움이 더 크다.

나에게 보츠와나의 수도 가보로네는 헤어나기 힘든 블랙홀이었다.

한국 보다 더 한국적인 일상과 분위기에 푹 빠졌다.

정이 넘치는 곳이다.

교민들은 분에 넘칠 정도의 환대를 베풀어 주었다.

특히 휘문 고등학교 후배인 조남연 상무와 충청도 부여 싸나이 정선재 교민 회장의 배려와 베품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제대로 사람 여행을 했다.

내가 아프리카를 여행하러 온게 아니라 마치 친지 방문을 하러 온것 같은 착각에 빠질 정도였다.

골프도 일년치를 몰아서 친듯하다.

솔직히 말해 안락한 환경을 버리고 떠나는게 싫다.

안전하지도 않고 열악한 환경 뿐인 미지의 나라들을 향해 떠나고 싶은 마음이 선뜻 나지 않는다.

쾌적한 환경과 맛난 한식에 길들여진 탓이다.

유목민이 아니라 정착민처럼 되어 버렸다.

하지만 나는 안다.

낯선 곳이 익숙해지면 떠날 때라는 것을~

그게 노매드의 삶이다.




나미비아는 '꽃보다 청춘' 방영 이후 유명세를 탔다.

비싼 비용과 형편없는 여행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여행의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아래 사진처럼

인터넷에 꼭 가봐야 할 '나미비아 위시 리스트'가 공유되고 있다.

한국인의 필수 관광 코스가 지도와 도표로 올라와 있다.

투어 정보가 넘친다.




그래도 갈등(葛藤)이 생긴다.

나도 저걸 따라해야 하나?

붉은 사막에 가서 사진은 하나 박아줘야 하는게 아닐까?

현지에서 패키지에 조인하면 별 문제없이 구경하고 인증샷을 찍을수 있다.

그래도 따라하는게 왠지 꺼림칙하다.

그냥 대서양과 사막이 만나는 스왑콥프문트나 윌비스 베이에서 한가하고 여유롭게 지내고 싶기도하다.

어제 밤에는 잠을 설쳤다.

나미비아 여행을 마치고 나면 이후에 어디로 갈 것인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다.

하지만 이미 9개월 동안 노 아이디어 노 플랜으로 잘 다녔다.

나는 발길 따라가는 베가본더다.

거창하게 쿼바디스?를 외칠 필요도 없다.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기로 했다. 다시 깊은 잠에 빠졌다.

오래 여행을 하다보니 감동 불감증이 생겼다.

모험이니 도전이니 하는 것도 나에겐 어울리지 않는 수사다.

그런데 보츠와나에서 만난 사람들은 내게 감동의 쓰나미를 느끼게 해주었다.

미지의 땅으로 떠날수 있는 의욕을 불어 넣어 주었다.

최고의 인연과 만남에 기쁘고 감사 할 뿐이다.

인연을 따라 터벅터벅 떠난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an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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