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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적당히 타협하고 살다가 지하철 공짜로 타는 나이가 됐다. 더 늦기 전에 젊은 날의 로망이었던 세계일주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출가하듯 비장한 각오로 한국을 떠났다. 무대뽀 정신으로 좌충우돌하며 627일간 5대양 6대주를 달팽이처럼 느리게 누비고 돌아왔다. 지금도 꿈을 꾸며 설레이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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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안굶고 다니니?

마스크 벗고 세계 유랑
글쓴이 : 안정훈 날짜 : 2022-06-30 (목) 13:17:01

마스크 벗고 세계 유랑

 


 

페북에 음력 생일이 올라있다. 오늘이 생일이라고 알려준다.

많은 페친들이 축하를 보내 주었다.

생애 가장 많은 꽃과 케익을 선물 받았다.

물론 사진과 이모티콘이다 ㅎㅎ

그래도 기분 좋다. 또 ㅎㅎㅎ

일일이 댓글로 달기 힘들어 이렇게 모다모다 감사 인사를 드린다.

찐 고맙습니다.

2017년 부터 2019년 까지 세계 일주를 했었다.

729일간 49개 나라를 유랑했다. 5대양 6대주에 발 도장을 찍었다.




그 때는 음식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국이나 찌게가 없으면 밥을 못 먹을 정도였기에 몇 달씩 밥 구경을 못하면 미치고 돌아버릴 것 같았다.

돌아와서 내 식습관을 바꾸기로 맘 먹었다.

난 어차피 노매드 인생이다.

한식만 고집하면 유목민이 아니라 농경민이나 정착민으로 살아야한다.

우선 탄수화물 덩어리인 쌀밥을 줄여 나갔다.

아침에는 샐러드, , 치즈, 우유, 커피 등으로 바꿨다.

점심과 저녁은 쌀밥 대신 잡곡밥으로 바꿨다.

나중에는 잡곡밥도 줄이고 육류나 생선 그리고 야채, 과일과 무가당 빵으로 바꿨다.

원래 이태리는 쌀이 주식이었다. 로마가 점령한 후에 쌀 농사를 금지 시켰다.

이건 혁명적 사변이었다.

경작하는데 손이 너무 많이 가고 조리 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전쟁을 하는데 쌀 보다는 밀이 효용성이 높은건 당연하다.

지금도 이태리 요리에 쌀로 만든 리소트가 남아있다.

이태리는 황제의 명령이 무서워 억지로 바꿨다.

나는 내 의지와 노력으로 바뀠다. 뿌듯 뿌듯 ~

살면서 나를 변화 시킨 유일한 성공 사례다 ㅠㅠ

나에게 여행은 전쟁에서의 승리 만큼 절실했기에 가능했던것 같다.




이번에는 여행을 시작한지 6개월이 되가지만 음식 때문에 별로 힘들거나 고생스럽지 않다.

아프리카를 여행 한다니 걱정하는 지인들이 많다.

끼니는 제대로 챙겨 먹고 다녀 ?

아프리카 사람들은 밀 반죽을 구운 난과 각종 향신료를 넣은 쌀밥(볶음밥) 그리고 빵을 먹먹는다.

반찬은 주로 콩으로 만든 스튜가 많다.

육류는 닭고기가 가장 많다.

계란도 많이 먹는다.

소고기, 양고기, 생선 등은 드물게 먹는다.

난 생선을 좋아 하지만 아프리카에서는 그냥 잘 구운 육류를 주로 먹는다.

생선은 많이 잡히지만 유통과 보관에 문제가 있고 조리법도 달라 뒷 탈이 나는 경우를 여러번 봤기 때문이다.

과일과 야채는 흔하지만 신선하지 못하다. 흐늘 흐늘-




또 하나, 지난번 세계 여행 때는 가끔 객창감 때문에 힘들었다.

몇달 동안 한국 말을 한 마듸도 못하고 한식도 못먹으면 외로움이 우울감과 함께 밀려왔다.

이번 유랑에서는 한번도 그런 기분이 들지 않았다.

매일 페북에 포스팅하며 나에게 몰두하다 보면 그럴 틈이 없다.

페친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

댓글로 소통하다 보면 가슴에 쌓일 것도 없다.

시간도 없다.

여유롭고 한가하게 지내는 것 같아도 나름 늘 바쁘게 지낸다.

나 홀로 여행하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거듭 진심 감사 드린다.

 

 

*****************

 

킬리만자로의 달콤한 휴식



 


528일 잔지바르를 떠나 킬리만자로로 왔다.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3일을 보냈다.

달콤한 휴식에 빠졌다.

수업 빼먹고 땡땡이 치는 기분이다.

킬리만자로 산은 뱅기 타고 오면서 슬쩍 훔치듯 깔아 보았으니 됐다.

살다 살다 하루 10달러에 아침 식사까지 주는 호텔은 첨이다.

방도 넓고 깔끔하다.

빨래 까지 공짜다.

손으로 빤다기에 팁을 넉넉하게 주었다.

내 기분도 세탁된거 같다.

내가 최애하는건 소파가 놓인 아담한 정원이다.

낮에는 사람이 없어 소파에 늘어져 아프리카 지도 보기 놀이를 한다.

새끼 고양이 두 마리가 자꾸 놀자고 앵긴다.

하지만 난 사양한다.



 


" 아그야 내가 한가하게 노는 것 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바쁜 사람이란다. ㅎㅎ"

" 꿈 꾸기, 상상하기~ 이런게 얼마나 집중과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지 너는 모를꺼다 ㅋㅋ"

 

여기 킬리만자로의 관문 도시인 모쉬에서 국제 버스를 타면 우간다, 르완다, 브룬디, 케냐로 바로 갈수가 있다.

예약한 잠비아 행 뱅기표 찢어? 말어?

유쾌 므흣한 상상의 날개를 펼치고 논다.

외출은 딱 한 번 했다.

재래 시장 가서 토마토와 잘라 놓은 두리안을 샀다.

각각 250원이다.

쪼잔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한 두번에 먹어 치워야하기에 어쩔수 없다.

대신 거금 500원을 들여 바로 먹을수 있게 썰어 놓은 야채와 과일을 플라스틱 통에 담아 왔다.

우유와 현지인들이 먹는 라면도 사왔다.

라면을 시식 해보니 개꿀맛이다.

모쉬에서 가장 핫하다는 유니온 커피 숍에도 들렀다.

커피 맛은 별로다.

그냥 와이파이 잡아서 아프리카 여행 정보 뒤지다 왔다.

호텔 직원과 그리고 같이 아침식사를 한 진짜 진짜 이쁜 서양 아가씨가 내게 묻는다.

 

"오늘 뭐 할꺼야요?"

" 노 아이디어! "



 

탁자에 인포메이션 북이 있기에 펼쳐 보았다.

킬리만자로 56일 등정에 220만원.

23일 트레킹은 58만원.

당일치기 트레킹은 12만원.

와우 싸다 싸 $£¥!&

케케케~

갑자기 사래가 들었다.

현지인 물가와 관광객 물가가 하늘과 땅 만큼이나 크게 차이가 난다.

내가 너무 싼티나게 여행하는 걸까?

하긴 난 부티나는 관광객이나 멋진 여행자가 아니다.

그냥 낯선 대륙을 찾아 유랑하는 노매드다.

카르페 디엠!

운명에 순종하고 역마살에 두 손 들고 주어진 오늘에 만족하고 감사한다.

이 남자가 사는 법이 좀 엉뚱하긴 하지만 나름 재미나다.

풀고 보니 농땡이의 합리화 같다는 기분이 든다.

그래도 나이 들어서 남 따라 하기가 아니라 나만의 방식으로 잘 놀고 있다는게 뿌듯하다.

ㅠㅠ

 

***********

 

비 오는 날 킬리만자로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큰 맘 먹고 킬리만자로 트레킹에 나섰는데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그냥 돌아 올 수도 없고 ~

우중 올레길이라 생각하고 타박타박 걷다 왔다.

제기랄

달라달라(미니 버스) 타는 곳으로 내려오니 비가 개인다.

 

*************

 

굿바이 킬리만자로

표범은 흔적도 없더라




떠나는 나를 붙잡기라도 하려는듯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6월 말 까지는 우기다.

7월 부터 건기가 시작된다.

공항으로 타고 갈 택시를 기다리며 조용필의 킬리만자로를 듣는다.

노래도 잘 불렀지만 가사가 참 현란하다.

"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산정 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 죽는, 눈 덮인 킬리만자로의 그 표범이고 싶다.

묻지마라 왜냐고 왜 그렇게 높은 곳 까지 오르려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

고독한 남자의 불타는 영혼을 아는 이 없으면 또 어떠리"

"구름인가 눈인가 저 높은 곳 킬리만자로 오늘도 나는 가리 킬리만자로

산에서 만나는 고독과 악수하며 그대로 산이 된들 또 어떠리"

한국의 중년들이 한 잔 술에 취하면 애창하던 곡이다.

가슴 속 응어리를 풀어주는 기가막힌 가사다.

그래서 킬리만자로는 한국 남자들의 로망이고 버킷 리스트가 되었다.

탄자니아의 명소는 3곳이다. 티브이 동물의 왕국에 무대인 세랭게티,

아프리카 최고봉인 5,895m의 킬리만자로 마운틴,

그리고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주인공 프레디 머큐리의 고향인 잔지바르다

그런데 유독 킬리만자로에만 한국인들 많이 몰린다.

탄자니아인들은 동양인을 보면 무조건 곤니찌와~ 니하오~하면서 수작을 건다.

그런데 유독 킬리만자로에서만은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하고 인사하는 현지인들을 만난다.

그만큼 한국인들이 많이 온다는걸 보여준다.

하지만 킬리만자로에는 표범이 없다.

표범이 살 수 없는 기후와 환경이기 때문이다.

지금 까지 죽은 표범의 가죽을 발견한 사례만 두번 있었을 뿐이다.

산 표범은 세랭게티와 마사이 마라에서 포식하며 잘 지내고 있다.

노래 가사가 잘못 됐다고 지적질 하려는게 아니다.

영화나 소설이나 드라마나 그림 등이 꼭 현실과 딱 맞아 떨어져야 하는건 아니다.

상상과 상징과 의미를 담는 문화와 예술에서는 무엇이든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킬리만자로에 표범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뭘까?

나도 예전에 아주 절절한 심정으로 애창 했었는데 말이지.

세월이 흘러 내가 참 많이도 변했다는걸 말하고 싶어서다.

낭만은 희미해지고 현실적인 인간으로 변했다.

사실 내가 킬리만자로를 찾은 건 헤밍웨이의 소설 <킬리만자로의 눈>을 읽고나서 그 임팩트가 너무 강했기 때문이다.

하얀 눈이 덮인 킬리만자로를 바라보며 독에 찔려 죽어가는 한 중년 남자의 회한과 반성을 담았다.

지루한 회상이 이어지고 결국남자는 살아서 내려온다.

살면서 한번쯤 절실하게 자신을 반추(反芻)하는 기회를 갖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폼나게 킬리만자로를 택했다.

신비한 산을 만나서 오랜 시간을 걸으면서 사유에 빠져보고 싶었다.

그런데 말이지 그게 내 마음 처럼 되는게 아니었다.

생각은 깊게 이어지지 못하고 토막 쳐졌다.

거기다가 나를 합리화 하려는 뻘짓 까지 하는 내 모습이 우습다.

몸은 피곤하다며 그만 돌아가자고 보챈다.

그러게 젊었을 때, 감성이 살았을 때, 몸에 에너지가

넘칠 때 떠나야하는거였는데 ㅠㅠ

그나저나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이 보고 싶은 사람은 미루지말고 서두르는게 좋겠다.

지구 온난화로 녹아 내림이 빨라지고 있다.

2030년이 되면 다 녹아 없어질 것으로 예측된단다.

공항으로 타고 갈 택시가 호텔 앞에 도착하자 비가 말끔하게 그쳤다.

원래 예정했던 잠비아행 뱅기표를 찢어버렸다.

어쩌자고 별로 볼 것도 없는 우간다에 훅하고 끌려서 급 발권해버렸다.

갑자기 일정을 바꾸는 바람에 고생도 해프닝도 많았다.

그래도 내가 저지른 짓을 후회하지 않고 만족한다.

우간다의 수도

캄팔라의 외곽에 있는 산장에 짐을 풀있다.

여기서 푹 쉬면서 차분하게 중간 정리도 하고 밀린 글도 써보려한다.

어쨋든 무사히 아프리카를 여행하고 있음에 기쁘고 감사하다.

하쿠나 마타타 !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an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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