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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적당히 타협하고 살다가 지하철 공짜로 타는 나이가 됐다. 더 늦기 전에 젊은 날의 로망이었던 세계일주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출가하듯 비장한 각오로 한국을 떠났다. 무대뽀 정신으로 좌충우돌하며 627일간 5대양 6대주를 달팽이처럼 느리게 누비고 돌아왔다. 지금도 꿈을 꾸며 설레이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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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배가 잔지바르로 간 까닭은?

프레디 머큐리를 찾아서
글쓴이 : 안정훈 날짜 : 2022-06-07 (화) 19:35:35

프레디 머큐리를 찾아서


 


내가 탄자니아의 잔지바르 섬에 꼭 가야겠다고 맘 먹은건 순전히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주인공인 프레디 머큐리의 생가를 보고 싶어서였다.

"I'm not going to be a Star,

I'm going to be a Legend."

나는 스타가 아니라 전설이 될꺼다.

참 복잡한 인생을 살다 갔다.

그는 이란계 인도인이었고 나중에는 영국인이었다.

18형제들 틈에서 자랐다.

초중고는 잔지바르와 인도에서 대학은 영국에서 다녔다.

전공은 디자인이었다.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노래 할 때는 열정의 화신이었다.

조로아스터 교도였다.

양성애자였다.

에이즈로 사망했다.

평생을 차이고 까이면서 살았다.

90%가 이슬람인 잔지바르에서는 지금도 그를 경원(敬遠)한다.

영국에서는 동양계 출신이라고 무시했다.

게다가 게이에다 에이즈에다가 배화교도였으니 골병들도록 얻어 터질만하다.

평생 이방인이고 아웃 사이더였다.

45년의 짧은 생을 야유와 박수를 동시에 받으며 불꽃처럼 살다 갔지만 그는 록의 전설로 남았다.



 


나는 5년 전 2년 동안의 세계 일주 여행 중이었다.

불교의 나라 스리랑카에서 그의 영화를 보았다.

불교의 나라에서 양성애자의 록 뮤직 영화를 보는게 참 묘한 느낌을 주었다.

돌비 시스템이 워낙 빵빵해서 극장이 아니라 공연장의 관중석에 있는것 같았다.

사운드가 가슴까지 흔들어 놓았다.

그 때 이미 나는 잔지바르에 꼭 가보고 싶었다.




 


내 스타일이 참 단순하다.

닥터 지바고를 보고 시베리아가 보고 싶어 러시아 횡단 여행을 했다.

카사블랑카 영화의 감동 때문에 모로코에 갔었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여운 때문에 쿠바에 갔다.

우크라이나의 오데사, 아르헨티나의 파타고니아, 네팔의 포카라, 브라질의 리우, 덴마크의 코펜하겐, 스페인의 카미노 데 산티아고, 포르투갈의 리스본 등등은 모두 영화가 나를 이끌어서 갔었다.

관광객들이 잔지바르에 오면 돌고래 투어, 프리슨 아일랜드, 스노클링, 슬라브 챔버 등을 한다.

난 그런것 보다는 프레디 머큐리의 생가를 보고 낡고 오래된 건물들 사이로 난 골목 골목을 걷는게 좋다.

재래 시장과 야시장을 돌아 보고 인도양 트레일을 따라 걷는게 좋다.

착한 사람들과 만나 정을 나누는게 좋다.

무엇보다도 프레디 머큐리를 추억하며 인도양을 마주한 카페에 앉아 이 글을 쓰는것 만으로도 최고의 만족과 감사를 느낀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an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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