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다합을 떠난다.
야간 버스를 타고 11시간을 달려 알렉산드리아로 간다.
1. 1월 20일 다합 도착, 4월17일 떠남.
87일이니 거의 3달을 좁은 동네에서 잘 지냈다.

2. 다이빙 천국이라는 다합에서 난 바닷속에는 한번도 들어가지 않았다.
땡기지 않는건 안한다는 주의다.
따라하기는 싫다.
나의 여행 방식이다.
3.매일 홍해 트레일을 걷고 바닷가 카페에서 글을 쓰며 지냈다.
하루 평균 16,000보 정도를 걸었다.
페북에 포스팅한 글이 65개 정도 된다. 하루 걸러 하나씩 쓴 셈이다.
페북 시작하고 가장 많다.
만족도 최고다.

4. 하루도 빼지않고 매일 한식을 먹었다.
김쉐프를 만나 함께 지낸 덕분이다.
여행복, 먹을복, 사람복에 감사한다.
5. 참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제대로 사람 여행을 했다.
김쉐프, 민우, 하영, 은희, 수정, 선영쌤, 명쌤, 시은, 서우, 빠니 보틀, 캡틴 따거, 겨레, 서우~
오스만, 기두, 나다, 모하메드, 베두인 친구들, 타지키스탄 처녀들, 요르단 친구들, 우크라이나 난민들~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많은걸 배우고 깨닫고 성장한다.


6. 시절 인연을 만났다.
여기서 만난 청춘들과 케냐를 함께 가기로 했다.
계속 함께 다니지는 못하겠지만 본격적인 아프리카 여행의 첫발을 내딛게 된 건 시절 인연 덕분이다.
7. 내가 소원했던 나무 그늘이 있는 넓은 마당 집에서 살아본게 기쁘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호사(好事)를 누렸다.
8.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큰 딸 수빈이가 보급품을 가지고 위문을 와서 2주 정도 함께 지낸 날들이다.
다합에서도 3일 정도 머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내 생애 처음으로 딸과 여행한 기쁜 추억은 피라미드와 스핑크스처럼 오래 잊혀지지 않을것 같다.


9. 청춘들에게 다합은 해방구다.
5일 정도 다이빙을 배우고 라이센스를 따면 최고의 성취감을 누릴수 있다.
비슷한 조건의 또래들과 만나 어울려 놀다보면 일상의 스트레스와 속박(束縛)에서 벗어날수 있다.
간섭하는 사람도 없고 눈치를 볼 것도 없다.
나에게는 힐링 쉘터다.
다음에 다시 오면 시내에서 좀 벗어난 한적한 바닷가에서 그냥 편하게 쉬고 싶다.
물리지 않고 매일 걸을수 있는 바닷길과 글을 쓸 수 있는 예쁜 바닷가 카페가 있어서 좋다.
10. 그동안 좋은 점만 썼는데 단점도 적어본다.
매연(煤煙)이 심하다.
낡은 꼬물차들이 주범이다.
그나마 바람이 자주 불어서 버틸수 있었다.
수질이 후덜덜하다.
빨래하기도 겁이 날 정도로 오염이 심하다.
처음엔 양치질하고 나서 수돗물로 휑궜는데 이물감과 잇몸 이상이 생길 정도다.
음식할 때 100% 식수를 사용한다는 보장도 없다.
내 경우에는 심하지는 않았지만 배탈이 여러번 났다.
11. 결론은 내가 원하고 바라던 여행을 했다.
노매드에게는 모든게 익숙해지고 지금이 가장 편하다고 느껴질 때가 바로 떠나야할 때다.
지금이 그 때다.
여행은 함께 그리고 홀로 가는 길이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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