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바닷길을 걷는다.
해녀를 만난다.
문어, 전복, 소라를 잡으면 연락하라고 전번을 주었다.
해녀의 조카넘들은 신바람이 나서 엄지 척이다.

700원 짜리 팔라펠로 간단히 요기하고
처칠 호텔로 간다.
2시부터 한국과 이란 축구 경기 중계를 보기 위해서다.
다합에 있는 한국인 축구 팬들이 모여 함께 응원하기로 했다.
경기 시작 전 이층에 올라가 한산한 거리와 눈이 시린 바다 풍경을 감상한다.
참 평화롭다.
다행히 한국이 승리했다.
함성과 박수가 터진다.

아만다 호텔에서 열리는 주말 장터로 간다.
손으로 짠 목도리를 판매하는 '나다'를 응원하기 위해서다.
20,000원 정도하는 예쁜 목도리를 하나 사준다.
우리가 첫 구매 손님이라며 고마워한다.

김밥이 눈길을 끈다.
16개를 만들어 왔는데 다 팔리고 2개가 남았단다.
엉성한데도 인기가 좋은거 같다.
예전엔 한국인이 김치를 담아서 팔았는데 인기가 좋았다고 한다.
코로나 이후 한국으로 돌아가서 지금은 없다.

돌아오는 길에 친구인 오스만의 집을 방문한다.
언제나 유쾌하고 친절하다.
무알콜이라며 맥주를 권한다.
사양하고 마음으로만 받겠다고하며 사진에 담았다.
그는 이집트인 보다 피부가 검다.
전형적인 아프리칸이다.
알고보니 수단사람이었다.
30년 전에 이집트로 와서 자리 잡았다.
수단에서는 대우에서 근무했었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시간 가는줄 모른다.

저녁에 유투버인 빠니보틀과 캡틴 따거를 집으로 초대했기에 길게 있지 못하고 나왔다.
최고의 여행 유투버인 빠니와 따거가 며칠 후면 다합을 떠나 다시 여행길에 오른다.
송별의 자리가 됐다.
세계 여행을 하다가 여기로 온 3명의 30대 청년들이 함께하니 여행 얘기로 열기가 더해진다.
짜장밥과 된장찌게가 순식간에 동이났다.
맥주와 와인도 금새 비워진다.
돌아가며 자발적으로 나가서 계속 술을 사온다.
소문을 듣고 찾아온 청춘들이 점점 늘어난다.
좁은 거실에 열댓명이 모였으니 분위기가 뜨거울수 밖에 없다 .
대부분이 외롭게 홀로 장기 배낭 여행을 했기에 이런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했다.
12시가 다 되서야 자리가 끝났다.
내가 한국에 있었다면 과연 이렇게 청춘들과 어울릴수가 있었을까?
어림 반분어치도 없다.
장장 6시간 동안 먹고 마시고 떠들고 웃고 얼싸안고 뜨거운 시간을 함께 했다.
세계 여행자라는 공통분모(共通分母)가 있었기에 나이와 세대를 뛰어넘어 친구가 될수 있는 것이다.
22살 총각도 34살 청춘도 나의 호칭을 큰 삼촌 대신 큰 형님으로 바꿨다.
유명한 문화스코 세계 자연 유산이나 문화 유산을 보는것 보다도 백배 천배 더 감동적이고 만족스럽다.
좋은 여행은 좋은 사람과의 만남이다.
길고도 짧은 하루였다.
좋은 만남은 행운이다.
감사하다.
카르페 디엠~
하쿠나 마타타~
첨언: 내가 5년 전에 세계 여행 할 때 만난 청년들 중에는 영어 못하는 사람들이 제법 됐다.
이번에 여행하며 만난 청년들은 거의가 영어를 잘한다.
적당히 대충 잘하는게 아니라 장난 아니게 잘한다.
모두가 자신이 필요해서 열심히 노력해서 이루었단다.
세월 따라 많이 바뀌었다.
청년의 미래와 힘을 믿는다.
이건 뭐지?

1 전기충전카드
참 생소하다.
우리나라는 전기 요금 고지서가 나오면 정해진 기간내에 내면 된다.
나중에 사용한 만큼 내는 시스템이다.
. 전기 충전 카드.이집트는 마트에 가서 교통 카드 충전하듯 전기 카드를 충전해서 쓴다.
카드를 계량기에 오른편에 있는 투입구에 꽂아서 숫자가 나오면 빼낸다.
표시된 금액 만큼의 전기를 사용할 수가 있다.
사전에 충전한 금액 만큼 전기를 쓸 수 있는 선불 시스템이다.
2. 이집트 1년 체류 허가증.
처음 연장 할 때는 무조건 6월 짜리를 내준다.
(1,710파운드 = 113,000원)
시니어는 자동으로 같은 금액에 1년 짜리를 내준다.
이집트판 경로우대 제도인듯하다.
3. 샤사 - 물담배.
숯불을 피워 과일향 물담배를 즐기는 이집션 건물주다.
4. 아랍어 이름 표기.
이름을 쓸때 우리처럼 왼쪽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오른쪽에서부터 써나간다.
5. 이집트 로컬 푸드 메뉴.
가격이 아주아주 착하다.
팔라펠이 10 이집션 파운드다. (670원 정도)
대부분 음식이 담백해서 식단 조절이 필요한 사람에게 딱 맞다.
6. 깍두기 만들기.
이집트산 무우, 고추가루. 소금 등으로 가능하다.
이집트인들도 너무 맛있다고 호평을 한다.
7. 길거리 축구 응원.
이집트인들의 축구 사랑과 열정은 매우 뜨겁다.
경기가 있는 날은 길거리에 일찌감치 플라스틱 의자가 깔린다.
역쉬 축구는 모여서 함께 보면서 응원해야 제 맛~
8. 마트에서 한국 라면, 과자 등을 판다.
품목이 얼마 안되고 가격이 비싸지만 가뭄에 단비같다.
라면 한개 가격이 3천원이 넘는다.

유랑 D+110일 단상
단조로운 일상을 반복하고 있다.
블랙홀에 점점 빠져들고있다.
허우적대기는 커녕 편안하다.
익숙해지고 있다.
노매드의 모습은 희미해져간다.
이렇게 안락함에 빠져 살다가 어느 순간 지구별을 떠나겠지라고 생각하니 먹먹해진다.
키르페 디엠~
아모르 파티~를 외치며 즐거울려고 애쓰는 내 모습이 좀 우스워 보인다.
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웃고 떠들지만 난 그저 이방인일 뿐이다.
혼자서 바닷가를 걷고 파도멍하고 카페에서 글을 쓸 때 비로소 충만감을 느낀다.
여행을 시작하고 한달 내내 아파서 힘이 많이 들었다.
기침, 가래, 피로감, 무기력증 등으로 고생했다.
감기약과 해열제를 먹으며 버텼다.
차라리 코로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낯선 나라의 구석진 방구석에서 끙끙 앓으면서도 내 영혼은 맑아지고 가벼워지고 자유로워졌다.
아무리 힘들어도 꾸역꾸역 먹었다.
하루도 쉬지않고 계속 걸었다.
글 쓰기도 멈추지 않았다.
치유와 회복을 이루었다.
몸이 좋아지니 마음이 허해졌다.
혀의 미각(味覺)과 코의 후각(嗅覺)이 아니라 마음의 감성이 무너졌다.
여행자에게 호기심과 감동이 없어졌다면 그건 여행의 의미를 상실한 것이다.
이집트로 와서도 귀차니즘은 나아진게 아니라 더 심해졌다.
집을 이사하고도 짐을 일주일 씩이나 처박아두고 늘어졌다.
주기적인 불면으로 힘이 들었다.

나를 구한건 걷기와 글씨기였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지켜 보면서 케어 해준 고마운 여행 벗이었다.
이젠 몸도 마음도 어느 정도 정상적인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나의 요양 보호사인 김쉐프를 비롯해 민우 동생, 수단인 오스만, 심오한 인연으로 여행지에서 만난 청춘들 덕에 살아난것 같다.
내가 다시 긍정의 마인드를 되찾은 것은 피라미드나 스핑크스 때문이 아니다.
순전히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나를 스담스담 품어준 바다 때문이었다.
진심 감사한다.
하쿠나 마타타~
문제 없어.
근심 걱정일랑 떨쳐버려.
내일은 다 잘 될꺼야.
어차피 나는 혼자 왔고 또 혼자 갈꺼잖아.
외롭지 않은척 억지 웃음일랑 짓지 말고 소리 내어 크게 웃어 봐.
내일은 더 즐거울꺼야.
난 진한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씁쓸한 맛은 쓸쓸함과 자유를 동시에 느끼게한다.
내 유랑도 진한 아메리카노의 맛이면 좋겠다
문득 스팅이 부른 '잉글리쉬 맨 인 뉴욕'의 가사가 떠오른다.
'난 뉴욕에 사는 영국 사람~'
"난 이집트에 사는 한국 사람~"
그래 당분간 여기서 노래나 부르며 초심과 주관을 지키는 인간으로 살아보자.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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