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500년 전에 왕이란 자가 수많은 사람을 동원해 20년 간에 걸쳐서 만든 자기 무덤이 피라미드다.
멀리 아스완에서 캔 돌을 나일강의 홍수기에 옮겨 왔단다.
현재까지 발견 된것만 44개고 카이로에는 14개가 있다고 한다.
왕이란 자들이 한다는 짓이 백성들 동원해 돌무덤 쌓는 일이었다니 한심하다.
헛웃음이 났다. 태양신이 되겠다는 헛된 망상, 탐욕, 허영심, 과시욕에 가득찬 바보 멍충이 또라이들의 무덤을 보러 내가 오다니 ㅠㅠ ~

나는 방금 영화를 보고 나와서 제목이 뭐였냐?고 묻는 나이가 됐다.
어제 일은 물론이고 조금 전 일도 깜빡하며 산다.
내일이면 피라미드의 역사도 잊을게 분명하다.
그래서 즐기고 놀기로했다



역사는 현재의 거울이다.
과거의 거대한 유적(遺跡)을 보며 감탄 하는것도 좋고, 반면교사로 삼는것도 좋다.
하지만 난 복잡하고 어려운 걸 감당하기 벅차다.
그냥 카르페 디엠을 따를 뿐이다.
오늘은 철학 대신 사진 놀이다.



난 전생에 무수리 였나보다
이집트의 후루가다는 독일인들을 비롯한 유러피안들이 최애하는 휴양 도시다.
지금 딸과 함께 후루가다의 스트라이젠버거 호텔에서 호사(豪奢)를 누리고 있다.
식사와 음료가 무제한 제공되는 올 인크루시브 리조트다.

같은 그룹에 속해 있지만 바다를 끼고 각각 컨셉이 다른 3개의 컴파운드로 구성되어 있다.
어린이 동반, 청소년 가능, 성인만 투숙 등으로 구분되는 3개의 리조트는 분위기가 확실하게 차이가 난다.
공통점은 여유와 풍요가 넘치는 분위기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다.
지금 나는 해변에서 모히토를 마시며 포스팅을 하고있다.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 속에 내가 앉아있는 거다.
수영복을 입고 선베드에 누워 잠을 자거나 책을 읽는 사람들을 보면 천국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다.
그러다가 분수대 주변의 대리석을 걸레로 열심히 닦고있는 젊은 이집션, 해변의 모래를 쇠스랑으로 고르고있는 아재, 쓰레기를 치우는 아지매와 눈길이 마주치면 괜시리 미안하고 민망하다.
즐길 때는 아무 생각말고 즐기자 했는데 그렇지가 못하다.
바보같다.
빈곤, 양극화, 불균형 같은건 내가 해결할수 없는 문제라는걸 잘 안다.
그래도 맘이 짠하고 복잡해진다. 피라미드나 스핑크스에 가서도 감탄하기보다는 화가 났었다.
왕의 위엄만 있고 고단한 백성들의 피와 눈물의 흔적은 찾을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여행할 때 과거의 거대한 유물보다는 현재의 시장을 찾아가 서민들의 생활을 본다.
부질없고 왜곡된 죽은 과거보다는 거칠고 힘들고 투박한 현지인들의 현재를 사는 모습을 보는게 좋다.
아마도 나는 전생에 신분이 미천한 무수리 였나보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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