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눈은 맑은 호수
by 이춘호 | 11.07.18 11:00

  

그랬습니다.

그녀의 눈은 맑은 호수였습니다.

하루 종일 한마디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단박에 그것을 눈치챘답니다.

그렇게 맑고 고울 수가 없었습니다. 천사처럼...

출판사 사무실에 일이 바뻐 아르바이트를 시켰습니다.

그녀는 그렇게 일을 하러 온 학생 중에 하나였습니다.

처음, 통신 공지판에 아르바이트 할 사람을 구한다는 것을

아주 짧게 올린 다음 처음으로 받은 메일은 이것이었습니다.

“저는 청각장애인입니다. 그래서 말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지만..

저는 일을 열심히 합니다. 저를 시켜주세요. 무슨 일이던지요.

저는 학생이고요.. 일을 하고 싶은데.. 꼭 부탁드립니다.“

그런 메일을 받고는 단박에 그녀를 쓰기로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문의가 여럿 왔지만 우선으로 한 사람의 자리는

이미 비워두기로 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짧게 이렇게 썼지요.

“귀하를 선택했습니다. 귀하가 출발하는 곳을 알려주시면

글로 자세하게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열심히 사시고요.“

그런데... 그리고는 연락이 없었습니다. 이상하다.

사무실 위치도 모를 텐데.. 더구나 전화로는 설명을 들을 수 없을 텐데

그렇게 마음 한 편으로 걸림이 있었는데..오늘 아침에 전화가 왔습니다.

아마도 친구이거나 잘 아는 사람일 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전에 다른 곳에서 같이 있었는데.. 참 성실하고 열심이라며

그녀가 갈 수 있도록 위치를 묻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 그녀가 왔습니다.

지금 그녀는 우리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나와는 대화 한 마디 없지만... 참으로 열심히 일을 합니다. 가끔 덥지 않나 하고 가보면

그녀는 조금은 어색하지만 상냥한 웃음을 보입니다.

세상은 참으로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왜, 이런 불편을 그녀에게 주었을까... 하고요.

며칠 일하고 그리고는 갈 사람이지만..

 

문득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보통의 불편함이 없는 사람들보다,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하고요.

그저 말없는 격려를 해주고 싶습니다.

그렇게 느끼는 하루였고요..

불편한 사람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by 한동신 2011.07.18 23:12
호수처럼 맑은 눈은 바로 그 사람의 영혼이니만큼, 어쩌면 청각을 잃은 상실이 준 축복일지도 모르죠.
'호수'양을 위해 항상 기도하겠습니다.
이대표님의 좋은 글, 그리고 엄청 아름다운 사진-감사합니다.
by 한동춘 2011.08.10 08:53
보는 것만으로도 크나큰 설레임을 주는 글과 사진 !
감사합니다 ! ^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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