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비아-짐바브웨-다시 잠비아
여행을 하면서 국경을 넘을 때 마다 감회(感懷)에 젖는다.
우리는 언제나 자유롭게 휴전선을 넘어 왕래할수 있을까?
개마고원, 백두산을 보고 유라시아대륙을 횡단할수 있을까?
잠비아의 리빙스톤에서 택시를 타고 국경(여기선 보다라고 한다)으로 간다.
이미그레이션에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출국 스탬프를 쾅꽝 찍어준다.
걸어서 보다의 중간 지대를 통과한다.
철길, 차도, 인도가 함께 있는 다리를 건넌다.
오른쪽으로 웅장한 빅토리아 폭포가 펼쳐진다.
거리가 꽤 먼데도 세찬 물보라가 날려 옷을 흠뻑 적셔준다. 상쾌 상큼하다.
왼쪽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번지 점프장이 눈길을 끈다.
청춘의 심장을 뒤흔드는 천길 낭떠러지가 바로 여기다.
짐바브웨 이미그레이션도 껌 씹어가며 자기들끼리 농담 따먹기 할거 다하고 흘끗 보고 스탬프를 눌러준다.
잠비아 보다는 여유와 친절함이 느껴진다.
택시를 타고 시티 타운으로 간다.
식사하고 쇼핑 몰에 가서 간식거리를 사고 카페에서 차를 마신다.
짐바브웨 돈은 없지만 신용 카드가 통용되서 불편함 없이 지를수가 있었다.
잠비아는 카드에 수수료가 붙지만 짐바브웨는 따로 수수료를 받지않아 편리하다.
물가도 짐바브웨가 싸다.
원래 잠비아에서 헬기를 타려고 예약했었다.
6달러의 카드 수수료가 추가되고 이틀을 대기해야한다.
참고로 잠비아는 ATM에서 현지 통화를 인출하면 무려 10%의 수수료를 뗀다(STANBIC BANK)
그런데 짐바브웨에 오니 훨씬 싼데다가 비디오까지 찍어준다.
카드 결재에 수수료도 없다.
요럴 땐 나도 동작이 빠르다.
즉석에서 신청해서 바로 탔다.
여행 안내소에서 몇가지 투어 아이템을 추천 받았다.
그 중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빅토리아 폭포를 내려다 보는 투어를 선택한거다.
대기없이 바로 탈수있다. 기종도 신형이다.
망설일 이유가 없다.
결론은 하늘을 날며 최고의 짜릿함을 만끽했다는거다. <헬기 빅폴 투어는 따로 포스팅>
짐바브웨의 길거리에서 원숭이들이 사람들을 의식하지않고 활보하는게 신기했다.
잠비아에서 국경으로 갈 때는 코끼리 가족이 찻길 옆에서 풀을 먹고 있는걸 보고 깜놀 했었다.
몇십 몇백만원씩 들여서 사파리 할 필요가 없다.
놀면서 공짜로 동물의 왕국을 본다. ㅋ
다시 잠비아로 돌아 올 때는 자전거 택시를 탔다.
걸어서 갈 수있는 거리지만 젊은 친구의 눈빛이 너무 선하고 착하다.
비록 2,500원 이지만 힘들게 열심히 사는 젊은이의 생계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
다리위의 빅폴 반대쪽에 있는 번지 점프장에 사람들이 많다.
서양 여성 두명이 강하를 준비 중이다.
두려움을 떨치려고 심호흡하고 응원하는 일행에게 억지 미소를 보내고 손을 흔드는 모습이 아름답다.
두렵지만 설레이는 도전과 모험에 박수를 보내주었다.
한나절 만에 두 나라에서 알찬 시간을 보냈다.
아침은 서울에서 점심은 평양에서 저녁은 압록강가에 먹는 꿈을 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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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 점프 at 잠비아 & 짐바브웨 국경 브릿지>
국경을 넘다가 우연히 점프하는 순간을 봤다.
숨이 막히고 가슴이 사정없이 두방망이질한다.
목에 침이 마르고 두려우면서도 설레이는 순간이다.
도전^^
청춘의 특권~
뛰어 내리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외친다.
이득하게 보이는 폭포의 물줄기를 향해 무아의 돌진을 한다.
순간의 공포는 오르가즘이다. 짜릿함에 눈물을 흘린다.
하얀 정적에 빨려든다.
오 마이 갓 !
일생에 단 한번 피는 화려한 꽃이다.
인생은 단 한번 사는 것.
You only live o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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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놀이다>
- 빅폴 단상. 짐바브웨
김찬삼과 한비야의 시대는 갔다.
배고팠던 시절에는 고난을 헤치고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게 멋있고 부러웠다.
국민 소득 4만불을 바라보는 시대다.
20세기는 가고 지금은 21세기를 살고있다.
양이 아니라 질을 따진다.
여행도 구경하고 사진 찍어 쌓아두는게 아니라 즐기는 시대다.
2년 동안 49개 나라를 유랑했던 나의 1차 세계 일주 여행은 김찬삼과 한비야 따라하기였다.
여행하고 돌아와서 쓴 <철부지 시니어 729일간 내 맘대로 지구 한바퀴>를 보면 헛웃음이 절로 난다.
마치 고난의 행군 같다.
이번 아프리카 여행은 스타일을 확 바꿔버렸다.
국가 간 이동은 모두 뱅기를 이용하거나 택시를 탔다.
숙소는 게스트하우스가 아니라 중급 호텔을 이용했다.
먹는것도 최대한 퀄리티를 높였다.
몸이 힘들 이유가 하나도 없다.
아프리카가 여행의 난이도(難易度)가 제일 높다고한다.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가장 편하고 대접 받는다.
아프리카 여행 경비가 가장 비싸다고 한다.
이것도 모르고 하는 말이다.
패키지 여행을 하니 당연히 비싼거다.
남이 했다고 자랑질 하는거 보고 따라하니 같이 눈탱이 맞는거다.
혹은 돈 좀 아껴보겠다고 자기 몸을 혹사 시킨다.
아프리카노들이 외국인을 호구나 멍청이로 보는 이유다.
내가 해보니 한국에서 한달 쓰는 정도의 비용이면 아프리카에서 한달 내내 대접 받으며 여유있게 즐길수가 있다.
그렇다고 내가 많은 돈을 쓰는건 절대 아니다.
쓸 때 쓰고 아낄 때 아끼는 합리적 소비를 하고있다.
한가지 분명한건 내 팬션의 반 정도 버짓으로 7개월 동안의 여행을 잘 하고 있다는거다.
말은 쉽게들 한다.
"죽을 때 관 속에다 남은 돈 담아 갈 수는 없다"
다 헛소리다.
나 보다 부자인 할배들이 수두룩하다.
손주들 용돈은 줘도 자기 팬티 한장도 돈 아까워서 못산다.
그러면서 나라 걱정, 먼 나라 걱정, 젊은 것들 걱정하느라 밤 잠도 제대로 못잔다.
맨날 먹는거 탐하고 남의 글 퍼다가 나르느라 바쁘다.
얘기가 옆길로 새서 미안하지만 답답해서 써봤다.
제발 뒷담화나 치지 말았으면 좋겠다.
잘난 친구야! 우리의 소풍을 제대로 즐기자.
나도 아프리카 여행을 시작하면서 걱정도 많이하고 각오도 단단히 했었다.
지금은 너무 편하고 만족스러워 떠나기가 싫을 정도다.
난 지금 98번째 나라를 여행 중이다.
오대양 육대주를 두루 다녔다.
그 중 어디가 제일 만족스럽냐고 묻는다면
답은 아프리카다.
아프리카 여행의 맛이 최고다.
점점 누리고 여유 부리고 게으름 피우며 즐기는 여행이 좋다.
여행은 인생 최고의 놀이다.
나이 70정도 되면
좁은 한국에서 왕년 자랑질이나 하면서 킬링타임 할게아니라 아프리카의 초원 정도에서 놀아줘야 하는거 아닌가?
내가 이상한 넘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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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 주고 싶어지는 마음
후진국의 택시 기사들은 극혐이다.
아프리카도 마찬가지.
호시탐탐 바가지 씌울 기회만을 노린다.
잠비아와 짐바브웨의 국경 중간지대에서 만난 자전거 택시 기사는 달랐다.
정직하고 성실했다.
나의 연민을 자극했다.
국경의 중간 지대는 걷기 좋아하는 내게 적당한 거리였다.
하지만 그와 몇 마듸 나눈 후 마음을 바꿨다.
그의 착한 눈빛에 끌렸다.
열심히 페달을 밟는 모습이 내 가슴을 뭉클하게했다.
팁을 주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겼다.
언덕길 오르기 전에 자전거 택시를 세웠다.
내려서 함께 걸으며 그가 가족들과 사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름다운 삶이다.
여행에서 우연히 만나는 착한 사람들이 나를 기쁘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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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베지 강>
잠베지 강은 앙골라에서 발원한다.
아프리카 내륙을 관통하여 인도양으로 흘러간다.
중남부 아프리카의 젖줄이다.
거대한 댐과 델타 삼각주와 빅토리아 폭포를 품고있다.
밀어 내기식 포스팅을 하고 있다.
밀린 방학 숙제하는 기분이다.
이제 이 나라를 떠날 때가 된거다.
정 들었다.
잠비아 & 짐바브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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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의 무기>
물갈이를 하는지 배가 쌀쌀 아프다.
아프리카에서는 물 조심하래서 신경 써서 생수를 챙겨서 마셔왔다.
아마 호텔이나 식당에서 생수가 아니라 그냥 수돗물을 사용해서 음식을 조리한거 같다.
다행히 증세가 심하진 않다.
배가 불쾌한 정도다.
가지고 있던 정장제를 먹어도 효과가 없다.
비장의 무기를 뽑아 들었다.
쌀죽에 김치와 단무지다.
르완다 키갈리의 한국 식품점에 갔을 때 그냥 반가워서 샀었다.
캐리어에 쳐박어 두었는데 이번에 요긴하게 쓴다.
참치 통조림과 꽁치 통조림 그리고 고추장 등도 축차적으로다가 투입해야겠다.
처음처럼 쐬주는 계속 묻어두고~ ㅎㅎ
일단은 기분학상으로 속이 편하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