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전범기에 패한 한국축구
by 노창현 | 13.07.29 13:08

지난 2010년 미주최초의 위안부기림비가 뉴저지 팰리세이즈팍에 건립된 것은 2007년 미연방 하원이 만장일치(滿場一致)로 통과시킨 ‘위안부 결의안’이 단초가 됐습니다.

  

일본이 2차대전중 자행한 위안부범죄의 역사적 책임을 명시하고 사과와 배상을 촉구한 결의안이 선언적 의미에 그치지 않도록 당시 유권자센터와 고교생인턴들이 위안부기림비 건립운동을 시작한 것이지요.

 

그후 3년, 미국의 지방정부 최초로 버겐카운티 위안부기림비 등 동부에 3개의 기림비가 세워졌고 서부엔 30일 캘리포니아 글렌데일에 건립되는 해외최초의 위안부소녀상 등 2개의 기림비가 존재합니다.

 

가끔 한국에 있는 이들이 궁금해합니다. 왜 일본과 상관없는 미국에서 위안부결의안이 통과되고 기림비가 세워지냐구요. 그게 무슨 소용이 있냐구요.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입니다. 자유와 평등, 인권 등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로 탄생한 나라입니다. 세계 220여개 민족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터전을 일군 나라입니다. 공공장소에 나치학살 희생자를 기리는 홀로코스트기념비와 아일랜드대기근 추모비, 흑인인권기념비, 아르메니아학살 추모비가 서 있는 것도 시대와 장소, 인종은 달라도 자유와 인권을 수호하는 미국의 건국이념과 맥을 같이 하기 때문입니다.

 

미하원의 위안부결의안은 일본이 한사코 숨기려 했고 피해자 한국도 당당하게 말하지 못한 인류최악의 집단성범죄를 전 세계에 고발하며 전쟁의 추악함과 여성, 어린이인권문제를 제기한 역사적인 장거(長擧)였습니다. 미국이 관심을 갖자 일본은 동요했습니다. 아무리 한국이 떠들어도 눈하나 깜짝 않던 일본이 전전긍긍(戰戰兢兢)하고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손으로 일본의 뺨을 후려치는 원리입니다.

 

그러나 결코 공짜로 이뤄진 일은 아니었습니다. 뉴욕과 LA의 한인들이 연방의원들이 있는 워싱턴DC로 수없는 발품을 팔아 설득하고 또 설득하여 이룩한 ‘풀뿌리 로비’의 개가였습니다.

 

미국서 살면서 의로운 한인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들의 국적이 대한민국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이미 ‘뼛속까지 한국인’이니까요.

 

간도협약 ‘100년 시효설’로 우리 민족의 고토 간도에 대한 위기감이 팽배했을 때 “도시락폭탄을 든 심정으로 대한민국 국새(國璽)를 위조해서라도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겠다”던 한인, 아프간 탈레반에 샘물교회 신도들이 피랍(被拉)됐을 때 아픈 여성대신 인질이 되겠다며 현지 접촉을 하다 미정부의 만류를 받은 한인, 유태인 명절은 쉬는데 왜 우리는 안되냐며 설날을 한인들이 많은 뉴욕의 공립학교 공휴일로 지정하는 운동을 펼치는 한인. 태극기 명함 수천장을 만들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깃발인 태극기를 알리는 운동을 펼치는 한인, 미국시민권자 1호인 서재필 박사의 후예이기때문일까요. 그들은 어찌보면 21세기의 독립군과도 같았습니다.

 

 

 

 

 

런던올림픽에서 일본체조대표팀이 전범기 컨셉의 디자인을 한 유니폼을 입고 나오고 운동장에서 체육관에서 부끄러운줄 모르고 욱일전범기를 흔들어대는 응원단을 보고 격분, ‘일전퇴모(일본전범기퇴출시민모임)’를 결성한 것도 이곳 한인들이었습니다. 뉴욕현대미술관이 일본전범기 배너를 만들었을 때, 뉴욕시가 전범기 컨셉의 광고디자인 홍보물을 온오프라인에 걸쳐 뿌렸을 때 강력하게 항의해 공식사과를 받아낸 것도 이곳의 한인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본국에선 전범기 컨셉의 광고물이 공공연히 신문 방송 온라인에 출몰(出沒)하고 어느 동네 공무원들은 야유회때 유사(類似)전범기를 흔들어대는 짓을 버젓이 저질렀습니다. 일부에선 “전범기를 닮았다고 문제삼는건 디자인예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들에게 묻습니다. 일본전범기와 나치의 하켄크로이츠는 동급이 아닌가요? 전범기를 앞세운채 3400만명을 죽이고 20여만명의 꽃다운 소녀들을 성노예로 삼은 일본의 전쟁범죄는 유태인 600여만명을 학살한 나치의 만행(蠻行)을 넘어서는 인류최악의 범죄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욱일전범기 비스무레한 것도 얼씬대면 안되는 이유입니다. 컬러도, 모양도 다른 유사전범기를 뉴욕시가 인정하고 사과했는데 전범기의 최대 피해자인 한국인은 통크게(?) 받아들이자는건가요? 우리 언론도 피의 살육으로 얼룩진 전범기에 ‘욱일승천(旭日昇天)’이라는 좋은 말을 더 이상 진상(進上)해선 안됩니다. 욱일전범기, 혹은 일본전범기로 칭해야 합니다.

 

28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일전은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한국축구가 일본에 1-2로 져서가 아닙니다. 결단코 용납해선 안되는 일이 일어났기때문입니다. 바로 일본의 전범기입니다. 일본 응원단이 대형 전범기를 경기중 휘두른 것입니다.

 

 

 

photo by sportsseoul.com

 

거꾸로 생각해봅시다. 우리가 일본을 35년간 식민지배하고 20만명의 소녀들을 성노예로 삼고 수천만명을 전쟁으로 살육(殺戮)한 그 상징의 깃발을 일본 경기장에서 감히 휘두를 수 있었을까요. 안전요원들의 제지로 일장기를 대신 들었지만 이미 저들은 한국의 안방에서 전범기를 보란듯 흔들어대면서 순국선열(殉國先烈)을 욕보이고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조롱(嘲弄)했습니다.

 

전범기는 소지 자체가 불허됐어야 합니다. 저렇게 큰 전범기를 일본응원단이 들고오는데 몰랐다면 말이 안됩니다. ‘울트라니뽄’엔 이처럼 관대하면서 우리 문화체육관광부와 축구협회는 ‘붉은악마’가 애국가 제창시 펼치려 한 조선제왕의 투구와 갑옷 현수막은 반입 자체를 막았습니다. 일본이 식민시대 몰래 빼낸 조선의 제왕 투구 사진이 펼쳐지면 일본이 망하기라도 하나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그 대신 붉은악마는 이순신장군과 안중근의사의 걸개를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유훈(遺訓)을 플래카드로 펼쳤습니다. 그러나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났습니다. 축구협회의 의뢰를 받은 용역업체가 철거하려한 것입니다. 추악한 전범기를 노골적으로 흔들어댄 일본의 정신병자들과 ‘역사를 잊지 말자’고 침묵의 함성을 지른 우리의 붉은악마가 동급이란 말인가요?

 

 

백보 양보해서 그것이 정치적 제스추어라 해도 우리 경기장에서 우리 응원단이 그 정도 몸짓도 못한단 말입니까? 만약에 FIFA가 문제를 삼는다면 더욱 좋은 일입니다. 일본의 추악한 과거 역사가 널리 홍보될테니 말입니다.

 

  

 


 

붉은악마가 잔여경기에서 응원을 보이콧 한 것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아니, 할래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알고보니 우리는 자주독립국가 대한민국 경기장에 있었던게 아니라 일본의 통치를 받는 식민국가 경기장에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왜 축구협회가 박종우의 ‘독도는 우리땅’ 해프닝 때 일본협회에 극구 머리를 조아렸겠습니까. 그게 아니라면 왜 문체부가 응원걸개를 놓고 반입을 금지하는 외압 논란을 일으켰겠습니까. 그대들은 누구의 정부요, 누구의 협회인가요, 미국의 한인들은 그것이 궁금합니다.

by 손성원 2013.07.29 21:50
붉은 악마가 내건 '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걸개를 대한축구협회에서 철거시도하고 전범기는 그대로 두었다. 붉은 악마의 응원은 후반에 침묵했고 울트라 닛뽄은 환호했다. 게임의 승패를 떠나서 두 깃발이 문제시 된다면 같이 철거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아예 대한축구협회를 > 대일축구협회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기사를 보면서 느낀건 두가지다. 첫째, 국가는 힘이 있어야한다. 둘째, 국민은  올바른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 과연 언제쯤 일본의 정치적 태클에 당하지 않을것인가? 우리나라의 스포츠 외교가 갈길은 아직도 멀다.
by 서성욱 2013.07.29 22:34
한나 아렌트가 말했듯이 악은 어쩌면 무지에서 나오는 것 일수 있다. 위에서 지시한데로 했을뿐이라며 조금의 죄의식이 없는 그들에겐 이 시대의 많은 이가 공감하는 도덕의 잣대와 정의를 끊임없이 알려야 한다. 광범위하고 세세하고 그리고 끊임없이!!!
by 최경자 2013.07.30 15:54
친일파들이 문교부에 짝 깔렸기 때문에 오늘날, 무궁화에 대한 진실, 역사가 가려져 있고.,  현 대한민국 정부에 들수뇌부들이 친일파들로 득세를 하기 때문에 곳곳에서 일본인들의 냄새와 아직도 일본 극우파의 조정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가 첫번째로 해야 할 일, 친일파를 몰아 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우리나라는 진정 독립된 나라가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훌륭하신 글 잘 보고 갑니다.
by 차주범 2013.08.01 02:56
아래는 제 페이스북에 포스팅한 저의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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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보다 전쟁하겠다..

일본 응원단이 축구 한일전에서 욱일승천기를 흔들어 빡치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게임까지 진 마당이라 두 배로 열불내는 분위기다

욱일승천기의 등장은 사무라이 재팬의 미욱한 행동이다.
제국의 추억을 스포츠에 투영해 광분하는 쪼다짓이다.
그들의 몰역사적이고 반인권적이며 오만한 응원방식을 비판한다.

반면에 붉은 악마는 어떤가.
붉은 악마도 일본정권의 역사 인식을 비판하는 현수막과 이순신, 안중근 초상까지 준비했다.
다만 경기시작전 제재를 받고 게시하지 못했다.(안한게 아니다. 붉은 악마도 쪼다짓할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러다 경기중 욱일승천기를 보고 열받아 준비했던 현수막을 펼쳐 맞대응했다고 말한다.
결국 똥묻은 개가 겨묻은 개 나무라는 격이다.

한국에서 가장 한심한 조직중의 하나인 축구협회가 FIFA에 보낸 성명서는 어이없기 그지없다.
축구협회는 일본 응원단이 먼저 욱일승천기를 흔들었기 때문에 붉은 악마의 행동은 지극히 정당하다고 설파했다.
민족감정에 눈이멀면 이런 초딩 수준의 멍청한 논리를 쪽팔린지 모르고 내세우게 된다.

사무라이 재팬과 붉은 악마의 행동사이에서 유일한 차이점은 FIFA가 금한 정치적 메세지가 담긴 게시물을 사용하려다 한쪽은 경기전에 제재를 받았다는 점이다.
공통점은 두 진영 다 자발적으로 그런 게시물을 경기전에 준비했고 사용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이런 정황에서 욱일승천기를 먼저 흔들었네 어쨌네 해가며 따지는건 매우 허탈한, 내가하면 로맨스 네가하면 불륜이라는 식의 눈가리고 아웅이다.

한일전을 대하는 축구팬들의 우려스러운 민족감정 발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일전에 일본전에서 골을 넣은 기성용이 일본인을 비하하는 원숭이 세레모니를 시전했을 때 축구팬들이 쪽발이 운운하며 맞장구치고 좋아했던 사태가 기억난다.
그때 기성용의 어리석은 행동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가뭄에 콩나듯했다.
난 그때부터 천하의 개싸가지 기성용이 재수없었고 그 새끼는 정말로 인성교육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한일전 스포츠 경기를 대하는 태도에서 유치하기가 일본 응원단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않은 한국 축구팬들의 열혈 애국심이 허허롭다.
양비론이라고? 그럼 둘 다 잘못한걸 잘못했다고 말하지 축구협회처럼 돼먹지않은 논리로 붉은 악마를 감싸랴?

축구팬들아 그냥 편안히 축구경기는 축구경기로 즐겨.
일상에서 사회적 의제에 얼마나 관심을두고 정의를 위해 떨쳐일어나는지 모르겠지만 왜 일본전만 벌어지면 역사의식 충만해 난리들이야.
다카키 마사오(박정희)를 민족영웅으로 추앙하고 그 딸을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역사의식은 다른 종류의 역사인식인가?

아주 축구경기 보다 전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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