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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화교수, ‘파친코’ 통해 재일·재미동포 연대 가능성 조명

글쓴이 : 뉴스로 날짜 : 2026-11-02 (월) 18:53:20

‘우리학교와 함께하는 동포모임’ 온라인 강연회 개최

 

미국과 일본에서 서로 다른 역사적 환경 속에 살아온 한인 동포들의 공통된 경험(經驗)과 정체성을 살펴보고, 역사적 기억을 통한 연대 가능성을 모색하는 강연회가 열렸다.

 

‘우리학교와 함께하는 동포모임’은 지난달 24일 온라인 줌을 통해 ‘파친코를 통해 보는 재미동포와 재일동포의 교차점’을 주제로 강연회를 개최했다.

 



이날 강연에는 웨스트텍사스 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조교수인 한민화 교수가 연사로 나섰다. 한 교수는 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커뮤니케이션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재일동포 1세대 여성들을 직접 인터뷰한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재일동포와 재미동포의 역사적 경험을 비교·분석했다.

 

특히 한국계 미국인 이민진 작가의 소설이자 애플TV+ 드라마로 제작된 ‘파친코(Pachinko)’를 통해 식민지 시대의 가난과 이주, 여성들의 노동과 가족을 위한 희생, 민족교육과 정체성 문제를 조명했다.

 

‘파친코’는 일제강점기 조선을 떠나 일본으로 건너간 여성 선자와 그 후손들이 겪는 차별과 생존, 가족과 정체성의 문제를 여러 세대에 걸쳐 그린 작품이다.

 

한 교수는 이 작품이 재일동포의 역사를 세계적으로 알렸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계 미국인 작가가 재일동포의 역사를 소설로 집필(執筆)하고, 이를 세계적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드라마로 제작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재일동포의 지역적이고 역사적인 경험이 세계적인 문화 콘텐츠로 확장되면서, 다양한 국가와 문화권의 시청자들이 그 역사에 공감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작품이 재일동포들의 실제 경험을 모두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재일동포와 재미동포의 삶을 연결하는 핵심적인 경험으로 가난과 노동, 교육에 대한 열망을 꼽았다. 특히 ‘파친코’에서 중요한 상징으로 등장하는 흰쌀밥과 가족의 의미를 설명하며, 식민지 시대 조선인들이 겪었던 생활 기반의 상실과 이주 경험을 조명했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가족을 뜻하는 ‘식구’라는 표현이 함께 밥을 먹는 사람들을 의미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음식과 가족, 고향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자신이 인터뷰한 재일동포 1세대 여성들의 삶에서도 이와 유사한 경험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경험이 미국으로 이주해 식료품점과 세탁소, 봉제업 등에서 일하며 자녀들을 키워낸 한인 이민 1세대 여성들의 삶과도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파친코’가 재일동포의 삶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했지만, 재일동포 사회의 교육과 정치적 정체성 문제는 충분히 다루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재일동포 1세대 여성들이 자신은 제대로 교육받지 못했지만 자녀와 손자 세대가 민족교육을 받는 데 큰 자부심을 느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교수는 재일동포 사회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선학교를 중심으로 한 민족교육뿐 아니라 남북 분단과 조국 통일 운동, 재일동포 단체들의 정치적 활동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연에 이어 진행된 질의응답에서는 재일동포와 재미동포의 역사적 차이와 공통점을 둘러싼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뉴욕에 거주하는 강병철 씨는 ‘파친코’에서 기독교 공동체가 중요한 배경으로 등장하는 점을 언급하며, 실제 재일동포 사회의 역사적 경험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한인 이민사회에서는 교회가 공동체 형성의 중심 역할을 했지만, 재일동포 사회에서는 사회주의 운동과 민족교육, 조국 통일 운동 등이 중요한 역사적 흐름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이에 한 교수는 작품이 재미동포 작가의 시각에서 재일동포의 역사를 재구성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이러한 차이가 일부 재일동포들에게는 낯설게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더 많은 독자와 시청자들이 재일동포의 역사에 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재일동포와 재미동포 모두 언어 장벽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자녀를 키워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동포들이 겪어온 국적과 법적 지위의 문제는 미국 이민자들의 경험과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질의응답에서는 재일동포 사회에 남아 있는 남북 분단의 영향과 원폭 피해자들의 연대 문제도 논의됐다.

 

미주 한인 봉사·교육단체 협의회(미교협) 김갑송 국장은 2024년 일본 히로시마 등지를 방문해 원폭 피해자 단체 관계자들을 만났던 경험을 소개하며, 재일동포 사회 내부의 정치적 갈등이 공동의 역사적 문제에 대응하는 데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파친코’를 단순히 재일동포의 역사적 사실을 재현한 작품으로만 바라보기보다, 다양한 이민 공동체가 자신의 경험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민 1세대 여성들이 겪었던 가난과 노동, 가족을 위한 희생의 경험을 다음 세대에 전달하고, 이를 공동체의 강인함과 연대의 역사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재일동포의 경험이 재미동포의 기억을 불러일으키고, 서로 다른 지역의 동포들이 공통의 역사를 발견하는 과정에서 디아스포라 연대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행사를 진행한 이주연 씨는 이번 강연이 재미동포와 재일동포의 경험을 비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배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앞으로도 재일동포와 재미동포 사이의 교류를 확대하고, 역사적 기억과 경험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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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우리학교 알기’ 한민화교수 zoom 강연 (2026.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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