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시간법칙을 밝힌 소강절 선생의 일화
by 임부경 | 10.11.19 12:18

 

오늘은 상수역의 대가이신 소강절 선생의 일화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중국 송(宋)나라 경력(慶歷) 시대 소강절(邵康節) 선생은 산중에 은거(隱居)하면서 겨울에 화로를 쓰지 않고 여름에 부채를 쓰지 않았다. 이는 마음을 오로지 역리(易理) 탐구에만 집중하였으므로 추위와 더위를 느끼지 못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풀리지 않는 대목에 이르면 그 역사(易辭)를 써서 벽의 중심에 붙이고 눈으로 늘 보면서 궁리하여 이해가 될 때까지 탐구(探究)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이렇게 하여 역의 원리를 깊이 통달하고 역을 지은 수리(數理-易數)도 밝히고자 하였으나 그 징험(徵驗)을 얻지 못하고 있었다.

하루는 낮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그 앞으로 쥐(鼠) 한 마리가 지나가는지라 선생은 엉겁결에 베고 있던 베개(瓦枕)를 던졌으나 쥐는 달아나고 도자기로 만든 베개는 깨어졌다.

그런데 깨어진 베개 속에서 언뜻 글씨가 보이므로 주어서 읽어보니 “이 베개는 어진 사람(賢人-康節)에게 팔려가게 될 것이나 모년(某年) 모월 모일 모시에 쥐를 치다가 깨어지게 되리라”라고 씌어져 있었다.

선생은 괴이(怪異)하게 여기고 그 베개를 구입한 도가(陶家)를 찿아가서 물어보니, 베개를 만든 도공(陶工)이 말하기를, “옛날에 한 사람이 손에 주역(周易)을 들고 찾아와 앉아 쉬면서 그 베개를 들어 구경을 하고 살펴보다가 간 일이 있는데, 이 글은 반드시 그 노인이 쓴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 동안 오지 않은 지 오래 되었으나 내가 그 집을 알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하므로 선생은 도공과 함께 그 집에 이르니, 노인은 이미 세상을 떠나고 없었다.

그 집 가족들이 말하기를 임종할 때 책 한권을 주면서 “모년 모월 모일에 훌륭한 선비 한 분이 우리 집에 올 것이니, 그 선비에게 이 책을 주면 나의 신후사(身後事-葬禮)를 치를 수 있도록 일러줄 것이다”라는 말씀을 남겼다고 하면서 책을 주는지라 선생은 이를 받아서 열어보니, 주역(周易)의 글과 아울러 역수(易數)를 추구(推究)하는 비결과 예시(例示)가 들어 있었다.

선생은 그 예에 따라 수(數)를 연산(演算)하고 추리한 다음 그 아들에게 “그대의 아버지가 세상에 계실 때 백금(白金)을 침상(寢床)의 서북쪽 구들(窖) 밑에 묻어 두었으니 그것으로 장례를 치르도록 하라”고 일러주었다. 그 아들은 즉시 선생의 말씀대로 구들 밑을 파 보니 과연 백금이 있었으며, 선생은 장례 절차를 일러준 다음 책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 후 선생은 정원의 매화(梅花)를 구경하던 중 새(雀) 두 마리가 매화나무 가지에 서로 앉으려고 다투다가 땅에 떨어지는 것을 보고 역수(易數)로서 연산(演算)하여 다음날 저녁 때 이웃집 여인이 꽃을 꺾으려고 하다가 떨어져 다리를 다칠 것을 미리 알았다.

 

선생의 역점(易占)은 이에서 비롯되었는데, 후세 사람들이 서로 전하는 중에 관매수(觀梅數)라고 이름하여 부르게 된 것이다. 그 뒤에도 역수를 셈하여 모란꽃이 낮(晝) 오시(午時)에 말에 밟혀 떨어질 것을 알았고 또 서림사(西林事)의 편액(扁額-懸板) 글씨를 보고 음인(陰人-女人)에 의한 화(禍)가 있을 것을 알았다.

무릇 이와 같은 역수(易數)를 이른바 선천수(先天數)라고 하는 것이다. 이는 괘(卦-象)를 얻기 전에 먼저 수(數)를 얻었음을 말함이니, 즉 수(數)로써 괘(卦)를 일으켜 점괘를 얻었으므로 선천이라 한다.

후천수(後天數)의 경우는, 노인의 얼굴에 근심하는 빛이 있음을 보고 점을 하여 생선을 먹다가 화를 당할 것을 알았고, 소년의 얼굴에 기쁜 빛이 있음을 보고 점을 하여 불원간 장가를 드는 기쁨이 있을 것을 알았으며, 닭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닭이 반드시 삶아질 것을 알았고, 소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소가 도살(屠殺)될 것을 알았다.

무릇 이렇게 하여 얻은 역수(易數)를 다 후천(後天)의 수(數)라고 하는 바, 이는 수를 얻기 전에 먼저 괘(卦)를 얻었고 그 괘로써 수를 일으켜 점괘를 이루었으므로 후천이라 하는 것이다.

선생께서 하루는 의자(椅子) 하나를 놓고 역수로써 추산(推算)한 다음 그 의자 밑에 “모년 모월 모일에 선객(仙客)이 와서 앉다가 파괴되리라”라고 글을 써놓았다. 그 후 써 놓은 날에 이르니, 과연 도인(道人) 한 사람이 찾아와서 그 의자에 앉았는데 갑자기 의자가 부서져버렸다.

이에 도인은 부끄러운 듯 실수를 사과하므로 선생께서는 “물건이 만들어지고 부서지는 것이 모두 수(數)에 달려 있는 것이니 어찌 개의(介意)하리요. 또한 그대는 신선이시니 부디 앉으시어 가르침을 내려 주시오”라고 말씀하시고 이어 부서진 의자 밑을 들어 예전에 써놓은 글을 보여주니, 그 도인은 깜짝 놀라면서 급히 일어나 밖으로 달려나갔는데 문득 모습이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이에 수(數)의 오묘(奧妙)함은 비록 귀신이라도 피할 수 없음을 알았으니, 하물며 사람이겠는가. 하물며 물건이겠는가.


소강절 선생은 팔괘의 진리를 근본으로 하여 점복(占卜)의 도(道)를 바로 세우시고 점(占)을 통하여 역의 진리를 확인한 것입니다.

 

임부경 neochange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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