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숙제/인생숙제
23년만에 제가 태어난 곳 부산에 와서 해운대, 해동용궁사, 자갈치 시장, 국제 시장 등을 방문하였습니다.
아내가 디렉터로 봉사하는 입양인 가족 모국 방문단과 함께 와서 더욱 의미가 있었습니다. 한 팀당 30~40명 씩 매년 세 팀을 10여년 동안 인솔해 왔습니다. 두 팀은 미네소타 주에서, 한 팀은 뉴욕 뉴저지 등 미 동부에서 옵니다.
오늘은 KTX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고 내일 낮에는 인사동 일대를 둘러보고 저녁에는 삼성 대 LG 야구 경기 단체 관람을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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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의 현장, 철원군 '국경선 평화학교' 방문>
'국경선 평화학교'는 피스메이커를 육성하고 남북한 평화마을 건설을 꿈꾸며, 평화를 연구하고 실제적인 운동으로 실천하는 곳이다. 국경선 평화학교는 대안(代案) 대학을 지향한다. 평화학과 영어, 평화예술, 석학과의 대화, 동서양 고전읽기 등의 커리큘럼을 3년 동안 진행한다. 아울러 성인 및 청소년들을 위한 평화순례길 프로그램도 주관하고 있다.
"유럽에 산티아고 순례길이 있듯이 이곳 철원이 곧 한반도 평화순례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한반도의 비극과 아픔의 역사가 담긴 곳인 동시에 이곳이 어떻게 평화의 가치가 구현되고 새로운 희망의 땅으로 빚어져 가는지를 바라 볼 수 있는 현장이기 때문입니다." (정지석 목사/교장)
존경하는 정지석 목사님, 오늘의 따뜻한 환대(歡待) 잊지 않겠습니다. 정 목사님의 온화한 미소와 평화를 향한 열정을 마음에 담고 갑니다. 미국에 돌아가서 주위 분들에게 평화학교를 더 많이 알리고 연대 협력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따뜻하게 맞이해주신 정 목사님과 스탭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늘 강건하시고 건승하시길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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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
-조 마리아
내 아들 나의 사랑하는 도마야
떠나갈 시간이 왔구나
두려운 마음 달랠길 없지만 큰 용기 내 다오
내 아들 나의 사랑하는 도마야
널 보낼 시간이 왔구나
멈추지 말고 뒤돌아보지말고 큰 뜻을 이루렴
십자가 지고 홀로 가는 길
함께 할 수 없어도
너를 위해 기도하리니 힘을 내 다오
천국에 니가 나를 앞서 가거든
못난 이 애밀 기다려 주렴
모자의 인연 짧고 가혹했으나
너는 영원한 내 아들
한번만 단 한번 만 이라도 너를 안아 봤으면
너를 지금 이 두 팔로 안고 싶구나...
모국에서의 마지막 밤에 뮤지컬 '영웅'을 관람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역 이토히로부미 저격(狙擊) 거사를 다룬 뮤지컬 입니다. 뮤지컬 '명성황후'에 이어 두번째로 백만 이상의 관객이 관람한 뮤지컬 이라고 하더군요. 모국 방문 전에 본 영화 버전도 감동적으로 보았지만 현장에서의 뮤지컬 관람은 그 보다 몇 배 더 감동 이었습니다.
저에게 이 뮤지컬의 백미(白眉)는 조 마리아 어머니가 아들 도마에게 쓴 편지를 내용으로 한 노래 '사랑하는 내아들, 도마'를 부르는 장면 이었습니다. 저를 비롯한 객석의 많은 관객들이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뮤지컬이 끝나고 커튼 콜이 올라갈 때는 거의 모든 관객들이 뜨거운 기립 박수를 보내며 혼신의 힘을 다해 열연한 배우들과 오케스트라에게 환호를 보냈습니다.
조 마리아 어머니의 노래는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의 노래처럼 들렸습니다. 감히 대한제국의 '마니피캇' 이라고 부르고 싶었습니다. 진정한 '영웅'을 대망하는 온 민족의 열망과 정의와 평화가 구현되는 새로운 세상을 대망하는 절절한 염원이 거기에 있었습니다.
자녀들과 함께 온 가족 관객들이 많았고 함께 눈물을 흘린 청년들의 모습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와 희망이 얼핏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아직 안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강추 또 강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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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숙제/ 인생 숙제>
고국 방문을 마치며 늘 마지막으로 들르는 곳은 책방이다. 미국에서는 배송비 때문에 책값이 비싸고 원하는 신간도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0대 때 뉴욕 기청 시절 지도 목사님, 신부님, 수녀님, 전도사님들께서 주셨던 화두(話頭)가 '신앙과 역사' 그리고 '신학과 사회과학' 이었다. 뉴욕 목요기도회에서 뵈었던 시대의 어른들의 가르침은 두고 두고 나의 신앙과 인생의 등대이자 나침반이 되었다.
먼지로 와서 먼지로 가는 인생, 비록 나라는 사람의 그릇은 너무 작고 미약하지만 나의 몸과 마음과 지력을 다해 사는 동안 실천하고 실수하고 반성하고 기도하고 또 실천하고 실수하고 반성하고 기도하며 그렇게 살련다...
글 박동규 변호사 | 시민참여센터 이사
글로벌웹진 NEWSROH www.newsroh.com